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문화재] 문화정책,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다시보는 문화재] 문화정책,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
  • 승인 2016.12.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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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가 저물어간다. 2016.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정점은 문화계 거센 폭풍을 몰고 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더불어 문화 예술 분야의 융성다사다난을 내걸었던 박근혜 정부에서 권력을 이용해 예술인들을 관리하려했다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문화융성을 명분으로 군사독재시절에 문화를 통치의 도구로 이용했던 과거로 후퇴한 지금의 정권을 침통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문화융성’ 슬로건을 내 건 박근혜 정부의 예산잔치는 밀실 불통 통치가 문화부에서 가능하였기에 지금의 이 사태가 벌어졌을 것으로 보여진다. 온 국민의 분노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거점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연구소에서 진실공방이 한창인 故천경자 <미인도> 작품에 대하여 ‘위작’이라는 판정과 함께 한국 검찰의 진품 결론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연구소 연구진들은 한국을 직접 방문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미인도>를 위작이라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 설명하였다.

천 화백의 그림 패턴을 분석해 세분화한 단층을 수치화하여 검증하는 과학적 분석방법 (층간증폭법 Layer Amplification Method, LAM)으로 위작의 근거를 제시했다. 특수카메리를 활용한 이 기술은 천 화백만의 채색순서와 붓 터치 등의 특성을 비교분석하여 작가의 작품 유무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고인이 된 천 화백은 <미인도> 작품은 스스로 “내 자식이 아니라”고 주장해왔으나 <미인도>를 소장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천 화백의 작품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번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리지 연구 자료는 고인이 된 천 화백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1991년 감정 당시 안료와 필적 검사를  근거로 ‘진품’이라는 주장이 있으며, 현재 <미인도> 진품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측 주장도 이에 상반되는 상황이기에 ‘위작 논란’ 은 계속 될 것으로 짐작된다. 
 
천경자 작가의 작품만이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 이우환 작가의 작품은 정반대의 이유로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이우환 화가의 작품은 최근 경찰이 위조한 범인 일당 10명을 검거하면서 그림을 위조한 화가 및 유통책을 모두 검거하였는데- 이들은 이우환 화가의 그림을 캔버스에 각목을 대고 그리는 방식으로 위조하였다고 밝혔으나, 작가는 위조된 그림이 자신의 작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수 조영남의 작품은 ‘대작’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미술계 위작과 대작, 문학계 신경숙 작가의 표절까지. 2016. 문화부에서 붉어진 논란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철저히 관리 보존되어야 할 대작(大作)조차도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2016. 문화부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    

전통예술도 시끄럽긴 마찬가지였다.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마련된 첫 해, 인간문화재 지정부터 관리 부실까지 전국 곳곳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인간문화재) 선정을 두고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한국무용가 36명이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문화재청에 이의신청을 한 데 이어 유력후보였던 이현자 태평무 전수조교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까지 벌였다. 문화재위원회 무형문화재분과가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제대로 안건에도 부치지 못했고 태평무 보유자 인정은 보류했다.

‘인간문화재’ 선정의 끊이지 않는 잡음과 무형문화재의 인기, 비인지 종목의 양극화-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이후에도 발생되는 문제와 사후 관리가 허술함이 여전했다. 판소리 보유자 조상현(국가무형문화재 제5호)과 ‘고성농요’ 보유자 김석명(국가무형문화제 제84-1호)는 각각 금품수수와 벌금형 등의 이유로 자격을 박탈당했다. 소멸될 위험에 처한 종목의 전승 대책과 도제식 교육에서 확대되는 전승 교육의 체계 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 마련 및 전퉁문화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 정책이 커다란 과제가 되었다.

지난 9월에는 경주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23명이 다치고 5천여 건의 재산 피해, 60건의 문화재(국가지정 36건, 시도지정 및 문화재자료 24건) 피해가 집계됐다. 지진 발생으로 인해 문화재가 몸살을 앓았고, 문화재 내진 설비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과 함께 국민들의 문화재 관심이 컸던 한 해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경주 지진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처도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일본과 비교해 문화재 보강에 대한 문제들이 지적되었다. 국보 제20호 불국사 다보탑 상층부 난간석은 주저 앉았고, 첨성대는 북측으로 2㎝ 기울었다. 양산 통도사 대웅전·극락보전 균열, 보물 제678호 운문사 삼층석탑의 상륜부가 탈락되기도 했다. 다수의 문화재 피해는 더 큰 지진 발생 시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해외를 떠돌고 있는 우리 문화재가 아직도 15만6000점이다. 최근 서울경찰청 지방수사대가 도난 된 불교문화재를 27년간 은닉한 前사립박물관장과 아들인 前박물관 국장 등 2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해 불상 11구를 되찾았다. 당장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상신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불상들도 포함돼 크게 주목받았다.

경남 고성 옥천사의 나한상 2점이 최근 절에 돌아왔다. 나한상들은 모두 16점이 옥천사에 보관되던 중 88년 7점을 도난당해 이를 추적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한상들은 표정이나 옷차림 등의 장식표현과 색감 등이 뛰어나 조선후기 불상의 수작으로 17세기 조각승 색난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송광사 오불도, 석천암 지장시왕도가 해외에서 환수돼 본래 자리를 찾았다. 

도난문화재의 경우 문화재 절도 및 은닉 행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랜 세월을 간직한 문화재 절대에 대하여 공소시효가 폐지되어야 이러한 범죄를 줄일 수 있으나 아직 법제도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문화재의 도난과 밀거래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법 규정과 이러한 문화재의 환수를 전담할 수 있는 전문가로 구성된 부서와 환수 기금을 확보하는 것 또한 기반이 되어야 한다. 

2016년은 문화계를 돌아보며- 우리의 문화 의식을 다시 한 번 돌아보았다. 올해 특히 부정적인 이슈가 많았고,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국민의 분노와 불신이 컸던 한 해였다. 매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청렴도 측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보다 0.39점 하락한 7.20점으로 4등급을, 문화재청(7.26점)도 최하위 5등급을 기록했다. 

최순실 사태는 근대 민주주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봉건적인 우리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1,000만 국민이 촛불을 켜고 외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더 이상 문화·예술계가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권력을 내세워 무조건 떠받들고 드는 권위주의 적인 문화에서 벗어나 정경유착과 부패에서 멀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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