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퇴진하라!” 정월대보름날 열린 15차 촛불집회
“박근혜퇴진하라!” 정월대보름날 열린 15차 촛불집회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7.02.13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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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처럼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는 시민들, ‘2월 탄핵’ 한 목소리

정월 대보름이었던 지난 11일 촛불집회는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이 어우러지며 전주 집회보다 배나 많은 시민들이 몰려나왔다. 광장에 나온 이들은 한손에 노란풍선이나 촛불을 들고 ‘2월 탄핵’ ‘특검연장’ ‘박근혜 퇴진’을 촉구했다.

▲ 보름달처럼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는 시민들, ‘2월 탄핵’을 촉구하는 15차 촛불집회에 모인 시민들

경기도 용인에서 주말마다 광장에 나오는 시인 강민 선생은 “공정하지 못한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어야 한다. 지금은 중간지대에 있는 시민들도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정치보다 먹고살기에 바빴던 시민들도 광장에 나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강 선생은  “정치인들도 잠시 정권욕심을 내려놓고 탄핵을 위해 전력을 다 해주었으면 좋겠다”며 헌재재판관들도 권력이나 여론에 흔들리진 않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 주말마다 광장에 나오신다는 방배추 선생. 시인 강민 선생, 사진가 조문호 선생

일산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추운 날씨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일정을 지연시키려는 탄핵 기각설을 퍼뜨리는데 위기감이 들어 광장에 나와 ‘2월 탄핵’ 이라는 한목소리를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주에 이어 우아한 패션으로 참여한 혜리씨의 모습

이날 정월대보름을 맞아 시민들은 ‘박근혜퇴진 정월보름달’을 기원하는 ‘소원지’를 태우고 달집을 만들어 풍물패와 함께 강강술래를 부르기도 했다.

▲ 박근혜퇴진 정월보름달’달집을 세우고 풍물패들과 함께 하는 시민들

사전행사로 진행된 ‘광화문미술행동’ ‘Open Air 갤러리’에는 촛불 시와 사진으로 구성한 ‘촛불의 함성은 멈추지 않는다’ ‘100만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는 등 22명의 시인의 시가 탄핵열망을 담아 깃발처럼 나부꼈다.

▲ ‘광화문미술행동’에서 ‘Open Air 갤러리’22명의 시인의 시와 사진‘촛불의 함성은 멈추지 않는다’

참여시인은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소속인 고은, 공광규, 권위상, 김이하, 김정원, 김주대, 김창규, 김형효, 박노해, 박재웅, 백무산, 서안나, 신경림, 양문규, 유순예, 임성용, 정기석, 정세훈, 정수자, 정철훈, 정희성, 최종천 등이다. 사진은 필자와 권홍의 작품이 사용이 되었고, 디자인은 판화가 김진하가 했다.

▲ '박근혜탄핵'을 향한 마음들을 표현하는 광화문미술행동작가들과 시민들

이날 ‘광화문미술행동’에서 진행한 서예퍼포먼스에서 민족춤협회 이사장인 장순향 한양대교수가 세월호에 관한 살풀이를 보여줘 관람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대형현수막에 서예가 정고암, 강병인 등 여러 명이 붓으로 현 시국에 대한 글씨를 쓰자, 시민들은 하고 싶은 말과 그림을 직접 현수막 위에 표현했다. 추운 날씨인데도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박근혜 탄핵’을 향한 마음들이 결집되었다.

▲ 민족춤협회 이사장인 장순향 한양대교수가 세월호에 관한 살풀이 공연을 하고 있다

마임이스트 유진규 선생이 이끌고 있는 비주류 예술가들이 펼치는 시국 퍼포먼스 ‘옳10’에서는 ‘ 부럼깨듯,’ 이 진행됐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부터 철판을 끌고 온 이들이 광화문광장에 도착하자 시민들은 그들의 노고에 박수로 찬사를 보냈다.

▲ 마임이스트 유진규 선생이 이끌고 시국퍼포먼스 '옳'에서 정월대보름을 맞아 '부럼깨듯'을 하고 있다.

플라스틱 바가지 위에 시민들의 바램을 적어, 우병우, 김기춘, 최순실, 이재용, 정몽구, 박근혜 등 이번특검에 올라간 이름이 적힌 철판위에 바가지를 엎어 놓고 부럼 깨듯 사정없이 박살내자 시민들의 함성도 함께 올라갔다.

▲ “박근혜퇴진하라!” 정월대보름날 열린 15차 촛불집회에 모인 시민들

한쪽에서는 우리 미래를 위해서 청년 정당이 나섰다. 서유경씨와 김순태씨는 지금은 탄핵이 신속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청년들이 뭉쳤지만 청년독립을 위해 ‘우리미래’정당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 '우리미래'정당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서유경씨와 김순태씨

‘우리미래’에서는 청년일자리 및 서민들의 생활권을 안정시키고 청년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해 부모세대 걱정을 덜어주고 싶다고 했다. 또한 젊은 사람들이 자녀를 많이 낳을 수 있도록 청년들이 ‘우리미래’정당을 만들어 정치를 통해 대한민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의미를 두겠다며 지켜봐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 여의도국회의사당에서 광화문광장까지 오로지 '박근혜탄핵'을 위한 마음으로 걷고 걸어 광장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이다.

광장은 열려있는 공간이다. 누구나 자기의사를 발현할 수 있고, 어떤 예술행위도 펼칠 수 있는 곳이다. 이날 서슬기 목사(57)는 영하의 날씨인데도, 피투성이의 여름옷과 맨발에 자신의 키보다 더 큰 십자가를 메고, 광장을 걸어가는 퍼포먼스를 했다.

▲ 자유와 평등을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한 포퍼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서슬기목사(57세)

예수님과 십자가는 자유와 평화를 상징한다. 광장에 나와 있는 시민들에게 자유와 평화를 느낄 수 있도록 힘든 고통을 감내하면서 퍼포먼스 행위를 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하루라도 빨리 퇴진해 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염원하는 마음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 본집회가 끝나고 거리행진을 하는 시민들이 청와대앞으로 향하고 있다.

촛불을 밝힐 시간이 되자 정치권 인사들이 줄지어 참석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광장에 참석해 헌재의 조속한 탄핵안 처리를 촉구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촛불집회에 총동원령을 내리며 소속의원들의 집회참여를 독려했고 이에 많은 국회의원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였다.

▲ 정치권인사들이 광장에서 헌재의 조속한 탄핵한 처리를 촉구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문재인, 이재명, 추미애의원

이제 정치인들도 정권욕심을 내려놓고 시민들과 마음을 모아 탄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 광장이야말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고, 시민의 힘이 사회를 바꾸어 나가고 있다는 것을 광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광화문광장은 시민들이 만드는 역사의 현장에서 예술의 광장으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