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18일 별세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18일 별세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5.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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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출장 중 심장마비로 별세, 부산국제영화제 창립 주역이자 '아시아 영화 창구' 만들어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57)이 18일(프랑스 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 16일 칸 영화제 참석을 위해 현지에 도착한 후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알리면서 "고인의 빈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유족들과 논의 후 장례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전양준 전 부집행위원장 등과 함께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를 만든 주역이었으며 지난 2014년 <다이빙벨> 상영 논란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에 처했을 당시 영화계 내의 갈등을 봉합하는 역할을 하면서 영화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그는 아시아 영화에 조예가 깊어 수석프로그래머를 맡으면서 이란 영화 등 아시아 영화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자국에서 상영되지 못한 작품들을 선정하며 부산국제영화제를 '아시아 영화의 창구'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도 이란에서 오랫동안 상영금지가 됐던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자얀데루드의 밤>과 카말 타브리지의 <순례길에서 생긴 일>을 선보였고 이라크의 후세인 하싼 감독이 만든 <검은 바람>을 폐막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당시 김 부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이번 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인들의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아시아 영화인들의 도움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모든 것이 사라지는 마음으로 작품을 소개한다"며 작품 선정의 변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후 영화인들은 '충격'이라는 반응과 함께 애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특히 김 부집행위원장의 영화 사랑과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활동을 기억하며 갑작스런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정성일 평론가는 SNS를 통해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김지석씨보다 더 영화제 프로그래머 일을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나서 그를 애도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밝혔고 영화감독 이송희일은 역시 SNS를 통해 "가방 가득 스크리너를 담고 전세계 영화제를 돌며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적 내부를 명실상부 지금의 위치로 성장시킨 분"이라며 고인을 애도하는 등 영화인들의 잇단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