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의 비평의 窓] 새로운 오페라를 향한 힘찬 도약을 준비하면서
[탁계석의 비평의 窓] 새로운 오페라를 향한 힘찬 도약을 준비하면서
  • 탁계석 평론가
  • 승인 2017.04.19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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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70주년을 비라보는 평론가의 시각(視角)
▲ 탁계석 평론가

하나로 뭉쳐 세계오페라 중심국으로 뻗어가야

1948년 명동 시공관의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공연을 기점으로 내년 2018년은 대한민국 오페라가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어느 한순간도 평탄하지 않았을 질곡의 역사를 헤쳐 온 우리 오페라는 성악인들의 뜨거운 열정과 투지, 희생, 오페라단장님, 창작자들의 고뇌가 그 원동력이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겪은 숱한 시행착오와 경험, 성취의 작업과 노하우를 오페라 70주년 이란 용광로에 녹여야 할 순간이 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를 단단히 준비를 하려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에 이 자리에 참석하신 성악계 원로님들을 비롯해 많은 오페라 관계자, 음악인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우리가 해야 할 일, 우리가 했으면 하는 오페라의 꿈은 이미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것들입니다. 새삼스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에도 많이 토론화되었고 실행을 눈앞에 두고 번번이 흐트러진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 원인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개인기(個人技)는 탁월했지만 팀웍에 실패하면서 오페라의 종합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뼈아픈 기억입니다. 우리가 이를 극복해 향후 새로운 오페라 70주년에는 기필코 새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가장 늦게 완성된 지하철이나 아파트가 가장 편리하고 쾌적하듯, 수정, 보안을 해서 우리 오페라를 ‘국제표준’에 맞게 시스템을 만들고 매뉴얼에 의해 움직이는 예측 가능한 오페라, 즉‘오페라정책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오페라70주년기념사업회 창립 선포식

공동의 연구를 통해 오페라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공존의 리더십을 기르며, 예산 정책당국과도 소통하면서 하나씩 현실화시켜 나가야합니다. 급속하게 변하는 제4차 산업시대와 오페라의 관계를 조망하는 등의 관심도 필요합니다.

때문에 사회 변화를 새로운 시각(視角)에서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고 , 그 구체성을 담기위한 절차의 존중, 합리적인 의사 결정으로 오페라界에 새로운 질서가 세워졌으면 합니다.

간략하게 몇 가지 대안(代案)을 제시하자면,

첫째, 본고장의 오페라극장시스템을 갖추는 본격적인 오페라시대를 열었으면 합니다. 지금의 현실에서 가능한 최대한 접근치를 뽑아 이를 새 정부정책에 반영시켜야 합니다.

둘째, 성악가들의 빅데이터(big data) 활용입니다, 스포츠에서는 이미 빅데이터에 의해 구단과 선수의 관리가 실용화에 들어가 있습니다. 국재무대에서 뛰고 있는 오페라 가수들과 우리 가수의 직업오페라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의 개선과 정부의 기초임금에도 못미치는 예술가의 저임금 문제를 풀기위한 사회적 동의가 필요합니다.

셋째, 이를 위해 국립오페라단의 위상을 바르게 정립하고 정상운영 체제로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넷째, 국립과 민간오페라단의 상생(相生) 협업(協業)이 말에 그치지 않도록 상설 토론과 역할 관계를 긴밀하게 조율해야 합니다.

다섯째, 창작산실을 살려 한국오페라 명품(名品)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개척을 위한 다단계의 수출 전략과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여섯째, 연출, 무대, 의상, 무대미술, 제작, 지휘, 성악, 오케스트라, 작곡 등 오페라의 종합인프라의 모든 요소들과 기술력이 선순환 구조의 생산성을 갖도록 신선한 오페라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통합적인 시각과 전국의 공연장 네트워크와의 연결 필요성입니다.

일곱째, 그간 뮤지컬이 만든 관객들이 오페라로 넘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 관리와 마케팅을 연계, 구걸식의 오페라 스폰서 받기가 아니라 당당하게 기업의 좋은 투자 대상임을 알리고 이를 위해 상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선정된 경쟁력의 오페라단체를 중심으로 펀드 등 투자자본이 유입될 수 있도록 전문기술 인력의 도움도 필요합니다. 아울러 오페라산업으로서의 시장 가능성도 열어 두고 동남아를 우선적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도 세워가야 할 것입니다.

아는 것 보다 실행하는 합리적 인식의 지평을 넓혀가야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이지만 실행에서 서툰 것은 자기 이익에 너무 앞선 결과가 아닐까합니다. 오페라계가 더 이상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愚)를 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새삼, 개인 혼자서 경쟁력을 갖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 한계성은 너무 빠른 속도와 장르의 융합 등 오페라가 매력적인 것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치열한 전쟁을 치러야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시스템화하지 않을 수 없는 극적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관객을 위해 규칙을 지키며 겸손함과 아량이 당장의 수치로는 환산되지 않겠지만 적은 예산의 증액보다 더 중요한 오페라 발전의 덕목이 아닐까 합니다.

험난하게 걸어온 오페라 70주년이 세계 오페라 중심국이란 영광의 길로 가려면 오랜 세월의 축적을 통해 얻은 것들이 새롭게 잉태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해서 오페라 70주년이 우리 오페라를 바르게 세우는 새 출발의 원년(元年)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