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궁핍현대미술광장’에서 세화로 꾸민 판화전 열리다
광화문 ‘궁핍현대미술광장’에서 세화로 꾸민 판화전 열리다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7.02.0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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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까지, 광장시민들과 함께 하는 새해 희망과 격려의 판화전시

정유년 새해 설날을 맞아 '광화문미술행동'은 미술로 촛불을 든 ‘광장 목판화전’을 광화문 ‘궁핍현대미술광장’에서 열었다.

‘광화문미술행동’을 이끌고 있는 판화가 김준권씨는 세화로 꾸민 ‘광장 목판화’전이 바로 촛불이라면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으며, 진실은 침몰하지 않기에 우리 또한 포기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 광화문미술행동팀이 미술로 촛불을 든 '광장 목판화전'

세화는 새해 첫날의 세시풍속의 하나로 한 해 동안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하고 그해의 재앙을 막기 위해 그린 그림이다. 그동안 광화문 광장에서 진실을 인양하려 애를 쓴 모든 시민들과 함께 하는 희망과 격려의 전시라고도 했다.

전주에서 활동하는 판화가 유대수씨는 김진태의원이 지난해 11월 “촛불은 촛불일 뿐이다. 바람이 불면 꺼지게 된다. 민심은 변한다"는 발언에 분노해 붓을 들었다며 ‘꺼지지 않는다. 국민이 이긴다’ 를 새겨 나왔다.

▲ 유대수 작

우리역사와 삶의 문화, 정신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국토’작가 김억씨는 꼼꼼한 판각법과, 다양한 시점(視點)을 드러내는 표현방식으로, 이번전시에는 붉은 매화를 선보이고 있다.

▲ 김억 작

‘광장 목판화전’에는 농민화가 박홍규씨의 목판을 평 칼로 떠내 녹두장군 얼굴을 새긴 판화도 전시돼 있다. 80년대 민중미술운동의 중심에서 활동해온 농민화가 박홍규씨는 농촌에 뿌리 내린 작가이다. 농민운동을 펼치며 시대의 진실과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농민들의 애환과 절망과 희망을 판화와 만화, 한국화 등으로 담아냈다.

▲ 박홍규 작

또한 ‘광화문미술행동’을 이끌고 있는 판화가 김준권씨와 류연복씨의 세화는 촛불집회가 열리는 주말마다 작가가 직접 찍고 서명하여 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 수익금은 ‘광화문미술행동’의 활동기금으로 사용한다.

▲ 세화 류연복 작

광장목판화전은 진보도 보수도 없는 각 지방작가들까지 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마음에서 모아졌다.

설날에는 관람객들이 줄을 이었다. ‘궁핍현대미술광장’ 개관이래 최대의 관람객을 모았는데, “평일에도 많은 시민들이 전시장을 찾아 격려와 후원금도 내주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작가들은 광장목판화전을 찾아주는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 '광화문미술행동' 작가들

문화와 예술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 그 시대의 진실과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광장에 나와 시민들과 함께 하는 예술가들의 열정이 광장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오늘날 촛불민심을 예술가들이 어떤 역사의 길로 안내할까 그들의 상상력이 벌써 기다려진다.

‘광장 목판화전’은 이달 14일까지 이어진다.

‘광장 목판화전’참여작가 : 김동인, 김봉준, 김준권, 김억, 류우종, 류연복, 박구환, 박홍규, 서인희, 손기환, 안혜자, 유대수, 윤여걸, 이언정, 홍익종, 홍진숙, 홍선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