황신애 제삼열, 제26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대상 수상자 선정
황신애 제삼열, 제26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대상 수상자 선정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6.12.2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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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신애 "시를 찾으며 제 모습도 찾고 있어" 제삼열 "누군가를 위한 밀알 될 것"

황신애(운문), 제삼열(산문)씨가 제26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은 (사)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하고 (사)한국장애예술인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 총 299편(운문 206편, 산문 93편)이 접수되었고 이 중에서 20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 제26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대상 수상자 황신애(왼쪽), 제삼열 (사진제공=한국장애예술인협회)

문학상 측은 "공고가 늦어져 응모 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총 317편)와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운문부 대상은 황신애(52세. 여)씨의 시 <책상의 한(恨)>으로 결정됐다. 2004년 다발성경화증 확진을 받은 후 7번의 재발과 치료를 반복한 황씨는 병이 점차 진행되면서 거의 침대에서 생활하기에 이르렀지만 3년 전부터 오전 오후 2시간씩 휠체어를 타고 컴퓨터 앞에서 굳지 않은 왼손으로 창작을 했다.

황씨는 "고운 시, 신비로운 시, 사랑하는 시, 그리고 끊을 수 없는 밉고도 이쁜 시를 찾아가면서 제 모습도 찾아가고 있다"는 소감을 남겼다.

산문부 대상 수상자 제삼열(31)씨는 선천성 녹내장으로 인한 1급 시각장애인으로 사범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교직에 몸담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 동화책을 선물했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면서 "마음에 쏙 드는 소설을 쓰도록, 누군가를 위한 밀알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대상 수상자는 각 부문 상금 500만원이 수여되며 수상자들에게 총 2,500만원이 돌아간다.

이번 상을 주관한 방귀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은 "25년간 주최해오던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미술대전 폐지를 공식화하여 올 한 해 참으로 고통스러웠는데 다행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예산을 마련해주어 시행이 되었다"면서 "앞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해서 발전을 시켜야한다"고 밝혔다. 

제26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2017년 1월 5일 대학로 이음센터 5층에서 진행된다.

 

운문부 대상 수상작

 

책상의 한(恨)


        황신애

내 책상에는 옹이가 많다
옹이가 주인인 셈이다
책상 앞에 앉을 때마다 저절로 손이 가는

나무의 치열恨 이야기
죽는恨이 있어도 천둥도 벼락도 살아가는 날이라며
낙엽이 쌓일수록 恨도 쌓여
그럼에도 
아슬아슬恨 단단恨 재목이 되어

시인의 책상이 되기도恨 
기도하는 묵주가 되기도恨 
욕창을 막아주는 필사적 침대가 되기도恨 
그 무중력 상처가 특별恨 멋이 되는
묵묵恨 무늬를 한없이 보다가 
열이면 열 손가락 내 지문을 내려다보았다
못 마땅恨 뇌 병변 옹이인 줄만 알았다 
무늬인 줄 몰랐다 

‘그래, 더 돌다 가는 거다’ 돌고 도는 관성의 메아리

세상에는 옹이가 많다
옹이가 주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