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문화재] 시멘트 담장 사이 … 몸살 앓는 소쇄원
[다시 보는 문화재] 시멘트 담장 사이 … 몸살 앓는 소쇄원
  •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
  • 승인 2017.05.1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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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전남 담양군의 대표 명승지 소쇄원(瀟灑園/국가 사적 304호 지정)은 조선시대 전통정원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조선의 선비 양산보(梁山甫·1503~1557)의 스승 조광조가 급진적인 개혁 정치를 펼치다 숙청되자 정치에 환멸을 느낀 양산보는 더 이상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노라 10여 년에 걸쳐 정원을 꾸미는 데에 집중한다. 

선비의 마음과 이상을 담고, 철학과 신념으로 자연 속에- 자연이 품은 담장 안의 아름다운 공간들을 조성한 것이 지금의 소쇄원이다. ‘맑고 깨끗하다’는 뜻의 소쇄(瀟灑)은 사대부의 몸가짐을 지키려고 했던 선비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소쇄원은 조성당시 경관이 잘 보존되었을 뿐 아니라 1755년 제작된 <소쇄원도>가 전해져 정원의 세부 확인이 가능한 기록물을 포함하고 있는 문화재이다. 애양단을 중심으로 입구에 전개된 전원과 광풍각, 계류를 중심으로 한 계원, 내당 제월당을 중심으로 내원으로 구성되어있다. 

소쇄원 담장은 내원과 외원을 분리하는 역할과 계곡을 가로막는 정원을 구분하고 아래로 물이 흐를 수 있도록 교각 형태의 축석 구조물로 독특한 조경기법의 산물이라 평가된다. 특히 소쇄원의 조경 요소 가운데 애양단을 포함한 담장 구조는 사용된 재료, 시공법, 디자인, 구조적 안정성 등 전통정원의 축석기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런 소쇄원이 최근 몸살을 앓고 있다. 연일 소쇄원 보수공사의 원형 훼손 논란이 보도되고 있다. 소쇄원 애양단 담장 일부가 튀어나오는 배부름현상이 나타나고 석축의 일부 돌이 탈락되어 보수가 필요했던 것인데, 보수과정에서 문화재가 훼손되고 있다며 필자에게도 다급히 제보가 들어왔다.

물론, 논란이 된 그 즉시 담양군(군수 최형식)에서는 전문가의 인터뷰를 인용해 논란에 반박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공정과정을 통해 보수정비 했음을 해명했다.

소쇄원의 보수가 필요했던 담장은 축을 올려 쌓는 재료와 축조방법, 그 기능과 성격, 역할과 용도에 따라 달라진다. 돌을 깎아 자연재료의 형태 그대로 사람이 이용하기에 적당한 크기로 연출된 담을 굽게 쌓아 올려 담장에서부터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복원이어야 소쇄원 정원의 담장은 복원할 수 있는데, 보수과정에서 축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보형물로 시멘트를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된다.

수백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원형을 지켜내기 위해 문화재를 관리하며 노후 된 것들은 보수를 해야 함이 당연한데, 이는 필히 문화재의 원형보존에 가장 적합한 방법과 기술, 재료를 사용해야 함을 원칙으로 문화재와 그 주변 경관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되어야 함을 법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번 소쇄원 수리복원에 사용된 시멘트는 과거 일본이 우리문화재 보수에 사용하였던 재료로 이질감과 자체부식으로 2차적 손상이 우려되는 재료로 알려졌다. 문화재 수리보수의 시멘트 사용은 일제시대부터 70년대까지 문화재 보수복원 기술이 정립되지 않았던 시절 사용되었던 재료로, 지금 와서 시멘트 사용을 무조건 비난할 수만은 없지만 과거가 아닌 현재까지도 시멘트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문화재 원재료를 포함한 전통재료 사용에 대한 수리현장에서의 개념 정립이 시급하다. 문화재 수리복원의 지역과 시공에 맞는 재료 선정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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