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박용구,새로운 예술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던 예술인"
[현장에서]"박용구,새로운 예술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던 예술인"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7.04.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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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구 평론가 1주기 '박용구를 기억하는 어깨동무 모둠 잔치'

지난해 4월 6일 타계한 예술평론가 박용구(1914~2016)를 기리는 '박용구를 기억하는 어깨동무 모둠 잔치'가 그의 기일이었던 지난 6일 오후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박용구 평론가는 1940년부터 평론 활동을 시작해 1948년 최초의 음악평론집 <음악과 현실>을 발표했고 1967년부터 예그린악단의 단장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인 <살짜기 옵서예>를 기획하고 발레 <백조의 호수> 전막 공연을 초연하는 등 종합예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와 공연을 기획했다.

또한 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 시나리오를 만들었고 안은미의 <심포카 바리>, <춘향>,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 <심청> 등 무용대본을 집필하는 등 꾸준한 무용 및 음악 평론과 신작 발표로 한국 문화계를 주도했고 지난해 4월 6일 향년 10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 '박용구를 기억하는 어깨동무 모둠 잔치'에 참석한 예술인들

이상일 평론가는 "한국의 유일한 지성인으로 (그를) 모셨다. 그는 한국의 전통을 예술 비평의 출발점으로 여겼고 항상 새로운 예술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그를 회고했고 이순열 평론가는 "반항아라는 생각이 들어 그에게 끌린 것 같다. 그의 뒤를 이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는 추종과 인기를 바라지 않았다. 자기 세계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용구 평론가의 절친이었던 작곡가 김순남의 딸인 방송인 김세원은 "돌아가시기 전까지 매년 세배를 드렸다. 끊임없는 호기심이 장수의 비결이었던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함께했던 추억을 이야기했고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그래 열심히 해'라는 말이 생각난다. 예술가는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한다는 것을 알려주신 분이셨다"라고 그를 회상했다.

▲ 홍신자 무용가의 추모 공연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지난 2013년 5월 국립극장에서 열린 <심청> 공연을 마친 뒤 무대 뒤에서 단원들을 격려하는 박용구 평론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그는 당시 99세의 연세임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여러분의 기량이 좋아져서 감개무량했다"는 내용의 말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홍신자 무용가가 추모의 뜻이 담긴 춤을 선보였고 배우 박정자는 박 평론가가 쓴 <어깨동무를 해야 살아남는다>의 한 대목을 낭송했으며 이종덕 전 충무아트홀 사장, 손진책 연출가, 육완순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 등 문화 인사들이 모여 고인과의 추억을 더듬었다.

▲ 배우 박정자가 박용구 평론가가 쓴 글을 낭송했다

또한 <음악과 현실>, <20세기 예술의 세계> 등 고인이 남긴 책자와 스케치, 육필원고 등이 전시됐다.

한편 '이 행사를 주최한 박용구 1주기 추모행사 운영위원회'는 오는 30일 <박용구 예술평론집>을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