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피해' 시네마달 살리기 스토리펀딩 오픈
'블랙리스트 피해' 시네마달 살리기 스토리펀딩 오픈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2.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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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다큐영화 배급 후 청와대 내사 및 지원 배제로 폐업 위기, 18~19일 상영회 열어

<다이빙벨>, <나쁜 나라>, <업사이드 다운> 등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연달아 배급하면서 '블랙리스트'의 직접 피해를 입으며 폐업 위기에 몰린 영화배급사 '시네마달'을 살리기 위한 대규모 스토리펀딩이 오픈됐다.

독립영화 감독들과 영화인들, 시민사회단체들로 결성된 '시네마달 지키기 공동연대'는 지난 10일부터 '블랙리스트 배급사 시네마달을 구하라'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1억원을 목표로 오는 4월 25일까지 진행된다.

▲ 시네마달이 배급한 세월호 다큐 <다이빙벨>, <나쁜 나라>, <업사이드 다운>

시네마달은 <다이빙벨>, <나쁜 나라>, <업사이드 다운> 등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두 개의 문>(용산참사), <경계도시2>(송두율 교수), <탐욕의 제국>(삼성), <종로의 기적>(성소수자), <슬기로운 해법>(언론) 등 국가와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배급해왔다. 

최근 밝혀진 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에 따르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접 시네마달의 내사를 지시하면서 직원들의 통신 기록까지 사찰당했으며 같은 이유로 영화진흥위원회의 개봉 및 제작 지원에서 대부분 배제되면서 시네마달의 운명은 '바람 앞에 등불'이 된 상황이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결성된 '시네마달 지키기 공동연대'는 <송환> 김동원, <다이빙벨> 이상호, <자백> 최승호, <두 개의 문> 김일란, <경계도시2> 홍형숙, <야간비행> 이송희일 감독 등 시네마달 배급작 감독과 한국독립영화협회, 인디포럼 작가회의, 인디스페이스, 지역 독립/예술영화관 모임 등 독립영화 단체, 그리고 4.16 연대, 4.16 가족협의회, 문화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했다.

연대에 함께 한 이송희일 감독은 "시네마달이 없어지는 건 독립영화계의 큰 손실이다. 시네마달의 이 운명은 한국의 낮은 자리들의 가혹한 처지를 상징하는 날것의 풍경"이라고 밝혔고 4.16 가족협의회 문종택씨는 "세월호의 진실과, 인양과 함께 달려왔던 '시네마달 가족'이다. 시네마달을 지키는 것이 우리 세월호 엄마 아빠들을 지켜주는 길이라고 믿는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 '세월호 변호사'로 잘 알려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네마달의 어려움은 정부가 특정한 생각을 국민들에게 강요하려는 것에 대한 저항, 특히 세월호 참사를 국민들이 잊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는 것 때문"이라면서 "시네마달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어쩌면 그와 유사한 영화배급사를 영영 다시 못 볼 수 있다. 이는 폭압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다는 것이며 우리의 생각이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펀딩을 통해 모인 후원금은 개봉 일정을 못 잡고 있는 <안녕, 히어로>, <인투 더 나잇>, <올 리브 올리브>, <고려 아리랑:천산의 디바> 등의 개봉비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펀딩에 참여하면 2017 시네마달 개봉작 엔딩크레딧에 이름이 오른다. 

▲ 시네마달의 2017년 개봉 예정작 <올 리브 올리브> (사진제공=시네마달)

한편 오는 18일과 19일 양일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는 '촛불영화:블랙리스트 영화사, 시네마달 파이팅 상영회'가 열린다. 이 행사에는 시네마달이 배급한 다큐멘터리 영화와 미개봉작이 상영되고 상영 후에는 GV(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팔레스타인의 일상을 통해 국제적 평화문제를 담아낸 미개봉작 <올 리브 올리브>를 비롯해 20대 청춘의 고민을 담은 <투 올드 힙합 키드>, 세월호 진상규명 투쟁을 그린 <나쁜 나라>, 삼성반도체 공장의 진실을 그린 <탐욕의 제국>, 공장식 축산의 폐해를 그린 <잡식가족의 딜레마>, 낙태에 대한 용기있는 이야기 <자, 이제 댄스타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이야기 <그림자들의 섬>, 국내 최초 게이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이 상영된다.

영화 상영 후에는 각 영화를 만든 감독과 게스트가 함께 하는 인디토크GV가 펼쳐진다. 게스트로는 허클베리피(투 올드 힙합 키드), 배우 조민수(나쁜 나라), 배우 김꽃비(자, 이제 댄스타임),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그림자들의 섬) 등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