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적폐(積幣)청산, '내 집 앞 내가 쓸기'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積幣)청산, '내 집 앞 내가 쓸기'처럼
  • 탁계석 평론가
  • 승인 2017.05.1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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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합창단, 서울시합창단 지휘자 누가? 어떻게 뽑아야 하나?

계파주의 자기 사람 심는데 公募(공모)가 공모(共謀) 당하지 않아야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열리면서 연일 파격이다. 권위를 내려놓는 脫(탈)권위의 실행 버전들이 크게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꽉 막혔던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서도 예전엔 상상하지도 못했던 구석구석 사각(死角)에 투명하고 공정한 햇살이 드는 것은 분명 신선한 출발이요 희망이다.

그럼 우리 문화계는 적폐 청산을 어떻게 해야 하나? 범위를 크게 좁혀 샘플링 기법 차원에서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어떨까? 오는 7월 임기 만료의 국립합창단과 서울시합창단 등 예술단체장을 뽑을 때 인사 잡음을 최소화하고 모두가 공감하는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합창계 지휘자들이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조찬모임에서 한국합창의 바람직한 진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국립합창단의 경우 그동안 원로지휘자가 지휘자 낙점(落點)을 위해 막후 실력을 행사해 왔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때문에 공적도 많지만 합창계를 사당화(私黨化)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합창계의 해묵은 계파주의는 적폐積幣) 중의 적폐(積幣)이지만 지금껏 고쳐지지 않았다. 누가 제 목숨 던져가며 환골탈퇴를 요구할 것인가. 개인이 그런다고 되지도 않을 것이란 패배감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런 패배주의는 기득권 세력들이 여론이 끓었다가 이내 식는다는 것까지 고려해 무소불위의 밀실 권력을 휘둘러 왔다.

이 관행은 대(代)를 물려 기법(技法)이 전수(傳受)되어 지금은 거의 합창계가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갈 때가지 가보자는 식이거나 ‘그들만의 리그’로 30~40년을 흘러 오다보니 한국합창이 다양성과 전문성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 때문에 일부 총명한 지휘자들은 더 늦기 전에 공공합창을 털고 지금의 지원금을 나누어서 건강한 프로를 만들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로써 일자리를 지금의  몇 십배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력없는 지휘자일수록 로비력 탁월해 합창계가 역주행

합창을 못하는 지휘자일수록 주특기가 정치적인 로비나 머리회전이 빨라 순수 음악가들은 꽁무니에 세우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지 않은가. 국민세금으로 역주행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협조적인 방해를 하는 것이 공무원들이요, 문체부라는 것이다. 정치성향으로 캠프와 연계 하는 등 악화일로는 가는 것은 공공예술이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함을 지적한다.

공무원들이 내부사정을 잘 모르니까 제 1차로 묻는 것이 ‘국립합창단’이나  '서울시합창단'인데 여기서부터 첫 단추를 잘못궤는 실수가 일어난다. 때문에 이제 공모(公募)를 공모(共謀)하거나 전화를 돌려 카더라~ 통신으로 인물 검색을 하다간 담당자갸 귀양살이(?)를 해야 할지 모르는 분위기다. 이제 합창노조도 아닌 지휘자를 편의적으로 끌여 들이는 방식으론 합창단 존립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인식을 고쳐야 할 줄 안다.

▲수원 경기장에서 천명의 시민합창단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합합창을 하는 모습

세상이 바뀌고 물이 많이 바뀌겠지만 그래도 오래된 습관이란 하루아침에 고쳐지지 않는 법이다. 김유신이 자기 말을 칼로 목을 베어버리듯 냉철한 이성으로 공모 절차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기 바로 지금이다.

합창계 내부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내부 지휘자들이다. 기득권과 현장의 비득권이있지만 공무원은 개인과 소통하지 않는 권위적 습관때문에 한계성 극복하지 못하고 되풀이만 해왔다. 안봐도 비디오인 인사 흐름을 이들만 모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우선 합창계 내부에서부터 모범 답안을 만드는 토론 과정이 필요하다. 모집 절차를 형식적으로 하루만 살짝 인터넷에 올렸다 내리는  눈가리고 아웅도 상부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공무원시스템에서는 거부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휘자 선임 공고는  3개월 전에 합창인들이 모두 아는 정보란(합하세 카페)과 시립합창단 게시판에 올리고 접수자의 순서대로 바로 알게 해서 공모해서는 안되겠다 싶은 사람이 지원해서 행정력 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합창계에서 제일 센 사람이 1번으로 신청하면  급(級)이 안되는 사람들은 아예 신청을 하지 않도록 해서 무투표 당선도 되는 게 예술계에선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런 것을 밀실 낙하산을 하니까 지난번 여성 국립오페단장처럼 듣보잡이 출현해 얼마나 세상을 갈등과 혼돈으로 시간을 낭비했는가.

공모 절차, 심사에서 선진 기법 도입해야

턱도 없는 인물들이 공모에 내지 않도록 하는데 접수 순서대로 공개하는 것은  장점이 있다. 불필요한 권위주의 보다 시장 경쟁 논리를 따라야 실력으로 가야 투명성이 확보된다. 이렇게 되면 지역 시장(市長)이나 도지사가 낙하산을 내릴 수 없게 되고, 공무원도 상부의 지시로부터 좀 자유로울 수있지 않겠는가.

또 자연스럽게 합창계 내부에선 하마평의 리뷰가 붙어야 한다. 좋은 합창 지휘자란 리더십의 경륜도 있어야 하고, 지휘 능력과 성향, 지역 안배, 무엇보다 평소의 인품, 평가 등이 빅데이터에 있어야 한다. 합의추대 같은 형식도 과감하게 도입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환경이 예술에는 필요하다.

당연히 공개된 장소에서 토론과 의견을 듣고, 또 영상을 외국 지휘자 심사위원에게 보여 평가를 합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짜박사인줄 번연히 알면서도 공무원 인사 형식 요건에서는 버젓히 힘을 발휘하는 서류상의 모순도 극복해야 한다, 독일의 경우 일체의 서류가 없이 실기와 질문을 통해 뽑지 않는가.

 

심사위원을 자기 편으로 심는 것은 가장 고전(古傳)의 수법이다., 지금도 가장 많이 쓰이는 눈속임 테크닉이다. 때문에 사담(私談)이지만 현장 평론 40년인 필자가 합창지휘자 심사를 해 본 적은 거의 없다, 때문에 이번부터는 노하우를 통털어서라도 각 지휘자들의 움직임을 실시간 파악해 해당공무원에게 상황을 알리고 잘못 간다면 ‘미스킴 네비게이션’ 역할을 해서라도 경로 이탈 경고 메시지를 날리려고 한다.

우리는 과거 청와대 신문고마저 찢어진 북인 것을 다 안다. 신고하면 해당 부서로 다시 되돌아가는 시스템이어서 화(禍)만 나게 했던 것이다. 합창계 적폐청산은 적어도 김영삼 대통령 시절 ‘하나회’ 척결하듯이 해야 한다. 얽히고 설킨, 짜고치기 구조를 확 깨트리지 않는 한 한국합창은 더 이상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첫 번째로 내세운 만큼 문화계도, 예술계도, 합창계도 모두 알고는 있으나 실행하지 않았던 내 안에 쌓인 먼지 털기에 나서야하지 않겠는가. 내 집 앞을 내가 청소하는 것은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의무가 아니겠는가.

<차기 국립합창단, 서울시합창단 지휘자로 거론되는 후보군들>

60~50대: 이상길, 이병직, 홍정표, 박치용, 홍준철, 이기선, 박창훈, 최홍민, 박영호, 차영회, 정승택, 강기성, 이민영

40대: 장윤정, 김순정, 김영해, 백정진, 김종인, 조지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