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세상을 보는 창] 전략적인 교육(8)/탈대학 선언
[예술가의 세상을 보는 창] 전략적인 교육(8)/탈대학 선언
  • 유승현 도예가 /심리상담사
  • 승인 2017.03.30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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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현 도예가 /심리상담사

지난 휴일 시립도서관에 다녀왔다. 읽어야 할 책이 있어서 단시간 집중이 필요하던 차에 다녀온 도서관은 학생들로 붐볐다. 새 학기가 얼마 안되었는데 벌써 시험준비중이냐 물으니 한학생이 특목고 준비중인데 새벽 특강하고 숙제하러 왔다고 한다. 꿈이 뭐니 물으니 일단 좋은 대학을 가야 생길 것 같다는 말을 남긴다.

한참 친구들과 놀고 싶을 시기에 혼자 와서 공부하고 기특하다고 칭찬했지만 어딘선가 놀고 있을 내 아이와 절묘하게 비교하는 필자다. 부모교육 강연에 가서는 이제 사교육은 줄이자고 해놓고 내 아이는 스스로 잘해주기를 바라는 교육현실과 양육 철학은 늘 괴리감이 있다.

내 아이는 초등학교를 다닐 때 학습에 관련한 학원을 보내지 않았다. 예체능계열 교육과 독서비 문화생활비도 적은 지출은 아니었기에 일반적인 서울 살이로 사교육비는 부담도 되었거니와 어린 시절은 좀 놀아야 한다는 지론이 있었기에 중등이 되어 스스로 학원을 가고 싶다는 아이의 말이 나올 때 까지 실컷 놀렸다.

허나 아차 싶었다. 뒤늦게 간 학원은 이미 선행학습이 과해져서 같은 학년 같은 수준의 반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곳마다 똘똘한 아이를 왜 이리 방치했느냐며 부모의 자존심에 자극을 줬다. 후배들과 공부하기는 싫고 특강으로 보충을 하는 것도 버거운 아이를 붙들고 집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결과는 앙숙이 되어버릴 뿐, 사실 교과서에 의존한 학교교육은 아닌 것 같았다.

주요 과목은 학생들이 학원을 다니는 것을 염두한 공교육과정 같다. 깊은 사고력을 요한다지만 많은 반복과 선행이 없으면 힘들고 학원의 족집게교육이 필요 한건지 결국 돈을 써야 하는 것인지 제발 학원으로 배워라 소리가 절로 나왔다.

처음에는 힘들었던 아이가 학원에 다니더니 평균점수가 오르긴 했으나 사춘기가 시작되자 인성에  제동이 걸렸다. 성적에 대한 자신감이 붙으니 학교 교사들을 우습게 여기는 언어를 사용하고 학원은 가도 학교는 무시하는 친구들도 보인다.

남의 돈(부모)을 쉽게 쓰고 성적만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시험기간이라도 되면 왕자처럼 떠받들어 주기를 원한다며 엄마들이 넋두리를 한다. 집에 와 온갖 짜증을 내도 다들 받아주고 참는다는 것이다. 공부하다가 지쳐서 안한다고 할가봐 곧 대학 가는 데 좀 참자는 분위기인것이다. 못 참는 부모는 악담으로 정서를 헤치고 미안해서 용돈을 쥐어주든 게임시간을 늘리든 악순환이다.

대학을 향해 미리 전략을 짜는 부모가 상당수가 있다는 것. 고교진학도 내신과 대입을 위해 선택하고 먼저 성적을 따져보고 나서야 특성화고교로 진학시켜 취업으로라도 연결시키니 모든 것이 입시위주 취업위주다. 심지어 일반고를 가면 루저 소리를 듣는다는 기사를 본적도 있다.

과정 중심적인 교육을 중요시하는 교육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현세대의 상과위주 교육에 회의감을 갖게 된다. 어쨌거나 성적만 나오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이기적인 아이들까지 접하면서 쉽게 오를리도 없거니와 보이지 않은 것의 가치를 간과하지 않으려 필자는 애시당초 탈 대학을 선언했었다. 

대학은 꼭 안가도 된다. 공부한다고 학원간다고 힘들다고 할 때 절대 아이들 눈치를 보는 부모가 되어서는 안된다. 탈대학을 선언하고 나니 부모로서 자신이 붙었다. 학원숙제 운운하며 방에서 나오지 않는 아이보다 한집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할 일을 하라고 권했다. 쓰레기 분리수거와  양말과 교복세탁은 스스로 하라고 했다. 안건이 있으면 가족회의를 거치고 각방에 있다가도 저녁 10시면 온가족 티타임을 갖는다.

요즘 아이들이 심신이 지치고 공부하기 힘든 건 사실이지만 중요한 가치를 놓치면서까지 그것을 강행 할 이유는 없다. 성적 우월주위 스팩위주가 이 사회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학창시절은 교우관계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좀 놀려야 한다. 긍정적인 사회관계성을 형성할 시기에 모든 친구가 라이벌이 되어가고 스승을 신뢰할 수 있는 기회를 사교육시장에 놓쳐 버리면 안된다.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감이 불성실함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일차적인 문제로 보면 안된다.

성적으로 평가하는 기간은 단기적이나 그 시기에 형성될 가치들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평생 장기적으로 사용할 것들이다. 대학은 인생에 있어 중요한 단계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증명서 한 장으로 좌우되기에 안타깝다는 것이다.

중고대학생까지 좀 배우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좀 가르쳐야 하는 곳 아닌가? 책이 답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그 감추어진 메시지를 찾는데 주력해야 할 시기다. 대학이 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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