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낯설게 하기] 욜로(YOLO) 열풍, 자기만족과 현실도피 사이
[대중문화 낯설게 하기] 욜로(YOLO) 열풍, 자기만족과 현실도피 사이
  •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
  • 승인 2017.05.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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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다양한 유형의 삶의 방식을 뜻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단순한 삶의 패턴을 넘어 현시대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 2000년대 국내외를 강타한 웰빙(well-being) 열풍은 현대 산업사회에 지친 현대인들의 육체적, 정신적 조화를 추구하며 인기를 끌었다.

최근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는 욜로(You Only Live Once) 열풍은 윁빙과는 다른 개념이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지향하는 생활방식으로 젊은층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의미상으로는 즐기며 사는 삶의 순기능을 내포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현재의 삶의 불확실성을 대변하기도 한다. 특히 젊은층의 욜로(YOLO)라이프는 “탕진잼(탕진+재미)”이라는 용어와 함께 개인의 만족과 행복보다는 팍팍한 삶의 탈출구처럼 비추어진다.  

저성장과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층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탕진잼”은 이미 소비 트렌드가 되고있는 모양새이다. 티끌처럼 모아봤자 안정적인 생활을 준비할 수 없으니 차라리 소소한 쇼핑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탕진해버리자는 취지이다.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없으니 작은 만족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이는 욜로(YOLO)의 단 한번뿐인 인생!이라는 느낌만을 강조한 현시대의 불안정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방송계에서도 욜로(YOLO) 트렌드를 발빠르게 따라가는 추세이다. 하지만 욜로(YOLO)라이프의 본래적 의미를 강조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가족 예능을 넘어 이제는 “나” 자신을 챙기자에 중점을 두고 여행, 휴식, 일탈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저비용 고효율 여행을 통해 다양한 여행 정보와 휴식을 선보이는 kbs의 <배틀트립>과 tvN <어느날 갑자기 백 만원>은 욜로(YOLO)를 추구하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또 tvN <주말엔 숲으로>은 욜로(YOLO)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일반 출연자들의 일상을 소개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또 기존의 관찰예능을 넘어 출연진들에게 특정 상황을 던져주어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예능도 선보이고 있다. 이 특정 상황은 시청자들이 한번쯤 꿈꿔본 욜로(YOLO)라이프와 그 맥을 같이하며 대리만족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나영석PD의 신작 tvN의 <신혼일기>와 <윤식당>은 현대인들의 판타지를 실현시켜 전혀 다른 종류의 즐거움을 제공하였다. 도시를 떠나 오직 둘만의 삶에 집중한 신혼생활이나, 휴양지로 떠나 식당을 운영해보는 새로운 형태의 판타지는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삶을 재현하여 볼거리와 휴식을 동시에 선사하였다. 

이처럼 대중문화를 강타하고 있는 욜로(YOLO) 라이프의 추구는 현대인들의 삶과 맞물려 다양한 형태로 나타고 있다. 하지만 이 욜로(YOLO)의 의미는 자기 주도적 삶의 추구와 현실 도피사이의 미묘한 접점을 가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저성장,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층의 모습과 탕진으로 욜로(YOLO) 라이프를 추구하는 모습은 사실 지나친 모순점을 가지고 있다. 대중문화를 강타하고 있는 욜로(YOLO)가 젊은층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인지 아니면 현실도피를 통한 단순한 재미의 추구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