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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댄스포럼 지원' 문예위, 평등 ·공정 ·정의 ‘따위는’ 필요없다?
전임 위원장의 잘못 후임에게 고스란히 안기는 꼴, 스스로 밝혀야 '적폐'에서 벗어난다
2017년 05월 15일 (월) 15:13:34 이은영 기자 press@sctoday.co.kr
 

문예위,복지부동은 오히려 위험하다

댄스포럼 특혜 지원 의혹에 긴 침묵으로 일관, 특혜 인정한다는 것?

문체부는 엉뚱한 규정 들이대며 제 식구 감싸기 급급, ‘한통속’ 인정하나

'블랙리스트' 실행의 장본인으로 문화예술인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 위원장이 결국 사임했다.

그러나 그의 사임을 바라보는 마음은 통쾌함보다 착잡함이 앞선다. 정권이 바뀔 분위기가 되자 책임을 회피하고 도망치듯 사직서를 쓰고 나오려는 박 위원장의 모습이 눈에 환히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회피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지난달 본지가 지적한 '부당 기금 지원'이다. 예술위가 문예진흥기금 지원 부적격자로 규정된 언론사인 무용잡지 댄스포럼이 주최·주관하는 '크리틱스 초이스'에 2년에 걸쳐 6천만원의 기금을 지원해 왔으며 올해 또한 6천만원의 지원을 결정하자 본지는 '특혜 의혹'을 보도하며 예술위의 답변을 기다렸지만 문예위는 여전히 답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단 관련기사 참조)

   
▲[표1]문화예술위원회가 홈페이지에 올려 놓은 기금지원 규정을 보면 언론사 및 언론사 소속의 단체는 기금 지원을 신청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 매체인 잡지사인 댄스포럼에 3차례에 걸쳐 1억 2천만원의 기금 지원을 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규정무시, 특정 언론사에 3년에 걸쳐 1억2천만원 지원, 기회 평등 원칙 어긋나

자신들이 세운 규정까지 무시하며 특정 잡지의 행사를 지원하는 것은 누구나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문제이며 문제를 제기하면 그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의혹을 풀 수 있지만 문예위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이 침묵은 어쩌면 더 길어질 수 있다. 왜? 위원장이 물러났고 분위기가 어수선하며 새 위원장이 오기까지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이유로 답변이나 자료 제공을 하지 않을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러면서 이 의혹이 고스란히 새로운 위원장에게 떠넘겨진다는 것이다. 개혁적인 인사가 위원장으로 온다 해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의혹의 눈초리를 벗어날 수 없다. 전임 위원장이 저지른 문제를 후임이 떠안는 것은 물론 책임까지 져야한다. 문예위의 '복지부동'이 꼴불견인 가장 큰 이유다.

몇몇 기사들에서 지적을 했지만 지난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이 문화계다. 그래서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후보들이 문화계 문제에 대한 공약들을 내놓았고 문체부를 비롯한 각종 문화단체장들이 개혁적인 인사들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불합리한 지원 중단 및 지원 특혜, 예술인들의 공정한 대우 등이 새로 문화계를 책임질 이들의 역할이 되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동하는 문예위는 가장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이미 전임 위원장이 '큰 사고'를 쳤기 때문에 '개혁 1순위'로 지목되고 있는 곳이 문예위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 쉬쉬하고 넘어간다면 자칫 '문예위 존폐론'까지 나올 수도 있다. 자리를 지키려다 오히려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말이다. 문예위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깎아먹는다면 결국 없어지는 일밖에 없다.

행사 지원할 수 있는 언론 규정있다?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어, 있다면 더 문제

이에 더해 문예위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문체부 김모 실장은 문예위를 감싸는 발언을 하고 있다는 것이 여러 경로를 통해 들리고 있다. 그야말로 제식구 감싸기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문예위에 엄연히 공통 규정돼 있는 부적격자에 언론이 포함돼 있는데, '문예위 자체 규정으로 적격 언론이 따로 있다'고  하는 어이없는 말마저 나돌고 있는 것이다.

행사 지원과는 별도로 문예위의 비평지원기금에는 전문지(포괄적 언론-*기자의 말) 등도 포함되는 하위 지원규정이 명시돼 있지만 공연행사지원에는 명백하게 이런 내용이 없다.

   
▲[표2] 문예위는 기금지원의 공통사항에 분명히 언론은 제외된다고 적시해 놓고 있다.[표1]참조. 공연예술창작산실 비평지원에는 공연관련 전문지와 비평집 등 출판물은 지원하는 규정이 있다.(표2 가운데 파란테두리 참조) 이 규정을 놓고 공연행사 지원에도 전문지 등은 포함된다라고 우기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나고 있지만 이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비평지원은 하위 규정에 명백히 출판물 지원은 전문지도 가능하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그러나 아래 [표3]을 보면 공연 관련 지원에는 언론에 대한 기금 지원자격 관련해서는 아무런 하위 규정이 없다.
   
▲[표3]댄스포럼 잡지가 올해 기금 6천만원을 지원 결정된 '지역대표 공연예술제 지원' 규정에는 위 [표2]와 달리 언론에 대한 지원자격 관련 아무런 하위 규정이 없다. 또한 지난해 와 2년에 걸쳐 댄스포럼이 6천만원의 기금 지원 받은 공연예술행사 지원 규정도 마찬가지다.

공표된 규정자체가 없는데 다른 언론사들에게는 기회를 박탈하고 특정언론에게만 특혜를 주기 위한 규정인가.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것이야말로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내용 확인을 위해 위에 언급한 문체부 김모실장에게 문자와 전화를 했지만 일정이 바쁘다는 이유로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고, 문자로 '너무 갑자기 일방적으로 연락을 준 것이 아닌가' 라는 볼멘 답변이 돌아왔다가 15일 오후 기사 송고 몇 분 전에 전화가 걸려왔다.

그의 대답은 "문예위 규정에 전문지 등은 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 걸로 들었다"며 "관련해서 이미 문예위 관계자가 답변을 한 걸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기자가 "문예위고 문체부고 어디서도 전혀 피드백이 온 것이 없다"고 하자 "다시 연락해 곧바로 답변을 주도록 하겠다"고 하고 전화를 끝냈다.

하루 뒤 걸려온 문체부 박 모 사무관의 말은 더욱 뜨악하게 한다. 문예위는 공공기관이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 놓으며,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개선권고안 정도라는 것이다. 부적격자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짐작했던 대로 문예위의 비평기금 지원 관련 하위 규정을 공연지원 규정에 적용해서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임의 해석한다고 밝혔다. 이것이 정부기관이 관계자가 할 말인가?

지금 이런 상황을 보면 문체부와 문화예술위는 본지 기사를 둘러싸고 한달 넘게 핑퐁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 위원장에게 떠 넘겨서는 안돼, 규정대로 환수조치 등 문제 해결해야

이미 문화계는 큰 상처를 입었다. 블랙리스트 진상 조사 등 여러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상처가 쉽게 치유될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비판을 많이 받았던 기관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본다. 비록 당장의 잘못은 욕을 먹고 징계를 받을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것을 '환골탈태'의 모습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섰다. 새로 시작해야한다. 과감하게 지난 잘못을 이야기할 수 없을까? '적폐청산'은 적폐 대상 스스로가 깨끗해지려는 노력을 보여야 쉽게 이룰 수 있는 목표다. 부디 예술위가 '적폐'를 벗어나 예술인들과 국민의 신뢰를 받는 단체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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