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테이블, 김재덕 안무가의 ‘다크니스 품바’
모던 테이블, 김재덕 안무가의 ‘다크니스 품바’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7.05.19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 체홉국제연극제 한국 무용단 최초 공식초청작 선정

해외 무대에서 인정받은 안무가 김재덕을 주축으로 구성된 레퍼토리 무용단 모던테이블(Modern Table)이 러시아 최대 규모의 축제 러시아 체홉국제연극제에 초청됐다.

모던 테이블은 다크니스 품바(Darkness Poomba)라는 작품으로 모스크바의 모쏘벳 극장(Mossovet Theatre)에서 오는 6월 21일(수)부터 23일(금)까지 삼일 동안 저녁 7시(러시아 시간)에 러시아 현지 관객들을 만난다.

▲ 레퍼토리무용단 '모던테이블'

이번 무대는 다크니스 품바의 러시아 첫 공연이자 25회차를 맞이하는 세계적인 연극축제에 초청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안무가 김재덕이 연출, 작곡, 작사한 작품인 다크니스 품바는 2006년 12월에 초연됐다.

이후 스위스, 독일, 브라질, 중국, 일본 등의 해외 곳곳에서 소개되면서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다크니스 품바는 작년 10월 3회 K-뮤직페스티벌’에 초청 되어 런던중심부에 소재한 유럽에서 가장 혁신적인 무용 전문 공연장 더 플레이스((The Place)에서 현지 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체홉국제연극제(Chekhov   International Theatre Festival)는 1992년 가을 모스크바에서   처음 개최돼 2017년 25회차를 맞이하는 러시아 최대  규모의 축제로, 연극 뿐 만 아니라 오페라, 발레, 현대무용 그리고 민족무용에 이르기까지 장르적 확장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피터브룩, 조르지오 스트렐러, 피터슈타인, 아리안느 뮤슈킨느, 로버트윌슨, 나초두아토 등이 초청된 바 있다. 

2017 러시아 체홉국제연극제는 오는 24일부터  7월 20일까지 볼쇼이극장, 푸쉬킨극장, 모쏘벳극장 등에서 22개의 작품이 공연될 예정이다. 2017 초청 아티스트로는 △아크람칸, △필립장띠, △시디라비, △로베르 르빠쥬, △떼아뜨르 드 라빌,△코메디아 프랑세즈 등이 있다. 

참고로 ‘품바’는 각설이로 불리는 타령으로,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내재하는 분노와 슬픔, 멸시나 학대로 인해 표현되는 무겁고 어두운 소리다.일본의 평론가 노리코시 타카오는 지난 2016년 아키타 공연 이후 “‘품바는 슬프지만 어딘가 유머도 있다. 울면서도 웃는, 그런 안타까운 감정이 담겨있다’고 안무가 김재덕은 말한다”고 평했다.

또한 “모던 테이블이 들려주는 다크니스 품바는 기타, 베이스, 드럼의 라이브 연주와 소리꾼의 판소리가 어우러져 영국 현지 관객들에게 한국 특유의 정서를 고스란히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다크니스 품바는 공연 중 관객과 무대의 경계선이 허물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객석에 놓인 마이크 앞에 소리꾼이 등장하고 무용수들이 객석에 내려가 그들의 움직임과 소리로 관객과 소통하면서 관객들이 작품의 구성원이 된다.

다크니스 품바는 남성 무용수들의 거센 파도와 같은 스피드 위에 세심한 손과 목의 뉘앙스를 엮어 간다. 파워풀함과 동시에 얇은 얼음장 위를 전력질주 하는 것 같은 부서질 듯한 매력이 넘친다.  

모던 테이블은 안무가 김재덕을 주축으로 장르간 열린 작업을 통해 끊임없이 관객과의 교감을 시도하는 젊은 단체다. 컨템포러리 댄스를 중심으로 하며 그 이외에 뮤지컬, 판소리, 록(ROCK), 힙합 등 장르간 경계를 두지 않는 작업을 추구한다. 노래하는 무용수, 객석과 무대의 경계 허물기 등 예측할 수 없는 신선한 발상과 실험으로 관객과 국내외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중적인 문화적 감성을 아카데믹한 테크닉과 속도감으로 풀어내며, 한국적 소재를 동시대적인 언어로 풀어내는 과정을 거치며 단체만의 색채를 다져가고 있다. 모던 테이블의  대표작으로는 이번 체홉국제연극제 무대에 오르는 ‘다크니스 품바’를 비롯하여 ‘Men of Steel‘, ‘속도’,‘야윈소리’,‘털다’,‘시나위’ 등이 있다. 

안무가 김재덕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0년에 싱가포르 T.H.E Dance Company의 해외 상임 안무가에 선정되어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2015년에는 프랑스 파리국립무용센터가 주최한 Camping ete의 한국대표 슈퍼바이저로 참여한 바 있으며, 아르헨티나 국립현대무용단과 브라질 지아데마 시립발레단, 브라질 살바도르의 Bale Theatro Castro Alves 의 안무초청을 받은바 있다.

다크니스 품바는 김재덕 안무가가 연출 한 작품들 중 가장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 받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이번 러시아 체홉국제연극제 초청은 김재덕 안무가가 전통 있는 국제 연극제에서 아크람칸, 로베르 르빠쥬, 피터브룩과 같은 정상의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에서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