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15] 경복궁 향원정(香遠亭)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15] 경복궁 향원정(香遠亭)
  •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17.02.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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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집중적으로 사진 촬영한 4대궁 중에서 나는 경복궁에 가장 정성을 들였던 것 같다. 경복궁 인근 내수동에서 태어나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이 근처에 살면서 오랫동안 경복궁의 변화 과정을 함께 해왔다.

작년 봄 처음 경복궁 촬영을 위해 광화문을 들어서면서는 광복 50주년을 기해 해체된 중앙청이 생각났고, 근정전을 지나 옛날 수경사령부 30경비대가 주둔해 있던 궁내부로 들어서서는 명성황후가 어디에서 시해되었는지 궁금해졌다.

명성황후가 1895년 을미사변 당시 일본인 자객에 의해서 시해된 건천궁(乾淸宮)은 곧 찾을 수 있었다. 임진왜란으로 전소된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고종은 생활공간으로 궁 북쪽에 건천궁을 지어 명성황후와 기거하였으며, 휴식공간으로서 건청궁 바로 앞에 있는 연못 향원지 중간에 육각형 정자 향원정(香遠亭)을 건립하였다. 향원정은 향기가 멀리 퍼지는 정자라는 뜻이다.

북악산을 배경으로 하면서 경복궁 후원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 놓여있는 향원정은 경회루와 함께 경복궁의 상징적 대표 건물이며, 특히 명성황후의 비극을 상기시켜 주는 우리 민족 모두의 보물이다.

나는 내가 찍은 경복궁 사진들에다가 6,25전쟁중 9,28 서울수복 당시 중앙청에 태극기가 걸려지던 장면 등과 함께 명성황후의 사진 및 시해와 관련된 역사적 자료들을 모아서 동영상을 만들었으며, ‘경복궁 트라우마’라는 제목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