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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끌벌적 감동! 얼룩배기 황소의 30년만의 서울 나들이
제29회 정지용문학상에 김남조 시인, 12일 세종홀에서 열려
2017년 05월 14일 (일) 21:56:39 정영신 기자 press@sctoday.co.kr

‘詩끌벌적감동 30년’ 지용제의 서울나들이인 제 29회 정지용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12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렸다. 이날은 본 행사에 앞서 지용제를 전국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시상식과 역대 지용문학상 수상작품을 모은 작품집 발간 기념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한 것이다.

   
▲ 詩 '시계'로 제29회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김남조시인

정지용문학상은 충북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주최하는 지용제 행사의 하나로, 정지용 시인이 해금 조치된 1988년부터 시작해 올해가 30년째다. 이날 30주년을 기념해 서울 행사를 진행했지만 본 행사는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옥천에 있는 정지용 생가와 지용시문학 공원 일원에서 풍성한 내용으로 열려 방문객에게 향수(鄕愁)를 선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詩끌벌적 감동 30년'지용제에 참석한 문학인들

이날 서울행사에는 김영만 옥천군수를 비롯해 유재목 군의회 의장, 김승룡 옥천문화원장, 유자효 지용회장과 회원, 옥천 출향인, 전국 문학인 등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도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장영우 동국대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재능시낭송협회’에서 정지용 시 ‘별똥’을 합송으로 낭송을 시작으로, 오선숙씨가 ‘고향’을 ‘오월소식’은 김국화씨, ‘카페프란스’는 이주은씨, ‘풀랑몽’은 김경복씨, ‘유리창’은 이현정씨, 마지막으로 ‘백록담’은 합송으로 낭송해 참여한 문학인들을 시에 취하게 했다.

   
▲ 재능시낭송협회에서 정지용시인의 시를 낭송하고 있다

또한 김승룡 옥천문화원장의 대회사를 시작으로 유자효지용회장의 경과보고, 김영만옥천군수의 환영사, 유재목옥천군 의회의장의 축사,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축사로 이어졌다.

축하공연으로는 정순철 짝짜꿍 어린이합창단이 호수와 진달래를 부르고, 대중가요로 알려져 있는 ‘향수’는 성악가 박인수, 가수 이동원씨가 참석해 축가를 불렀다. 또한 역대 정지용문학상 수상시인들이 수상한 시를 오세영시인, 오탁번시인, 김초혜시인, 문효치시인, 정희성시인, 나태주시인, 신달자시인이 참석해 직접 낭송했다.

   
▲ 성악가 박인수선생과 가수 이동원씨가 '향수'를 열창하는 모습
   
▲ 정순철 짝짜꿍 어린이 합창단의 축하공연

대회사를 시작한 김승룡 옥천문화원장은 “30년 만에 서울나들이를 했다. 지용제는 다시 시작이다. 지용제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고향냄새 물씬 풍기는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축제로 변화를 주고, 함께 즐기는 축제로 변모하고 있다.

30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이 감동의 순간을 문화축제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온힘을 다해, 온 노력을 바쳐 세계 속에서 빛나는 지용제를 만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옥천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 김승룡 옥천문화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김영만 옥천 군수는 “딱딱한 문학행사에서 벗어나 누구나 함께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선보이겠다” 며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말했다.

   
▲ 김영만 옥천군수가 환영사를 하는 모습

정지용문학상은 전통적 서정에 바탕을 둔 빼어난 시어로 한국 현대시를 발전시킨 정지용 시인의 문학적 성과와 문학사적 위치를 기리기 위해 선정됐다. 1989년 시와 시학사에서 제정하여 한 해 동안 발표된 중진 및 중견 시인들의 작품 중 작품성이 뛰어나고 낭송하기에 적합한 시를 선정한다.

또한 김영만 옥천군수와 김승룡 옥천문화원장은 현재 지용회 고문을 맡고 있는 김성우(83)선생에게 ‘정지용을 빛낸 사람’ 으로 선정해 시상했다.

   
▲ '정지용을 빛낸 사람'으로 시상은 받은 김성우 지용회 고문

이날 제29회 정지용 문학상은 지금도 여전히 현역인 김남조시인이 받았다. 정지용 문학상을 주관하는 지용회는 김남조시인의 ‘시계’를 올해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히면서 이근배시인이 심사평을 했다.

   
▲ 이근배 예술원부회장이 심사평을 하고 있다.

우리 시(詩)속에 현대의 호흡과 맥박을 불어 놓은 최초의 시인이 정지용선생이다. 이제 지용제 30년을 맞이했다. 지금도 여전히 현역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계시는 김남조선생의 건강을 비는 마음으로 심사평을 대신하고 싶다고 하자 김남조선생에 대한 존경과 축하의 박수가 한동안 이어졌다.

이어 이근배시인은 “1950년 정지용이 어디로 간지 모르게 발자취를 감추었다. 전쟁 통에 한국현대시가 멈추었나 했는데 1951년 김남조라는 시인이 목숨이란 시를 들고 나왔다. 김남조선생은 심장의 박동으로 오늘까지 뛰어 온게 66년이다. 등단도 환갑을 맞이하고 5년이 지났다. 선생의 목숨이란 시중 일부다 ‘목숨을 목숨이라고 할 수 있는가, 돌맹이처럼 어느 산야에 굴러, 그렇게 살고 싶었다.’

오늘 우리는 김남조선생에게 돈으로 살수 없는 시계를 하나씩 선물 받았다. ‘그대 나이가 90이라고 말하는데 시계가 묻는다. 그대 소망이 무엇이냐 묻자 ‘좋은 말로 내면에서 꽃피는 자아와 최선을 다하는 분발이라고 대답하고, 얼른 말을 고친다. 난 그게 아니지 사랑과 재물과 오래 사는 일이라고 그렇게 말씀을 하자, 시계가 그럴테지 그럴테지 그대는 속물 중에 속물이니까 이렇게 말씀하시고 있다.’

이것은 신앙을 바탕으로 하면서 신앙을 뛰어넘는 성찰과 기도의 말씀, 또 용암 같은 들끓는 사랑을 가지고, 우리에게 촛불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겸허하고 겸손한, 우리에게 선비와 같은 큰 인물, 시간과의 싸움, 시간과의 대화, 시간과의 극복, 시간이 그려낸 말씀, 이런 걸 담고 있다.

시계라는 힘, 시계는 쉬지 않고 저만큼 가고 있었다. 선생님 시계는 멈추지 않고 갈 것이다. 선생님이 우리에게 주는 시계도 아마 그럴 것이다. 한국시는 선생님의 시계소리를 가지고 더 높은 맥박으로 뛰어 갈 것이다. 다시 한 번 김남조선생의 만수무강을 기원 한다”는 인사와 함께 심사평을 마무리 했다.

   
▲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이어령선생은 축사에서 “어렸을적 학교에서 한국말을 쓰면 청소를 하거나 체벌을 받을 만큼 우리말을 잃고 살아갈 때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본능적으로 나오는 ‘아이고어머니’도 한국말이라고 사용할 수가 없었다. 우리말을 잃고 살아가는 한 소년에게 한국말의 아름다움을 알려주신 분이 정지용시인이다”며 “오늘날 아름다운 우리말로 글을 쓰게 된 것도 정지용선생 덕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말에 ㅇ(이응)을 붙이면 아름다운 말이 된다. ㅇ에는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음률이 살아있다. 파란콩, 하얀콩, 머루랑 다래랑, 꼬부랑할머니, 카숑카숑하는 말에는 뜻이 다 들어있고 이게 곧 시다. 앞으로 30년, 300년 앞서가는 우리나라 언어의 아름다움이다”고 말했다.

   
▲ 유자효 지용회 회장

김남조시인은 제29회 정지용문학상을 받고 나서 정지용의 ‘호수’를 낭송했다.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이어 김남조시인은 “정지용문학상 초창기부터 심사를 맡는 바람에 지금까지 수상하지 못했고 그러는 사이 현역 시인 가운데 최고령이 됐다.

처음 통보를 받았을 때 하루는 생각하게 해달라고 했다. 그 사이에 이 상을 받는 데 대한 열망을 가졌고 다음날 받겠다고 해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과분하고 영광스럽다" 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김남조시인은 "너무 아팠기 때문에 아름다운 시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면서 "시인을 사랑하는 한국 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 전통을 오래오래 후세에 남기고 싶다. 눈을 뜨고 그 많은 것을 다 보고 껴안을 수 있는 시대, 그런 나라, 그런 우리로서 오래 살고 싶다" 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김남조 시인은 시대적, 사회적 상황을 지켜보면서 살아오신 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삶과 생명, 사랑과 희망, 그리고 생명사상에 대한 깊은 인식과 시에 대한 끈질긴 사랑으로 현대여성시의 위치를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김남조 시인은 사물의 작은 몸짓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사물과 현상을 세심히 바라보는 서정과 감성으로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시로 표현하고, 시로써 말하고, 들풀 하나에도 수 천년의 역사가 숨어있는 생명의 떨림을 느낀다고 했다.

해가 갈수록 김남조시인은 종교적 신념이 한층 더 강조되면서 종교적인 인간애와 윤리의식을 드러내, 그 어떤 정열의 표출보다는 한껏 내면화된 종교적 심연 가운데에서 절제와 인고로 성찰할 수 있는 시를 보여준다. 이번수상작 또한 김남조시인의 생명에 대한 깊은 사유와 고뇌를 잘 형상화한 작품이란 평을 받았다.

   
▲ 제29회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김남조시인을 축하하는 기념촬영

제29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작인 김남조시인의 ‘시계’의 전문이다

그대의 나이 90이라고

시계가 말한다

알고 있어, 내가 대답한다

그대는 90살이 되었어

시계가 또 한 번 말한다

알고 있다니까,

내가 다시 대답한다

 

시계가 나에게 묻는다

그대의 소망은 무엇인가

내가 대답한다

내면에서 꽃피는 자아와

최선을 다하는 분발이라고

그러나 잠시 후

나의 대답을 수정한다

사랑과 재물과 오래 사는 일이라고

 

시계는 즐겁게 한 판 웃었다

그럴테지 그럴테지

그대는 속물중의 속물이니

그쯤이 정답일테지....

시계는 쉬지 않고 저만치 가 있었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 지용회는 정지용문학상 수상작 스물 아홉편을 한곳에 모아 시집으로 묶어 서울나들이를 했다. 제1회 박두진시인부터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 제20회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김초혜시인

역대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시인들은 제1회 박두진의 ‘서한체’, 제2회때는 김광균의 ‘해변가의 무덤’이 선정됐다. 김광규는 도시적 감수성과 문명비판적인 지성을 가지고 인간의 서정적 내면 공간을, 참신한 비유적 기교와 세련된 감각적 이미지로 형상화시키는 데 성공한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제3회때는 한국의 전통적 서정시를 쓴 박정만의 ‘작은戀歌’, 제4회는 사물에 관한 깊은 관조로 존재론적 의미를 형상화한 오세영의 ‘겨울노래’,

   
▲ 제4회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오세영시인

제5회에는 언어의 정묘한 사용과 언어의 시적 활용에 대한 이미지의 생성 과정에 많은 관심이 있는 이가림의 ‘석류’, 제6회는 자연물에 대한 관조를 통해 얻은 자족적 깨달음의 세계를 간결하고 명징한 언어로 포착한 정신주의를 표방하는 이성선의 ‘큰노래’,

제7회에는 일상의 사소한 사물과 생명에 대한 애정을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시적 체계 속에 담아내는 이수익의 ‘昇天’, 제8회에는 연배와 경향을 가리지 않고 좋은 시를 만나려 기꺼이 모험을 감행하고, 그렇게 만난 멋진 한 구절에 대해서는 “수십번도 더 읽었으나 물리지 않았으며 읽을 때마다 언어의 맛이 새로웠다.”라고 고백하는 시인 이시영의 ‘마음의 고향’,

제9회에는 풍자와 해학의 시인으로 유명한 오탁번의 ‘백두산천지’, 제10회에는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와 치밀한 구성 방식이 돋보이고, 동양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기독교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는 유안진의 ‘세한도 가는 길’이

   
▲ 제9회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오탁번시인

제 11회에는 은근하고 무게 있는 남성적인 힘을 강조하는 시를 쓰는 송수권의 ‘눈내리는 대숲가에서’, 제12회는 정제된 서정으로 비극적 현실 세계에 대한 자각과 사랑과 외로움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정호승의 ‘하늘의 그물’이

제 13회는 ‘못의 시인’으로 유명한 김종철의 ‘등신불’이 제14회는 질풍노도와 함께 독재시대를 건너온 저항 시인 김지하의 ‘백학봉(白鶴峰)’, 제15회는 관조와 참신한 이미지가 어우러진 한편 전통적인 서정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경환의 ‘낙산사 가는길 3’이

제 16회는 시를 통해 세계 자체를 직유 또는 은유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자신의 감정과 연결시켜 표현하는 문정희의 ‘돌아가는 길’이 제 17회는 인생과 생명에 관한 집중적인 성찰을 통해 생과 사, 희극과 비극 등 양면적인 면모를 지닌 삶을 긍정하는 시 세계를 보여주는 유자효의 ‘세한도’가

제18회는 허무의 바다에서 돛을 올리는 시세계로 유명한 강은교의 ‘초록 거미의 사랑’이 제 19회는 선문답 같기도 하고, 마음속에 생각할 공간을 제공하고, 그안에 인간이 있고, 자연의 법칙이 담겨 있고, 우주가 내포되어 있는 시를 쓰는 조오현의 ‘아득한 성자’가

   
▲ 시상식이 끝나갈 무렵 참석한 도종환시인

제20회는 깨끗하면서도 날카로워 시 표현이 긴장감을 주는 김초혜의 ‘마음화상’이 제21회는 사랑을 바탕으로 한 여리고 결백한 감성의 시인뿐만 아니라 문화계의 블랙리스트를 세상 밖으로 공개한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는 도종환의 ‘바이올린 켜는 여자’가

제22회는 다양한 삶의 이력과 풍경을 평이한 시어로 담백하게 드러내고 있는 이동순의 ‘발견의 기쁨’이 제23회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를 바탕으로 하여 우리 시가의 예술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변모시키는 데 힘써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문효치의 ‘백제 시’가

   
▲ 제23회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문효치시인

제24회는 일상에서 천연의 감동을 자아내는 맑고 애틋한 목소리를 시로 표현하는 이상국의 ‘옥상의 가을’, 제25회는 절제된 감정과 차분한 어조로 우리시대의 노동현실과 민중의 정서를 노래한 정희성의 ‘그리운 나무’가 제26회는 전통적 서정성을 바탕으로 자연의 아름다움, 신비로움, 미묘함, 삶의 정경, 인정과 사랑의 연연함 등을 노래하는 나태주의 ‘풀꽃 Ⅱ’가

   
▲ 제26회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나태주시인

제27회는 번잡하고 눅눅한 시대를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내면의 세계로 이끄는 언어로 시를 쓰는 이근배의 ‘사랑 세 쪽’이 제 28회는 삶이 없다면 문학도 없고. 삶의 모든 곳에 어두운 곳이건, 빛이 있는 곳이건, 눈물이 있는 곳이건, 기쁨이 있는 곳이건 그 현장이 전부 시가 된다는 신달자의 ‘국물’ 이란 시(詩)가 선정됐었다.

   
▲ 제28회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신달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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