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19] 설악산 비선대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19] 설악산 비선대
  •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17.05.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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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초 고등학교 시절 암벽등반을 같이 하던 친구 4명이 설악산에  갔다. 불의의 사고로 조기 사망한 친구의  50주기를 맞아 그 친구가 묻혀있는 비선대를 찾아간 것이다. 그는 경기고교 57회 산악반의 리더로서 항상 록크라이밍의 선두에 섰고, 특히 설악산을 좋아해 대학 재학중 방학 내내 우리들은 설악산 비선대에 머물면서 설악산을 누비고 다녔다. 그가 군복무중 사망하자 우리는 그 친구 가족들의 동의하에 유골을 비선대 위쪽 작은 봉우리의 바위틈에 묻었다.

그후 우리들은 매년 4월이 되면 사정이 되는 친구들 몇 명이 천불동 계곡을 찾아오곤 하였으며, 심지어 나는 신혼여행을 설악산 비선대로 와서 그 친구에게 결혼신고를 하였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특히 장기간 외국생활을 하게 되면서 내 경우 몇십년을 설악산을 찾지 못한 것이다.

오랫만에 찾아 온 비선대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들은 그 친구가 묻혀있는 봉우리를 향했으나, 5월15일 까지 비선대 위의 설악산 입산이 통제되어 있었다. 할수없이 우리는 다시 비선대로 내려와서 그 친구와 같이 하려던 막걸리를 우리끼리만 하면서, 옛날 그 친구와 함께 하였던 시절을 회상하고 5월 지나서 다시 한번 오기로 다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