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차 촛불집회, 다양한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광화문광장
14차 촛불집회, 다양한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광화문광장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7.02.06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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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들 행동과 함께 젊은이들의 다양한 코스프레도 나와, 문화는 누구나 향유할 수 있다

봄이 가까이 오고 있다는 '입춘'인 지난 4일, 14차 촛불집회가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설날을 쇠고 일주일만에 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박근혜 2월 탄핵, 황교안 사퇴, 공범세력 구속'등을 외치며 촛불을 밝혔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광화문광장에 촛불을 밝힌 지 99일째. 이날 집회는 ‘2월에는 탄핵하라’라는 주제로 열렸고 시민들은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를 집중 성토했다.

▲ 14차 촛불짐회에 참여한 시민들

따뜻한 날씨에 이른 시간부터 광장에 나온 시민을 위해 각 단체에서는 거치대를 설치하고 현수막을 붙이는 등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미 봄이 온 듯 드넓은 광장에는 옷차림이 가벼워진 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 날씨가 따뜻해 아이들모습이 많이 보인 14차 촛불집회

이날 광장 한쪽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연단에 올라 시민들에게 “세계가 놀라는 시민혁명과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로이 써가는 국민들의 헌신에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안 전 대표는 "박 대통령과 관련자들이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체제를 바꾸어야만 적폐청산이 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시대정신이 촛불정신"이라고 밝혔다.

▲ 14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

 

▲ 광장에 나온 시민 정종문씨(71)

주말마다 촛불집회에 참여한다는 정종문(71)씨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의혹이 불거진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에 살고 있다"면서 "어른들이 잘못한 일을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 같아 내 한 몸이라도 보태려고 나온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전,  광장에서 정씨가 핑크빛 한복으로 치장한 모습을 사진에 담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에게 여장을 하는 까닭을 물었더니 "21세기 한국 사회라지만 시계가 조선왕조 시대에서 멈추어 있는 것 같아 사회를 풍자하기 위해서"라고 힘주어 말하고 자리를 피했다.

▲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노란리본

이젠 광장에 나오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새로운 역사로 기록되고 있다. 그러나 이날 태극기집회를 다녀와서 느낀 것은 아직도 세대간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통합이라는 말이 어색 할 정도라는 것이다.

▲ 삐에로로 분장한 시민의 모습

보수와 진보를 넘어 이제는 통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주말마다 한쪽에서는 탄핵무효를 외치고 한쪽에서는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어 이념갈등과 세대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촛불집회와 무관한 ‘이석기 석방’ 서명에 동참을 바라는 것은 촛불집회의 진정한 의미를를 인식하지 못한 처사라고 보인다.

 

▲ '광화문미술행동' 과 함께 하는 시민들의 일인발언

비폭력을 몸과 예술로 보여주는 예술단체는, 주말마다 새벽부터 지방에서 올라와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이들이 바라는 것은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하고 싶은 염원뿐이다. 자기작업을 접어둔채, 주말이면 광장에 나와 시민들에게 일인발언을 직접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게 만들고 있는 ‘광화문미술행동’을 이끌고 있는 판화가 김진권선생을 비롯한 대부분 미술가들은 광장에 나오는 시민들을 위해 행동을 하고 있다.

또한 시국퍼포먼스를 이끌고 있는 마임이스트 유진규 선생도 옳은 세상을 펼치기 위하여 몸짓으로 항변한다. 오로지 광장에 나온 시민들과 함께 문화를 향유하기 위한 문화행동인 것이다.

▲ 시국퍼포먼스 '옳'의 유진규선생

해가 질 무렵인 시간에 광장연단에 시민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왔는데 이날은 청소아주머니의 ‘염병하네‘ 로 답축됐다.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을 격려하기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백기완통일문화연구소소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시민들과 함께 했다.

▲ 심상정 정의당 대표

사회가 안정되고 발전하면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더 많이 다양하게 즐길 것이다. 많은 문화예술가들은 시민들과 함께 향유하고자 광장에서 다양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젊은 친구들이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고양이복장을 한 혜리(32)씨나 일산화정에서 왔다는 김대림(30)씨는 LED복장을 하고 나왔다. 이들은 광장에 나온 시민들이 좋아하고 본인도 즐거워 이런 코스프레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 일산화정에서 왔다는 김대림(30)씨는 LED복장을 하고 있다

요즘 들어 광화문광장에는 다양한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자기표현을 위해 여장을 하는 시니어도 있고, 삐애로처럼 어릿광대 얼굴을 하고 나오는 이도 있다. 문화예술활동이 예술가들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즐기고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을 주말에 광화문광장에 나오면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