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국립민속국악원, 브랜드창극 '나운규, 아리랑' 시즌2
[공연리뷰]국립민속국악원, 브랜드창극 '나운규, 아리랑' 시즌2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7.03.07 2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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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을 대표하는 아리랑 6곡 중심으로 나운규의 삶 전개돼

국립민속국악원 박호성원장은 영화 '아리랑'을 소재로 현재를 살아가는 창극 배우의 이야기를 담은 브랜드창극 '나운규, 아리랑' 시즌2 공연을 지난달 23~25일 3일간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올렸다.

▲ 공연이 끝난후 총출연진이 관객에게 인사하는 모습

이 작품은 지난 2015년 ‘제1회 창극 소재 공모전’ 당선작이다. 1926년 개봉한 영화 ‘아리랑’은 이후 영화나 드라마로 다시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창극으로는 우리나라 최초로 국립민속국악원에서 대형 창극으로 발전시켰다. 창극은 서양의 오페라처럼 판소리를 무대화시킨 새로운 형태의 극음악이다.

작품은 식민지시대 고통 받는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영화 ‘아리랑’과 그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 주인공을 맡은 나운규의 삶을 담아냈다. 작품의 하나는 과거 나운규의 삶과 비슷한 궤적을 살고 있는 창극배우 나운규의 삶이고, 다른 하나는, 영화 아리랑을 창극으로 개작한 작품이 공연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 나운규역 창극단 김대일 (사진제공 - 국립민속국악원)

아리랑은 입에서 입으로 이어져 온 한국을 대표하는 노래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는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로, 1926년 나운규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과 감독까지 맡았던 ‘아리랑’영화의 주제가로 불리면서 우리에게 더 친숙하게 알려졌다.

1926년 서울 단성사에서 개봉된 흑백의 무성영화였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막이 내리면 아리랑을 따라 부를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나운규는 실성한 대학생 영진으로 출연했다.

▲ 나운규역 창극단 김대일 (사진제공 - 국립민속국악원)

극중 그의 친구 현구와 영진의 여동생이 사랑에 빠지지만 친일파 기호가 여동생을 겁탈하려고 하자, 영진이 낫으로 기호를 죽이고 일본 경찰에 잡혀가는 것이 당시 ‘아리랑’영화의 줄거리다. 잡혀가는 영진을 보내며 마을사람들이 아리랑을 불렀다.

'나운규, 아리랑' 시즌2에서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아리랑으로 구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해주아리랑, 상주아리랑을 중심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무대를 표현해 자연과 인생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모두 4개장으로 구성해 영화인 나운규의 삶과 영화 ‘아리랑’줄거리가 창극으로 재현됐다.

▲ 공연모습으로 아내에게 윽박지르는 나운규 (사진제공 - 국립민속국악원)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어온 ‘아리랑’을 창극으로 판소리 다섯 바탕에 기반을 둔 '나운규, 아리랑' 시즌2는 과거 나운규의 삶에만 그치지 않고, 오늘날 진정한 예술의 의미를 묻는 시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게 한다.

▲ 공연모습으로 미쳐있는 최영진 (사진제공 - 국립민속국악원)

‘연출가 정갑균씨는 이번 공연에 대해 “창극의 모양새를 갖춰 나가는 그 발판을 구축하고 두 번째는 1926년경 일제강점기 시대에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 큰 예술적 가치와 감동을 자아냈던 영화 ‘아리랑’을 계승 발전시키고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예술가들의 자화상을 통해 이 시대에도 그 가치가 빛을 발해야 한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했다.

▲ 공연모습 윤현구와 최영희가 사랑에 빠지는 장면 (사진제공 - 국립민속국악원)

이 두 개의 이야기는 교차되거나 동시에 전개되어, 두 이야기의 주인공이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 경계가 무너졌다. 일제강점기인 1926년 제작된 흑백무성영화로 일제의 토지수탈로 지주와 앞잡이들의 횡포가 극심한 시대에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영화지만 원본필름이 없어진 상태다.

▲ 공연모습으로 벙어리삼룡이 장면의 보화 최영희 (사진제공 - 국립민속국악원)

창극은 판소리의 극적인 성격을 강조하여 듣는 것을 넘어 ‘보고 듣는’ 종합적인 무대예술이다. 판소리의 가사와 가락을 그대로 살려서 부르기도 하지만 새로운 이야기에 가락을 붙여서 창작창극을 만들기도 한다. 이번 공연을 통해 창극도 오페라처럼 음악, 연극, 무용, 의상, 예능의 융합으로 무대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 공연모습으로 순사에게 끌려가는 최영진 (사진제공 - 국립민속국악원)

창극의 힘은 소리에서 나온다. 그러나 ‘나운규, 아리랑’시즌2에서 보여준 무대는 많은 아쉬움을 주었다. 자연발생적인 소리가 기본인 아리랑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너무 많아 무대가 다소 산만해보였다.

▲ 공연모습인 살풀이장면 (사진제공 - 국립민속국악원)

음악적인 효과는 좋았지만 무대중앙에 설치된 시계는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의 간극을 메우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었다. 또한 나운규라는 예술가의 고뇌와 슬픔과 좌절에 대한 절실함만을 보여주었다면 훨씬 집중도가 좋았을 것이다.

▲ 공연모습으로 나운규의 장례식 (사진제공 - 국립민속국악원)

영국의 한 문예비평가는 “살아 있는 문화는 한 특정한 장소나 시기 속에서 살아가고 경험하는 문화로 이 문화에 대해 완전히 인식할 수 있는 사람들은 실제로 이 감성구조 속에서 살아간 이들뿐이다”라고 했다. 아리랑은 여전히 우리민족의 감성을 움직이게 한다.

▲ 국립민속국악원 박호성 원장

2016년 국립민속국악원이 제작했던 창극 '나운규, 아리랑'시즌2 연출에는 정갑균, 극본 최현묵, 작편곡 황호준, 안무 복미경, 주요 출연진은 창극단 김대일, 정민영씨가 나운규역을 맡았고 그 외 기악단, 무용단, 사물단의 단원들이 무대에 올랐다.

'나운규, 아리랑'시즌2는 오는 3월 24일과 25일 양일간 제주아트센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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