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국악담론] ‘탈춤’에 주목한다
[김승국의 국악담론] ‘탈춤’에 주목한다
  • 김승국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 승인 2016.12.3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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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국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얼굴을 가리고 마음을 숨기고/어깨를 흔들며 고개를 저어라/마당에 모닥불 하늘엔 둥근 달/목소리 높이 하여 허공에 외쳐라/소맷자락 휘날리며 덩실덩실 춤을 추자/한삼자락 휘감으며 비틀비틀 춤을 추자'

그룹사운드 ‘활주로’의 멤버 배철수가 신명나게 부르는 ‘탈춤’의 가사 중 앞부분이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수많은 탈춤들이 전승되고 있었다. 탈춤은 학술적으로는 ‘가면극’이라는 명칭으로 분류되는데 지역마다 다른 명칭과 특징을 지닌 채 전승되었다.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는 ‘산대놀이’ 혹은 ‘별산대놀이’로, 황해도 지역에서는 ‘탈춤’ 혹은 ‘놀탈’로, 강원도 지방에서는 ‘탈놀이’로, 경상도지역에서는 ‘들놀음’, ‘오광대’, ‘탈놀이’, 혹은 ‘별신굿놀이’라는 명칭으로 전승되었다. 

우리나라의 탈들은 나무, 바가지, 종이를 주재료로 하고, 아교 단청이라 하여 전통적인 염료로 칠을 했다. 또한 우리 탈은 서구의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의 가면과는 달리 얼굴전체를 가리는 형태로 제작되었고, 입이 막힌 탈이 대부분이다.

설사 입이 뚫려있다 하여도 좁아서 대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것은 애초부터 대사극을 목표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탈춤은 남성적인 춤을 위주로 표현되기 때문에 춤과 음악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의 탈춤은 그 내용과 성립과정으로 보아 크게 ‘마을굿놀이 계통 탈춤’과 ‘본산대놀이 계통 탈춤’으로 나눌 수 있다. ‘마을굿놀이 계통 탈춤은’은 마을굿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되어 지역의 주민들에 의해 독자적으로 발전해 온 것으로서 하회별신굿(河回別神祭)탈놀이나 강릉관노가면극(江陵官奴假面劇) 등이 있다. 

본산대놀이 계통 탈춤은 삼국시대에 중국과 서역으로부터 유입된 산악․백희, 그리고 상고시대의 제천의식 등에서 연행되던 전문적 연희자들의 연희가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발전해 형성된 것으로서 서울지역에서는 애오개(아현), 사직골, 구파발, 녹번, 노량진 등에 본산대놀이패가 있었다.

애오개, 사직골 등에 있었던 산대(山臺)놀이를 흔히 본산대놀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경기도의 송파산대놀이, 퇴계원산대놀이, 양주별산대놀이가 본산대놀이의 영향 아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어 그 영향 아래 황해도의 봉산탈춤․강령탈춤․은율탈춤, 경남의 수영야류․동래야류․통영오광대․고성오광대․가산오광대, 남사당패의 덧뵈기 등이 생겨났다. 본산대놀이는 전문적 연희자들이 전승의 주체였지만, 여기에서 전파된 별산대놀이, 해서탈춤, 야류, 오광대, 탈놀이 등은 농민, 하급관속, 무부(巫夫) 등 각 지역의 주민들에 의해 전승되었다.

한국에는 이제는 많은 가면극들이 사라져 버렸다. 군사독재 시대에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탈춤 전승이 활발하였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다행히 많은 탈춤 종목들이 중요무형문화재 혹은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안정적으로 전승되고 있으나 활성화 되어 있지 못하고, 재창조 영역도 부진한 편이다.
 
한중일 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전통공연예술은 무엇일까? 중국의 경우는 단연 경극이다. 경극은 일명 ‘베이징오페라(Peking opera)’라고도 부르는 창(唱, 노래)·염(念, 대사)·주(做, 동작)·타(打, 무술 동작)의 4가지가 종합된 공연 예술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 전통공연예술은  가부키(歌舞伎)이다. 가부키는 일본 고전연극의 하나로, 노래·춤·연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예술이다. 이러한 연극적 요소를 갖춘 한국의 대표 브랜드 전통공연예술은 무엇일까? 내 개인적 생각으로는 탈춤을 내세우고 싶다. 

탈춤은 중국의 대표 브랜드 전통음악극인 경극, 일본의 가부키에 대적할만한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전통 무형유산이다. 탈춤에는 신명나는 음악과 춤이 있으며, 사회를 풍자하는 대사와 재담, 그리고 극(劇)이 융합된 예술성이 뛰어난 공연예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전통공연예술로서 ‘탈춤’에 주목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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