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임금 딸 화협옹주 이장 전 무덤, 남양주에서 발견
영조 임금 딸 화협옹주 이장 전 무덤, 남양주에서 발견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12.2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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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장묘 이장 이전 묘자리 삼패동에서 확인, 영조가 직접 쓴 석판 등 발견

조선 21대 임금 영조의 딸인 화협옹주(1733~1752)의 이장 전 무덤이 경기 남양주시 삼패동에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28일 "남양주시와 (재)고려문화재연구원이 실시한 발굴조사에서 영조와 후궁 영빈 이씨의 소생인 화협옹주의 이장되기 전 무덤이 남양주시 삼패동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 발견된 화협옹주의 이장 전 무덤 (사진제공=문화재청)

화협옹주는 사도세자의 친누나이자 22대 임금 정조의 친고모로 11세에 옹주로 봉작(직위를 받음)됐으며 영의정 신만의 아들 신광수에게 하가(下嫁, 공주나 옹주가 신하와 결혼하는 것)했으나 후사 없이 20세에 홍역으로 사망했다. 현재 그의 묘는 남양주 평구마을로 이장됐으며, 남편 신광수와의 합장묘다.

옹주의 묘지로 확인된 남양주시 삼패동은 지난해 8월 목제 마(馬)와 석함 1개가 발견된 후 그해 11월, 1차 긴급 조사가 이뤄지면서 석함 1개와 백자명기 등이 추가로 수습되었다. 

지난 12월에는 남양주시가 문화재청의 긴급 발굴 조사비를 지원받으면서 2차 조사가 진행되었고 화협옹주의 장지라는 것을 증명하는 묘지(墓誌)와 지석(誌石, 죽은 이의 인적사항이나 무덤 소재를 기록하여 묻은 판석 또는 도판), 청화백자합 10점, 분채(粉彩, 명‧청나라 때 행하여진 백자에 그린 그림 기법) 1점, 목제합 3점, 청동거울과 거울집, 목제 빗과 직물류가 수습되었다.

묘지는 회곽묘의 오른편에 ‘유명조선화협옹주인좌(有名朝鮮和協翁主寅坐)’라고 쓰여 있는데 회를 정사각형으로 만들고 글자 안에 먹을 채워 넣었다.   

▲ 화협옹주 무덤에서 발견된 지석 (사진제공=문화재청)

1장의 석판으로 이루어진 지석의 앞면과 뒷면, 옆면에는 총 394개의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오른쪽 옆면에 ‘어제화협옹주묘지(御製和協翁主墓誌)’라는 글이 있다. 이는 이 글이 아버지인 영조가 직접 지었음을 밝히고 있으며, 젊은 나이에 먼저 간 자식에 대한 애틋한 슬픔을 표현하고 있다. 

명기(明器, 죽은 이의 내세 생활을 위해 무덤에 함께 부장하는 기물)는 화장품류로 추정되는 내용물로 채워진 청화백자합과 분채 등이다.

유기물 자료가 드물 뿐 아니라 조선 시대 실물자료가 거의 없는 현재 상황에서, 이번에 발굴된 자료들은 내용물 감정과 성분 분석 등을 통해 조선 시대 왕실 여인들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으며 특히 화장도구로 추정되는 기물도 남아 있어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긴급조사로 수습된 석함 2개와 순백자명기, 칠기명기와 이번 2차 조사 성과물인 묘지와 지석, 석함 1개, 회곽묘 등을 통해 사대부가와 혼인한 왕녀의 상장례를 알 수 있고, 영조가 직접 쓴 묘지와 화장품 안료, 용기 등을 수습할 수 있어 학술자료로서도 매우 큰 성과로 평가된다"면서  추가 발굴조사를 통해 화협옹주묘를 더 세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