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에너지로 전환할 방법은? '두산인문극장 2017:갈등'
갈등을 에너지로 전환할 방법은? '두산인문극장 2017:갈등'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3.1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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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4개월간 공연 전시 영화상영 강연 등 통해 '상상력 만나는 자리' 펼쳐

두산아트센터의 기획 시리즈 '두산인문극장 2017:갈등'이 오는 20일부터 6월 17일까지 진행된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과학적,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자리'를 표방하는 두산인문극장은 4개월간 사회학과 인문학 등 각 분야의 강연자들을 초청해 주제와 연결된 강연, 공연, 전시, 영화상영을 진행하는 행사로 2013년 '빅 히스토리:빅뱅에서 빅데이터까지'로 시작해 '불신시대'(2014), '예외'(2015), '모험'(2016)을 거쳐 올해는 '갈등'을 주제로 잡았다.

▲ (왼쪽부터) <목란언니> 김은성 작가와 전인철 연출가,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안은미 무용가, <죽음과 소녀> 양종욱 배우, <생각은 자유> 김재엽 연출가

올해 두산인문극장은 공연 4편, 전시 1편, 강연 10회, 영화 3편으로 구성됐다. 이 중 공연 4편의 경우 1편의 신작 공연과 3편의 레퍼토리 공연으로 구성됐는데 이는 두산아트센터 재개관 10주년 기념으로 그 동안의 인기 공연을 다시 상연하는 행사의 연장선상으로 이뤄진 것이다.

시작은 오는 25일과 26일 양일간 열리는 안은미 무용가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다. 지난 2011년 두산아트센터와 안은미컴퍼니가 '한국인의 몸과 춤'에 대한 리서치를 통해 처음 선보인 이 작품은 할머니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막춤'을 추는 컨셉으로 이를 통해 소박하지만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면서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큰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는 "갈등의 출발점은 몸 자체인 것 같다. 일종의 '기조공연'으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몸의 움직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고 이 작품의 안무를 맡은 안은미는 "기본적인 언어인 춤을 우리는 '저속하다, 천하다'는 이유로 가둬놨고 이 때문에 춤을 추고 싶어하는 본능과의 마음 속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이 작품과 '갈등'의 관계를 설명했다.

▲ 두산인문극장 2017의 첫 공연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

지난 2012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 동아연극상 희곡상 등을 받은 연극 <목란언니>(3.28~4.22)와 2014년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받은 연극 <죽음과 소녀>(5.2~5.14)도 두산인문극장에서 다시 선을 보인다. 

<목란언니>를 쓴 김은성 작가는 "남북관계를 정면으로 다루기보다 (극을 본 이들이) 북에서 온 사람을 이야기하고 통일을 한두번 정도 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썼는데 5,6년이 지났는데 상황은 더 안좋아진 것 같다. 기쁜 일은 아니지만 작품의 시의성이 아직도 살아있다고 생각해 작가 입장에서는 위안이 된다"고 밝혔다.

전인철 연출가는 "초연을 했던 2012년과 재공연을 했던 2013년의 대통령이 달랐다. 초연 때 유신 정권 이야기나 남한 정치 상황 이야기가 나올 때는 관객들이 웃었는데 재공연 때는 관객들이 다 긴장을 하더라. '김정은 만세' 대사가 나오자 욕을 하며 달려드는 남자 관객 때문에 극이 중단된 일도 있었다"면서 "관객들이 어떤 얼굴로 이번 연극을 보게 될 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작 공연으로 김재엽 연출가의 연극 <생각은 자유>(5.23~6.17)가 선보인다. 전작 <검열언어의 정치학:두 개의 국민>을 통해 권력의 '문화검열'을 직접 비판한 김재엽 연출가는 이번 연극에서 독일 베를린에서 1년을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의 문제로 대두된 난민 문제를 대한민국의 문제로 끄집어낸다.

그는 '연극에 다큐멘터리 기법이 많이 등장한다'는 질문에 "용산 참사를 다룬 연극을 공연해 호평을 받았지만 사회 문제를 단지 소재로만 삼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성찰한 것을 이야기해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제 이야기부터 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연극 <목란언니> (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

한편 4월 12읿부터 5월 27일까지 두산갤러리에서는 기획전시로 샌정과 홍범, 두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또 하나의 기둥>을 마련한다. 회화의 근본적인 의미를 탐구하며 개인의 사유의 과정을 그림에 담는 샌정의 회화와, 공간과 장소의 기억을 바탕으로 드로잉, 영상, 설치작업을 하는 홍범의 설치 작품이 선보인다.

이와 더불어 행사 기간 중 10회의 강연 행사가 열리며 영화 <무산일기>(박정범 감독), <밀그램 프로젝트>(마이클 알메레이다 감독), <대답해줘>(김연실 감독)가 상영된다.

두산아트센터와 함께 기획을 맡은 문학과지성사의 주일우 대표는 "지난해 중반에 '갈등'이라는 주제를 미리 정했고 올해 여러 가지 형태로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를 것이란 예측을 실제로 했다"면서 "갈등을 생산적인 에너지로 전환할 방법은 무엇인가 고심하며 프로그램을 짜고 배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