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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촛불집회] 매서운 추위 속 촛불의 힘 보여준 위대한 시민들
분신한 정원스님, 박종철열사 30주기 추모도 함께 열려...
2017년 01월 16일 (월) 02:58:10 정영신 기자 press@sctoday.co.kr

지난 14일, 매서운 바람과 추위 속에서 12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체감온도가 영하 13도에 이르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장에 나온 위대한 시민들을 보면서 우리 국민이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또다시 실감했다.

   
▲ '12차 촛불집회'촛불

이날은 1987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던 중 사망한 서울대 학생 박종철 열사의 30주기였다.  지난주 '세월호 1000일'에 이어 이번주는 박종철 열사의 추모식과 함께 지난 주 11차 촛불집회때 분신한 정원스님을 추모하는 행사가 진행되어 많은 시민들이 열성을 보였다.

   
▲ 박종철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정원스님의 추모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법일스님은 “민주와 정의, 평화를 사랑한 정원스님은 불꽃보다 뜨거운 사랑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이제 보내드려야 할 시간이 왔다"며 정원스님의 뜻과 가치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 정원스님의 영정

함세웅 신부는 “30년 전 국가폭력으로 숨져간 박종철군과 이한열 열사의 희생이 30년이 흐른 지금, 국회와 정치인의 중심이 아닌 시민과 주권자인 국민들이 우리나라를 바꾸고 있다“ 며 "촛불 평화혁명은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명령"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 영하의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12차 촛불집회

광장에는 박종철 열사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국화꽃을 들고 줄을 섰으며, 정원스님 분향소에도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광화문미술행동에서 준비한 차벽공략 프로젝트 ‘응답하라 1987! 한 걸음 더 2017’는 현수막을 설치해 ‘박종철, 이한열 열사 30주기 추모시민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광화문미술행동'에서 현수막전을 설치한 광화문 갤러리

이날도 광장에는 백마디 말보다 실천을 앞세운 예술가들의 퍼포먼스가 진행돼 광장에 나온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이순신 동상 앞에서, 주류 아닌 예술가들의 시국퍼포먼스 ‘옳7’은 ‘근혜야, 순실아 숨지 말고 나와! 덤벼!! 글러브 끼고 한판 붙자!’를 진행해 박 대통령은 물론 김기춘, 조윤선, 이재용 등의 얼굴가면을 쓰고 '한판 붙었다'.  그들이 몸으로 풀어내는 해학은 혹한을 잊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 주류 아닌 예술가들의 시국퍼포먼스 ‘옳7'에서 시민으로 열연한 이정훈씨

강창석(63)씨는 ‘위안부합의무효’ 피켓을 들고 ‘동전 모으기 실천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이베 일본 총리에게 돌려줄 10억엔을 동전으로만, 푸대자루에 담아 일본대사관에 ‘국민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모금운동을 시작한다고 했다.

   
▲ 10억엔을 동전으로,‘동전 모으기 실천운동’을 하는 강창석씨

 ‘소녀상 철거 결사반대’를 위해 처음 광장에 나왔다는 강씨는 "앞으로는 매주 나오겠다. 집에 모아둔 10원과 100원 동전을 광장에 갖고 나와 국민의 뜻이 꼭 전달되기 바란다"며 103억원이 모아지는 그날까지 ‘동전 모으기 실천 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참여는 '청소년도 국민이다'를 앞세은 ‘18세 선거권 인하 서명운동'에도 계속됐다.

   
▲ ‘18세 선거권 인하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들

세종대왕 동상 지하실에는 날씨가 추워 손발을 녹이려고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화곡동에서 매주 혼자 나온다는 김지애(50)씨는 책임감 때문에 광장에 나왔다고 했다. 나라가 잘되면 나도 한몫 했구나, 잘못되면 내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구나 하는 책임감이 광장으로 나오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광장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도 다른 사람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에 외면하지 않게 되었다”며 "광장에 나오면 좋은 책을 읽는 것처럼 뿌듯하다"고 말했다.

   
▲ '백년의 바람춤'을 보여준 '한국민족춤협회'

'광장이 선생'이라는 김씨는 자본주의에 세뇌(洗腦)당한 시민들 스스로 의식을 높여 주인의식을 갖고 살아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가치관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권력을 가져 지금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며 내 주위 사람부터 공감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 '민주열사 박종철 기념사업회'에서 준비한 '보고싶다 종철아! 살려낼께 민주주의

이른 저녁이 되어 촛불을 밝힌 시민들이 '박근혜를 구속하라', '범죄자를 감옥으로'등을 외치는 군중 속에 태극기를 들고 유일하게 서있는 시민이 보였다. 촛불과 함성으로 추위를 이겨내고 있는데 태극기를 들고 유유히 서있는 노신사의 모습을 지켜보던 한 시민이 일어나 태극기 노인을 쫒아내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 한 시민이 태극기를 들고 서 있다.

일산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추운 날씨에 내 한 몸이라도 보태기 위해 나왔는데 저렇게 개념 없는 노인네가 태극기를 들고 서있어 울화통이 터진다.” 며 "만약 내 부모라면 난 어떤 행동을 했을까 생각하니 우리나라 현실이 암울할 뿐"이라고 호소했다.

   
▲ '응답하라! 1987, 한걸음 더 2017' 4번째 차벽프로젝트

오후 7시부터 시민들은 ‘광화문구치소’를 앞세워 촛불행진을 했다. ‘박근혜를 구속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지금 당장 구속하라’ ‘이재용을 구속하라’등을 힘차게 외치며 걷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영하의 날씨 속을 뚫고 걸어 나갔다.

“하루빨리 정치개혁이 일어나 국민스스로 역사를 바꾼 위대한 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던 한 시민의 목소리가 청와대 행진으로 텅빈 광장에 울려퍼졌다. 이 말은 곧 광장에 남아있는 시민들의 숙제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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