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성, 오늘의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결정적인 키워드"
"시대성, 오늘의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결정적인 키워드"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4.0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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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출간, '동주' '나 , 다니엘 블레이크' 최고의 영화 선정
▲ <201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사진제공=도서출판 작가)

영화평론가, 문화예술인 100명이 선정한 영화와 그 평을 소개하는 <201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이하 <오늘의 영화>)가 도서출판 작가에서 나왔다. 올해로 열두번째를 맞는 <올해의 영화>에는 한국영화 10편과 외국영화 11편, 총 21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김홍준, 달시 파켓, 오동진, 김시무, 유지나, 전찬일, 황진미 등 영화평론가와 시인 공광규 김이하 손정순, 박재동 화백, 이도우 화백, 이장호 감독 등 문화예술인 100명이 선정한 최고의 작품은 한국영화는 이준익 감독의 <동주>, 외국영화는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다. 

시인이자 문화잡지 '쿨투라' 편집인이며 이 책의 기획위원인 손정순은 <동주>에 대해 "'동주' 현상을 현재형으로, 실천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가장 기여한 주인공"이라고 평한다.

그는 "역사 앞에서 자신의 책임을 통감했던 동주(강하늘 분)가 최근 불안했던 정국과 맞물리면서 젊은 충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취준생으로 패배와 좌절을 끊임없이 되풀이해온 그들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반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영화 속 동주가 바로 '불안한 정국을 사는 현재의 젊은이'의 모습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70여년이라는 시간 이전의 이야기가 말이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선정 역시 '시대성'이 작동한 케이스다. 물론 이 영화는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기에는 어려운 '다양성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영화로 선정됐다.

▲ 최고의 한국영화로 선정된 <동주> (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이현우 서평가는 "내용과 형식 모두 정의로운, 영화로 인권운동을 하는 영화다. 포기와 수치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존엄을 지키고자 했던 그의 마지막 말이 쟁쟁한 여운으로 남긴다"라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역시 이 책의 기획위원인 전찬일 평론가는 서문에서 "2017 오늘의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시대성'"이라고 정의했다.

실제로 선정작을 보면 한국영화의 경우 평론가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홍상수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김기덕의 복귀작 <그물>, 지난해 최고의 문제작으로 떠오른 <비밀은 없다>가 사라진 대신 '박카스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죽여주는 여자>, 위안부 소녀들의 이야기를 전한 <귀향>,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0년 국회의원 선거 유세를 따라간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가 올라있다.

외국영화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나 2015년 칸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사울의 아들> 등이 사라진 대신 마이클 무어의 <다음 침공은 어디?>를 비롯해 <오베라는 남자>, <트럼보>, <헝거> 등이 선정 목록에 올랐다. "이들 영화를 품게 한 결정적 요인이 시대정신 아니고 그 무엇이 존재하는가?"라고 이 책은 설명한다.

이 책에는 21편의 영화평과 함께 최고의 한국영화로 선정된 <동주>의 이준익 감독과 전찬일 평론가가 나눈 대담도 담겨있다.

그의 대담에도 '시대성'이 담겨있다. "<동주>의 텍스트 안팎을 자유롭게 오가며, 원심적으로 뿜어 나오는 필름메이커 이준익의 시대정신은 가히 압도적"이라는 게 <오늘의 영화>가 내린 평가다. 이준익 감독의 솔직함이 묻어난 말들을 대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최고의 외국영화로 선정된 <나, 다니엘 블레이크> (사진제공=영화사 진진)

<오늘의 영화>를 펴낸 도서출판 작가 측은 "단순한 앤솔러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연대해 '문화예술운동'의 실천적 차원을 의도하고 있다"면서 "이 작은 시도가 동시대 문화의 중핵(中核)과 조우해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여린 물줄기들이 꾸준히 연대해 나가 언젠가 세계 영화사에 '한국영화'라는 사조가 만들어지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내포의 심화와 외연의 확대'. 이것이 <오늘의 영화>가 가고 있는 길이다.

천편일률적인 '올해의 영화' 기사에 식상해있는 이들이라면 새로운 시각으로 한 해 영화계를 결산한 이 책의 이야기를 주목해도 될 것이다. 신국판 256쪽, 값 1만4천원. 

 

<2017 '작가'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한국영화 : <동주>(이준익 감독), <곡성>(나홍진 감독), <귀향>(조정래 감독), <무현, 두 도시 이야기>(전인환 감독), <밀정>(김지운 감독), <부산행>(연상호 감독), <아가씨>(박찬욱 감독), <아수라>(김성수 감독), <우리들>(윤가은 감독), <죽여주는 여자>(이재용 감독)

외국영화 : <나, 다니엘 블레이크>(켄 로치 감독), <다음 침공은 어디?>(마이클 무어 감독), <라라랜드>(데이미언 셔젤 감독),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설리:허드슨강의 기적>(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오베라는 남자>(하네스 홀름 감독), <자객 섭은낭>(허우 샤오시엔 감독), <칠드런 오브 맨>(알폰소 쿠아론 감독), <캐롤>(토드 헤인즈 감독), <트럼보>(제이 로치 감독), <헝거>(스티브 맥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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