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미술행동’ 온 차벽을 미술관으로 만들다
‘광화문미술행동’ 온 차벽을 미술관으로 만들다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7.01.0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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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글씨로 광화문광장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한 ‘촛불은 국민의 명령이다’ 차벽프로젝트

광화문의 온 차벽을 미술관으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는 ‘광화문 미술행동’이 지난 31일 시민들의 염원을 그림으로 남겨 싸늘한 경찰차벽을 전시장으로, 두 번째 차벽프로젝트인 ‘촛불은 국민의 명령이다’를 진행했다.

▲ ‘촛불은 국민의 명령이다’ 에 참여한 시민들

‘광화문미술행동’을 이끌고 있는 판화가 김준권씨는 시민과 작가들의 표현의 자유를 구현하면서 매주 주제를 선정하여 광화문광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이 프로젝트를 펼친다고 했다. 억압적인 차벽의 순화를 위해 다함께 참여할 수 있는, 시민 누구나 그림이나 자기의 염원을 글로 남길 수 있다고 했다.

▲ 이인철 민미협 회장의 염원은 무엇일까 .....

헬렌컬러는 희망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만져질 수 없는 것을 느끼고, 불가능한 것을 이룬다고 했다. 지난 10월 29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촛불집회는 우리가 다함께 할 수 있다는 광장문화를 새롭게 등장시켜 희망을 선물했다.

▲ 경찰 차벽이 미술관으로 바뀌고 있는 중 ...

이날 ‘광화문미술행동’은 총길이 60m에, 서예가 여태명씨와 김성장씨의 서예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그림을 그리고, 박근혜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기는등 세대간의 벽을 없애고 각자 갖고 있는 염원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했다.

▲ 차벽미술관 앞에 서있는 경찰들

또한 ‘광화문미술행동’의 일원으로 사진가들이 모여 '정의로운 촛불행동'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찍어주는 '그 날, 나도 여기에 있었다. 퍼포먼스가 열리기도 했다. 판화가 이철수씨와 김준권씨의 작품으로 180×700cm 인증 샷 배경현수막이 만들어져,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시민이면 누구나 촬영할 수 있었다. 다큐사진가인 조문호, 엄상빈, 정영신, 곽명우, 남준씨의 봉사로 시작되었지만 뒤이어 양시영씨와 하형우씨도 함께 했다.

▲ 판화가 류연복씨가 인증샷 안내판을 만들고 있다.

‘그 날, 나도 여기에 있었다’ 인증샷 사진찍어주는 퍼포먼스는 단발성 행사가 아니다. ‘광화문 미술행동’은 새로운 세상이 올 때까지 계속되므로, 인증 샷 초상사진 찍기도 계속되어야 한다. 처음 사진가들의 참여를 요청했던 조문호씨는 더 많은 사진가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 좌로부터(여태명,이강군,김윤수,이도윤,정고암님)

주말마다 시민들은 광장문화를 경험하면서 ‘우리’라는 힘을 강하게 느꼈다. 양천구에서 아이와 함께 나왔다는 박씨(38세)는 ‘뭉쳐야 산다’는 옛말이 지금 필요한 것 같다며 주말이면 광장에 나오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박씨는 ‘그림은 특별한 사람만 그리는 줄 알았는데 내 아이가 붓을 들고 참여하는 걸 보고 교육의 힘을 광장에 나와서 배워 잘 온 것 같다.’ 며 딸아이의 붓에 색감을 묻혀 주기도 했다.

▲ '그 날, 나도 여기에 있었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가족

요즘 주말마다 열리는 촛불집회가 시민들의 일상을 바꾸면서, 거대한 광장의 경험을 이야기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다 함께 했던 시민의 목소리가, 민주주의를 우리삶속으로 끌어들였다. 2017년은 1987년 ‘6월항쟁’이 30주년을 맞는 해다. 6월 민주화항쟁은 정치제도로서의 민주주의를 우리나라에 정착시켰지만, 2016년 시민들이 광장에서 경험한 촛불집회는 ‘우리’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