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신작 '리진' "'3세대 무용극'의 시작 알린다"
국립무용단 신작 '리진' "'3세대 무용극'의 시작 알린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6.0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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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덕 예술감독 부임 후 첫 연출 "이전과 다른, 한 편의 영화같은 무용극 될 것"

국립무용단이 5년만에 신작 무용극 <리진>을 선보인다.

<리진>은 1890년대 초 조선에 주재했던 프랑스 공사 이폴리트 프랑댕이 쓴 '앙 코레'에 등장한 조선시대 궁중무희로 김탁환과 신경숙의 소설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실존과 기록의 진위 여부에 대한 논쟁이 남아있는 '리진'의 이야기를 상상력을 곁들여 표현한 창작 무용극이다.

▲ 7일 열린 <리진> 제작발표회 참석자들. (왼쪽부터) 장윤나 무용수, 이의영 무용수, 김성국 음악감독, 안호상 국립극장장, 김상덕 예술감독, 정승호 무대디자이너, 이요음 무용수, 박혜지 무용수

이 무용극은 김상덕 예술감독이 국립무용단에 부임한 이후 첫 작품이라는 점과 국립무용단이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라는 점, 그리고 기존 무용극과는 다른 '현대적인' 무용과 스토리텔링이 가미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상덕 예술감독은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을 '3세대 무용극의 시작'이라고 정하면서 "무용극도 시대를 뛰어넘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한 편의 영화같은 무용극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작품을 설명하는 김상덕 예술감독

<리진>은 우선 리진(이의영, 이요음 분)과 초대 프랑스 공사 플랑시(황용천, 조용진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담지만 그보다 리진과 리진의 친구지만 그에게 질투를 느끼고 끝내 여왕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도화(장윤나, 박혜지 분)라는 '상상의 인물'을 넣어 정상에 오르기까지 겪는 갈등과 욕망을 표현하는 데 주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우리 춤을 원형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현대적인 움직임으로 보여주면서 관객들이 춤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서양음악과 조선시대 가창인 '정가', 다양한 효과음으로 음악에도 현대적인 감각을 추구했다.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 뮤지컬 <파우스트> 등의 음악을 맡았던 김성국 음악감독의 선울과 뮤지컬 <레베카>, <베르테르>, <황태자 루돌프> 등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준 무대디자이너 정승호의 연출이 기존 무용극과 다른 새로운 미장센을 만들 것으로 무용단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모던발레, 드라마틱발레 등 시대적 변화를 가져온 발레에 비해 무용극은 변화에 소홀했다.(이 작품을) 새로운 무용극 시대를 열고자하는 의지로 봐달라"고 말했고 김 예술감독은 "공연을 직접 보시면 무엇이 다른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1,2세대 무용극들이 환경 변화를 이류지 못한 점이 관객들에게 외면받고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든 요인인데 이번 작품이 3세대 무용극이 발견되고 재탄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리진>의 주역인 장윤나, 이의영, 이요음, 박혜지 무용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리진과 도화로 출연하는 장윤나, 이의영, 이요음, 박혜지 무용수가 참석해 극에 임하는 느낌을 전하기도 했다.

장윤나 무용수는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현제 제 모습 같기도 하다"면서 "예전에 무용극하면 신파, 신무용이 떠올랐는데 현재 움직임은 외국 형태의 안무들이 가미되는 것 같다. 춤동작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부분을 연기로 보여주는데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 같다. 인물의 감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의 궁중무희에서 프랑스라는 신세계를 경험하는, 전통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놓인 '리진'과 1,2세대에서 현대적인 3세대 무용극으로 넘어가려는 과도기, 그리고 국립무용단이 지난 5년의 시간을 거쳐 새 작품으로 가려는 과도기에 선보이는 <리진>이 3세대 무용극의 정착과 더불어 국립무용단 레퍼토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리진>은 오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