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공포도 감성시대- ‘요가학원’
이젠 공포도 감성시대- ‘요가학원’
  • 임고은/ 영화칼럼니스트
  • 승인 2009.08.2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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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 드라마 ‘여고 괴담3’에서  인간 내면의 다각적인 본성을 감성적으로 묘사해 내어 이미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감독으로 알려진 윤재연 감독.

이번 영화 ‘요가학원’을 통해 공포 영화감독으로서 자리를 더욱 굳히게 되었다.

‘요가학원’은 요가라는 일상적이고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여성들의 광기어린 집착을 심도있게 그려내고 있다.

홈쇼핑의 쇼호스트인 주인공 유정을 중심으로 비밀을 감추고 있는 요가 마스터 나니, 과거 아이돌 스타였던 거울 중독증에 걸린 연주, 다이어트 요요현상을 두려워하는 인순, 이혼과 성형의 실패로 아무도 믿지못하는 유경, 소녀같이 순수해보이지만 가장 외모에 집착하는 보라, 유정의 고교시절 왕따친구, 그러나 놀라운 변신으로 비밀 수련의 안내자가 된 선화, 요가학원의 보이지 않는 얼굴 간미희 원장.

요가학원의 3인 방을 제외한 5명은 모두 최고의 미를 얻기위해 7일간 펼쳐지는 혹독한비밀 수련에 참가하게 된다. 단 한사람이 남는 잔인한 게임은 시작되고 살아남기 위해 그들은 미쳐가기 시작한다.

이제 여성들에게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그 어떤댓가를 치뤄서라도 이루어내고 싶은 삶의 우선순위가 되어가고 있다.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여성들에게 아름다움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얼굴을 조이고, 당기고, 찢고, 부풀리는 일련의 비밀스런 수련들은 이제 더 이상 고통이 아니다.

영화 요가학원은 오늘도 어디에선가 지속되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윤재연 감독은 관객들에게 기존의 유혈낭자한 핏빛공포영화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검은 물줄기로 스크린을 메움으로서 공포영화에 식상한 관객들에게 세련된 공포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아쉬운 몇 가지 것들이 눈에 띈다.

일상적인 소재인 요가학원의 세트가 지나치게 화려하고 몽환적이라는 점인데 리얼리즘이 결여된 공포영화는 관객이 주인공을 따라 숨가쁘게 동참하기 어렵다.

또, 주인공인 유진의 이야기만 부각되어 다른 주인공들은 주변인물로 그쳐버린듯한 느낌때문에 내러티브의 설득력이 떨어진 감이 없잖아있다.

하지만 이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공포영화를 감성적으로 재조명하고 새로운 특수기술 -특수분장 특수효과 컴퓨터그래픽-을 도입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많은 여성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기대해 볼만한 작품이다.

임고은/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