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용적률 게임' 아르코미술관에서 재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용적률 게임' 아르코미술관에서 재현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3.0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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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7일까지 전시, 한정된 땅에서 만들어낸 건물들의 모습과 건축가들의 고뇌 담겨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에서 선보였던 <용적률 게임: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이하 <용적률 게임>)이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고스란히 재연됐다.

아르코미술관은 2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용적률 게임>을 공개했다. 이번 전시는 3월 3일부터 5월 7일까지이며 한국 사회의 심층에 자리잡고 있는 욕망과 한국 건축의 전선을 해부하면서 도시 중산층이 살고 일하는 다가구 및 다세대 주택, 근린생활시설 설계 시장에서 도전하는 건축가들의 모습을 집중 조명한다.

▲ 스티로폴 모형으로 선보인 건물들 (사진제공=아르코미술관)

'용적률'의 정의는 '필지면적에 대한 건물 바닥면적의 비율'로 '주어진 땅의 면적에서 얼마나 많은 건물을 짓고 싶어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 한정된 땅에서 건물이 어떤 형식으로 지어졌고 또 지어지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1층 전시실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을 재현했다. 전시물은 그대로지만 공간적 특성과 관객의 움직임을 고려해 배치를 다시 했다. 스티로폼으로 만든 36개의 실제 건물과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생각해낸 가상의 건물 모형이 중앙에 선보이고 실제 건물들과 그 건물이 위치한 거리의 사진, 건축가들의 디자인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수치, 항공사진, 다이어그램 등이 전시된다.

▲ 건물들과 주변 모습을 담은 사진들 (사진제공=아르코미술관)

2층에는 베니스비엔날레에는 없었던 전시로 각각의 건물을 만든 35명의 건축가들이 건물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는 각각의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1층 전시를 보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2층 전시실에서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김성홍 예술감독은 "용적률이라는 말이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대한민국의 웬만한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단순히 건축가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면서 "이 전시는 어떤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려하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이미 겪었던 일이었고 그렇기에 '한국은 지금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다"고 밝혔다.

▲ 전시를 설명하는 김성홍 예술감독

그는 "건축가들은 여러가지 요구를 하는 건물주들, 통제를 하는 정부 당국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주변과 조화를 이루고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 고층인 건물을 만들려는 건축가들의 고민이 깊다"고 밝히고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를 주목해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커미셔너를 맡고 김성홍 예술감독을 비롯해 신은기, 안기현, 김승범, 정이삭, 정다은 큐레이터가 공동으로 기획한 것으로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의 전체 주제인 '전선에서 알리다'에 대응한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