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숙 국립국악원장 "문체부 기관이라 공연 취소 따라야했다"
김해숙 국립국악원장 "문체부 기관이라 공연 취소 따라야했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2.0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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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소월산천' 취소 '검열' 이유 시인, 국립국악원 우면당 새 개관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이 7일, 지난 2015년 앙상블 시나위의 '소월산천' 공연 취소와 관련해 "국립국악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이었기에 따라야 할 부분이 있었다"면서 이른바 '블랙리스트 검열'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김해숙 원장은 이날 오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 '국립국악원 우면당 재개관 기념 및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공연 취소는 우리도 마음이 아팠다. 문체부 소속기관이기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피해자인 셈이다. 앞으로 이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김해숙 국립국악원장과 사회를 맡은 송현민 음악평론가

'소월산천' 공연 취소 사태는 지난 2015년 11월 용호성 당시 기획단장이 공연을 2주 앞두고 극장 시설 문제를 이유로 갑작스럽게 공연 취소를 통보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소월산천'은 앙상블 시나위와 연출가 박근형이 손을 잡고 만든 공연인데 박근형 연출가가 2013년에 연출한 연극 '개구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했고 이를 빌미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심사에서 배제된 이후에 벌어지면서 '검열 논란'을 더 확산시켰다.

김 원장은 "당시 저는 KBS국악관현악단과 함께 미국에 있어 이 문제를 나중에 알았다. 결과적으로 긁어 부스럼이 됐다. 나름대로 피한다고 한 것이 소낙비를 맞은 셈"이라면서 "최근 용 원장이 특검 조사에서 이야기를 했고 특검도 이해를 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국악원은 오는 15일 우면당 재개관을 앞두고 이날 기자들에게 달라진 우면당을 공개했다. 새로운 우면당은 무대에서 발생하는 음량의 분산을 막기 위해 육면체의 무대 중 객석을 향한 전면을 제외한 모든 면을 밀폐형으로 설계했고, 국악기의 울림을 키우기 위해 무대 아래 10개의 공명통을 설치했다.

또한 무대 천장에 12개의 음향 반사판을 매달아 어느 객석이나 고른 음향을 들을 수 있도록 했고, 객석 주위에도 기와 형태의 음향 반사판 12개를 설치했다.

오진수 무대과 과장은 "자연음향 환경구축이 국악계의 화두"라면서 "소리의 퍼짐이 보이게끔했다.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관현악 산조합주

개관일인 15일부터 25일까지는 '우면당, 새 길을 걷다'라는 제목으로 재개관 기념공연이 펼쳐진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산조합주,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춤, 서울시 국악관현악단과 KBS 국악관현악단의 공연, 안숙선 판소리와 강정숙 가야금병창 등 성악명인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이 열흘간 펼쳐진다.

이와 함께 국립국악원의 올해 공연으로 민간 산대희 종목을 선보이는 '산대희'(3.29~31), 세종 회례연을 고증 복원해 공연 예술로 재창작한 '세종조회례예연'(5.24~26), 작은창극 '춘향가'(5.12~17), '적벽가'(12.8~10),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의 대표 전통 국악 공연을 선보이는 '국악 관광 대표 공연'(9.30~10.22),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미국 서부지역에서 현대음악 신작을 선보이는 '퍼시픽 림 뮤직 페스티벌'(10월~11월 예정), 지난해 초연 후 다시 선보이는 음악극 '현의 노래'(12.22~28)다.

한편 6.1~8.31일에는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에서 중국 하남박물원과 공동 주최로 실크로드 음악유물과 국악유물을 전시하는 '한중 실크로드 음악유물전'이 열리며 국립국악원 서초 이전 30주년 및 국악아카이브 10주년을 기념해 국악아카이브를 전시하는 전시 프로젝트 '국립국악원 서초 30년 특별전'을 9.22~12.22일에 연다.

10월 27일 밤을 국악과 함께 새우는 '국악으로 날밤새기 축제'도 첫선을 보인다. 김해숙 원장은 "할로윈 축제가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퍼졌는데 그에 맞춰 전통 귀신 이야기 등을 소재로 한 국악 공연으로 축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