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학살의 진실을 밝힌 영화감독 오충공& 영화 '감춰진 손톱자국'
관동대학살의 진실을 밝힌 영화감독 오충공& 영화 '감춰진 손톱자국'
  • 박우진 인턴기자
  • 승인 2017.01.2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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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감독 초청 시사회, 31년만에 세번째 작품 상영 예정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 당시 발생한 조선인 학살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영화감독이 있다. 재일교포 출신 오충공 감독이다.

지난 23일(월) 저녁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서는 오충공 감독 초청 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영화 '감춰진 손톱자국'이 상영됐다.

▲ 영화 '감춰진 손톱자국' (사진 제공= 오충공 감독 다큐멘터리 전국순회상영 공식사이트)

이 영화는 오충공 감독의 데뷔작으로 1982년 도쿄 아라카와 하천 지역에서 발굴된 유해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관동대학살의 실상을 재일교포 조인승을 비롯한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그려내고 있다.

관동대학살 발생 1년전인 1922년, 자유도항제 실시로 조선인들이 일본으로 대거 이주하게 되면서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길까 우려한 일본인들은 조선인들에 대한 불만이 커졌고, 이를 이용하여 일본 정치인들은 군, 경찰을 동원해 관동대지진 직후 유언비어를 살포하고, 시민들 스스로 자경단을 조직케 하여 조선인들을 무참히 학살했다.

이로 인해 총 6,661명의 조선인들이 죽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계속해서 학살에 대한 사과 없이 진상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영화는 목격자의 증언을 통해 3일간 이어진 무참한 학살 이후에도 수용소로 연행된 조선인들이 강제 노동을 했고, 일본 농민들에게 보내 농민들이 조선인들을 죽이게 하는 모습까지 알게 해 준다.

▲ 오충공 감독(우측)

영화 상영 직후 관객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오충공 감독은 자신의 할아버지도 관동대학살의 피해자가 될 뻔 했던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관동대학살은 과거에 일본에 거주하던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과거 학창시절 우익 단체들이 조선인 학교 앞에서 반한시위를 벌이거나 재일교포 학생들을 폭행한 일화나 현재도 재일교포들은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하면 불안해 하고, 일본인들 사이에 유언비어가 일부 나도는 등 결코 과거만의 일이 아님을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도 일본의 일부 진보적 지식인들과 시민들이 도와주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다. 관동대학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오충공 감독은 1955년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로 1982년 다큐멘터리 영화 '감춰진 손톱자국'과 1986년 '불하된 조선인'이라는 영화를 통해 관동대학살의 진실을 다룬 영화로 큰 주목을 받았고, 현재는 올 가을 상영을 목표로 세번째 영화 '1923 제노사이드, 93년간의 침묵'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