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나라로!’ 광화문미술행동이 펼치는 문화한마당
‘새로운 나라로!’ 광화문미술행동이 펼치는 문화한마당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7.02.07 0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술가들 시와 그림위에 시민들이 쓰고 그리는 자유발언대 참여 열기 뜨거워

지난 4일 ‘광화문미술행동’은 ‘새로운 나라로!’라는 주제로 이른 시간부터 작가들이 나와 준비에 나섰다. 12월24일부터 시작한 미술행동팀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을 넘어 ‘정의’를 추구하는 작가들이 모여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주 촛불집회에 다양한 예술이벤트를 열어 작가들이 시와 그림을 그린 거대한 현수막 천에 시민들이 자유발언을 하듯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이나 그림을 그린다.

▲ 작가들이 직접 광장갤러리 설치

미술행동을 이끌고 있는 판화가 김준권선생은 “광장에 나오는 시민들이 모두 다 자유발언을 못하기 때문에 여기에 하고 싶은 말이나 그림을 편하게 쓰고 그리도록 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정치가 바로 서 젊은 사람들이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광화문미술행동'을 이끌고 있는 판화가 김준권선생이 자신의 작품 앞에 서있다.

김포에서 온 김구(61세)씨는 하얀 현수막이 바닥에 깔리자 붓으로 새우와 게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게와 새우가 물속 청소부라며, 새해에는 보다 더 깨끗해지라는 의미”에서 게와 새우를 그린다고 했다. 이어 “바닥을 기어 다니면서 지구를 정화하는데 일조하는 게와 새우처럼 우리도 마땅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시국이 안정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김포에서 온 김구씨가 게와 새우를 그리고 있다

또한 봄이 온다는 입춘인 이날은 서예퍼포먼스로 ‘탄핵대길. 안민다경, 탄핵농자지대본’을 서예가 여태명선생과 청주의 박수훈선생이 붓을 들어 썼다.

▲ 박수훈선생의 서예퍼포먼스

옆에서 지켜보던 한시민은 “남쪽에서는 봄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데 광화문광장에도 꽃소식이 전해져 정의로운 사회가 오는 날을 꿈꿔보자”고 말했다.

▲ '광화문미술행동'팀이 시민들에게 자유롭게 글과 그림을 그리도록 대현현수막을 펼쳐놓았다.

이날 광장갤러리에 설치된 걸개그림은 김준권씨의 ‘청죽’을 비롯한 박홍규, 김봉준, 김진하, 김억, 류연복, 손기환, 유대수, 윤여걸, 정비파, 이철수, 홍선웅, 홍진숙씨의 작품이 걸렸다. 걸개그림은 판화와 더불어 80년대 민중의 의지를 표현하는 내용을 담아 시각효과를 크게 부각시키면서 정착되어 집회가 있을 때 빠지지 않는다.

▲ 광장갤러리를 찾아주신 백기완선생께 '광화문미술행동' 김준권대표가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광장갤러리 앞에서 ‘넋전춤꾼’인 양혜경(55세)씨가 나홀로 깃발을 날리고 있었다. 그녀는 광장에 깃발제작소 텐트를 만들어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마다 강화에서 광장에 나와 깃발을 만든다. 시민들과 가족들, 연인들과 학생들이 함께 만든 붉은 깃발은 지금까지 30개, 블랙리스트인 검은 깃발까지 합치면 60여개의 깃발이 광장에 나부끼고 있다.

▲ 춤꾼 양혜경씨가 깃발을 들고 있다

그녀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이어주고, 산자와 죽은 자의 소통을 가능하게 했던 ‘넋전춤’을 재현해 1인 무언극을 보여주는데 앞장서고 있다. ‘넋전춤’은 법당에서 거의 사라져 간간히 굿판에서 불러줘 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무대예술로 자리매김하는 날을 꿈꾼다고 말했다.

▲ 걸개그림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행사에 참여

본 촛불집회가 열리는 시간이 되자 광장갤러리에 ‘서울대83학번’ 깃발을 들고 동문들이 촛불을 밝혔다. 이들은 “지금 이시간이면 친구들끼리 모여 식사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단둘만 만나도 ‘최순실게이트’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차라리 직접 현장에 나가 촛불을 밝히면서 참여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해 광장에 나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 서울대 83학번 동문들이 촛불을 들었다.

광화문광장은 촛불문화제로 광장민주주의를 발현하는 장소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선 시민들의 숭고한 의식이 역사를 바꾸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