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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종상 화백] 독도에 문화를 심자(1)
2017년 01월 23일 (월) 15:44:15 일랑 이종상 화백/대한민국예술원 회원 sctoday@naver.com
   
▲ 일랑 이종상 화백/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 철학박사 / 서울대학교 초대 미술관장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는 모두 참 소중한 사람이다. 나도 소중하고, 상대도 소중하고, 자연도 소중하며, 사물들도 소중하다. 그러기에 일본인들도 소중한 우리 이웃이다. 모두 소중하다는 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몇 해전 지진으로 일본이 7센티미터나 가라앉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 일본이 우리나라의 천연 ‘ 방파제’ 역할을 해 주기에 우리나라는 지형적으로 쓰나미로부터 안전할 수가 있으니 지형적으로 고마운 면도 있다.  

일본에 지진이 일어나자 우리는 너도나도 앞다투어 도왔는데, 그런 와중에서도 오히려 독도에 대한 역사 왜곡을 자행하고 있었으니 어떻게 그들과 진정한 이웃이라 할 수 있겠는가. 물론 일본 다대수의 국민들을 탓할 수는 없다.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소수의 정치인들이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정치인들이 마치 독도가 한일 간 영토분쟁지역처럼 국제적으로 각인시켜보려고 우리를 자극하는 것인데, 그 때마다 우리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며 감정적으로 풀어가려하면 오히려 그들의 계략에 휘말리게 될 뿐이니 전문가와 위정자들, 그리고 온 국민이 지속적으로 사실에 근거한 역사적 논리적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국토는 무력이나 정치력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국민 각자가 제 자리에서 자기 전공에 충실하면 곧 애국이요 국토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 같은 문화예술인은 창작예술로 국토를 사랑하며 문화로써 실효적 지배가 가능하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 줘야 한다. 

문화라는 것은 학습에 의해서 지금 나보다 나은, 다른 문화와 접변하는 특성을 갖는다. 이것이 문화속성의 근본인 초유기체적 접변성이며. 오늘날 실효적 지배권의 독도 문제까지 연계된다.

그래서 문화의식과 소통 사이에서 국민과 영토사이의 정신적 접변을 통한 창조적 동기감응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독도에는 문화가 없기에 실효적 지배를 위해는 독도로  호적을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누가 백두산 천지에 호적을 옮겨서 그게 우리 땅이고, 한라산 백록담에 주민이 있어서 우리의 영토라 하는가? 그건 아니다.

파리 에펠탑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이 문화의 무서운 실효적 지배력이며 점유력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름다운 천혜의 독도에 문화를 심어 그림으로, 노래로, 시와 소설로, 설화로, 오페라로 판소리로, 영화로, 연극으로 창작의 열매를 맺게 하여 세계만방에 우리의 영토임을 알려야 한다.

정치, 외교, 역사는 그분들에게 맡기고 우리 예술인들은 문화로 독도를 지켜가야 한다. 더욱이 독도는 돌섬이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적합한 영토가 아니기에 더더욱 문화 심기를 해야 한다. 

넓게 보면 지도의 어버이는 부감산수화이며, 산수화는 순수창작예술에 속한다. 겸재 정선과 조선의 화가들이 당시에 진경산수화로 독도를 품었더라면 일본과의 지도 찾기보다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을 것이다.  

1977년도에 고 최순우 관장님께 의뢰하여 한일 화가 중에 독도를 그린 작품의 유무를 오랜 시간 조사한 결과 양국에 전무함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일본에 앞서 ‘독도진경을’을 그려 국내전에, 혹은 ‘DOKDO’로 국제전에 처음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최초의 동산방 초대 독도 진경전(眞景展)이 되었고 이로부터 5년 뒤에 ‘독도는 우리땅’이란 가요가 유행을 하기에 이르렀다.  당시의 개인전도록이 지금은 울릉도의 독도박물관에 진열되어 있는데 이로서 내가 최초의 독도화가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일본은 우리의 10배가 넘는 화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만약 그들이 후기인상파에 영향을 주었던 우끼요에(浮世畵)로 다게시마(竹島)를 그려 전 세계에 뿌렸다면 우리는 그 물량공세를 감당할 수 없었을 터이다.

일본이 그토록 억지를 쓰며 역사 날조까지 해대면서도 그 많은 화가들 중에 다게시마를 그리는 화가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은 내가 과문한 탓만은 아닌 듯싶다. 만일 일본의 화가가 나보다 먼저 그 섬을 그렸다면 나는 독도를 뒤따라 그리지 않을 것이다.

창작하는 예술가들은 남의 전철을 따라가지 않으려는 자존심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 작가 나보다 우위에 있을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일본의 우익 인터넷에 실린 나에 대한 악풀과 일본에서의 전시방해 등이 극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음호에 계속>


*최근 한일위안부 협상의 반발로 국내에 소녀상 건립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일간의 외교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이에 더해 일본은 독도문제까지 거론하며 또 다시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억지 주장을 하고 나섰다. 이런 시점에 일랑 이종상 화백의 ‘독도문화론’이 다시 한 번 떠올려졌다. 위의 글은 이종상 화백이 몇 해전 한 매체에 기고한 글로서 독도문제에 대해 문화예술인들의 나아갈 방향을 되짚어 보는 의미에서 재게재 한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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