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불확정성의 원리' 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불확정성의 원리' 전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5.2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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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부상하는 4인 작가들의 '불확실한 세계', 10월 9일까지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24일부터 오는 10월 9일까지 <불확정성의 원리 The Principle of Uncertainty>전을 연다.

<불확정성의 원리>전은 하이젠베르크의 양자물리학 이론인 '불확정성원리'에 착안해 '하나를 측정하는 동안 다른 하나가 변화하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역사적 사실과 자신의 기억, 작품을 만드는 행위에 대해 본질적인 의문을 던지고, 이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분석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준다.

▲ 권하윤, 새[鳥] 여인, 2017, 가상현실 설치, 가변크기_1

왈리드 라드, 호 추 니엔, 권하윤, 제커리 폼왈트 등 4인의 참여작가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급부상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로 각자의 기억과 재료들을 재가공하면서 작업의 과정에서 거쳐가는 불확실한 세계의 이면을 드러낸다.

레바논 출신의 미디어 작가로 레바논 내전의 복잡하고 불확실한 역사적 실상을 허구적인 서사와 아카이브로 담아내는 진행형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는  왈리드 라드는 수장고에 남겨졌을 법한 액자의 뒷면을 전시장 벽면에 걸어놓으면서 무엇이 예술이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신작을 선보인다.

동남아시아 출신의 대표적인 미디어 작가로 식민지 시대, 종교 등의 역사적 혹은 철학적인 주제로 내면의 모순과 모호함을 탐구하고 있는 호 추 니엔은 2011년부터 지속해온 <동남아시아 비평 사전> 시리즈로 동남아시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신작을 가지고 왔다.  

프랑스와 영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떠오르는 신예 권하윤은 개인 또는 집단적 기억의 개념에 의문을 던지며 리얼리티와 픽션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가상현실(VR) 설치작품을 통해 가상현실이 현대미술의 예술적 맥락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미학적 담론을 제기한다.

미국 출신의 미디어 작가인 재커리 폼왈트는 사진가 에드워드 마이브리지가 남긴 샌프란시스코 풍경사진(파노라마)의 제작시기가 세계 최초의 '법인'이 탄생한 시기와 같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를 분석해 자본주의 경제 체제가 형성되는 과정의 숨겨진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오는 7월부터 서울관 MMCA필름앤비디오에서 참여 작가들의 주요 영상작업들이 특별 상영된다. 왈리드 라드의 <우리는 비를 내리게 할 수 있지만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다>(2006), 호 추 니엔의 <여기 어딘가에>(2009, 칸 영화제 감독주간 선정작), 권하윤의 <489년>, 재커리 폼왈트의 <이미지의 자본론>(2009) 등 총 15편이 선보인다.

또한 전시 기간 중에는 작가들이 참여하는 아티스트 토크, 강연 등 공공프로그램들이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