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통해 소통하면서 마음속 풍경을 바꿔놓은 ‘오늘전’
그림을 통해 소통하면서 마음속 풍경을 바꿔놓은 ‘오늘전’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7.02.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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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미친 미술쟁이 11인의 전시,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려

‘미치지 않고서는 이루지 못한다’는 불광불급(不狂不及)의 의미로 뭉친 미술쟁이 11인의 세 번째 ‘오늘전’이 지난 23일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렸다.

‘오늘전’에 참여한 작가는 최재영 회장을 비롯해 권혁철, 심영숙, 장용주, 이준섭, 이혜영, 정승재, 박춘무, 한정혜, 백순진, 강은숙 등이다.

매주 토요일이면 화실에 모이는, 그림에 미친지 10여년이 넘는다는 이들은 기업의 CEO, 의사, 교수, 그리고 전문작가들이다. 이들은 남이 알아주던 말든, 자기 일에 도움이 되든 말든, 이리저리 재지 않고 뚜벅뚜벅 끈기와 노력으로 오늘을 준비해왔다.

▲ '오늘전'의 참여작가 작품으로 왼쪽밑에 있는 작품이 '오늘전'최재영회장의 'Festival'91x116cm Oil on canvas

타고난 기질이나 자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에겐 똑같은 그림이 없다. 각각 개인이 자기만의 스토리와 자기만의 생각과 자기만의 스타일을 그림을 통해 소통하면서 마음속 풍경까지 바꿔놓았다. 그러므로 이들의 미술작품은 보는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이들을 지도하는 이은규 선생은 “문화는 역사를 타고 흐르기 때문에 한 시대의 예술가는 자기체험이나 경험을 그림 속에 투영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환경에 관심을 두거나, 지인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거리를 걷거나, 꿈을 되새기면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것을 메모했다가 토요일이면 캔버스에 옮긴다” 고 말했다.

▲ '오늘전' 작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은 이은규 선생

화가는 자기가 느낀 정서를 화폭에 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작가만의 고유한 시간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감상자는 자기 시간을 내어 그림을 본다.  자기 체험과 과거와 경험을 그림 속에 투영시키면서 감상자 스스로 작품의 의미를 느끼며 정서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 그림을 보면서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아름다움의 조화'라는 것이 이은규 선생의 말이다.

▲ '오늘전'의 참여작가 백순진씨가 자신의 작품과 함께

이은규 선생의 말을 좀 더 들어보자. "시대를 초월할 수는 없지만 시대가치를 갖고 작업하는 요즘에는 캔버스에 머물지 않고 예술의 경계가 무너져 만화나 네고도 머지않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과거의 예술을 소생시킨다는 것이다.

다른 시대, 다른 문화로부터 양식과 이미지를 차용하기도 하고 갖가지 신화적 요소들을 작품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예술은 인간의 본성이다. 미학적 인간의 예술 본성을 잃지 않고 작품을 만들어야 진화하고 살아남는다."

‘오늘전’을 이끌어가고 있는 최재영회장은 멋진 삶을 위해서 자기만의 색깔을 입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건물이나 사물등에 자기만의 색깔을 넣어보는 것도 그림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 '오늘전'을 이끌어 가고 있는 최재영회장

어떤 색깔로 자기 삶을 꾸려 가느냐는 순전히 본인의 몫이지만 특히, 행정하시는 분들이 문화예술을 이해하고 느끼면서 도시의 색깔을 살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밝혔다. 최회장은 “역사에 기록된 도시에는 색깔이 있다. 색깔을 통해 얻어지는 정보가 우리생활을 지배할 정도다” 며 색의 아름다움을 예찬했다.

“결국 그림도 색의 조화로움에서 탄생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통해 삶이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오늘전'의 참여작가 권혁철씨가 자신의 작품과 함께

‘오늘전’ 참여 작가로 기성작가로 활동하는 장용주 화가는 “한때는 추상 대신에 대중성을 띄는 구상이 등장했다. 팝아트처럼 같은 대상을 여러 번 찍어 ‘다르게 재현들’을 선보였다"면서 "이젠 그림이 더 이상 특정계층의 전유물이나 사치품이 아니라 부담 없는 비용으로 문화소비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를 통해 작가와 감상자가 직접만나 작품과 예술에 대한 다양한 토론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전시장이다. 그런데도 아는 지인들이 전시장을 찾아올 뿐 일반 대중들이 찾아와 그림에 대해 물어보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 '오늘전'의 참여작가 장용주씨가 자신의 그림과 함께

동양화를 전공한 장용주 화가는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마음 속에 숨어있는 우리의 정서를 현대적이면서도 동양적이고, 과거모습에서는 현대적인 것을 찾아내면서 ‘허와 실’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학교수이자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승재씨는 표현주의적이면서도 자기의 감정이나 생각을 이야기하듯 그림으로 그려냈다.

▲ '오늘전'의 참여작가 정승재씨와 자신의 작품

2018년 동계올림픽을 맞아 개인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씨는 자신의 소설에 색감이야기가 많이 들어간다고 했다.

소설가 윤후명 선생의 제자이기도 한 그는 스승이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마땅히 제자도 그림을 그려야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림 그리는 일을 사랑한다면서 "그림 그리는 일은 소설쓰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오늘전' 참여작가 (사진제공 - 정승재교수)

'오늘전'은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오는 28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