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넘어 하나가 되는 ‘함께 偕’ 2인전
[전시리뷰]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넘어 하나가 되는 ‘함께 偕’ 2인전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7.06.1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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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묵-한병욱 2인전 “놀이(遊)”장애인예술원 이음센터 2층에서 열려

지난 5월 문화가 있는 마지막 수요일에 ‘장애와 비장애’가 벽을 넘어 하나가 되는 박경묵, 한병욱씨가 함께하는 ‘偕’ 2전이 장애인예술원 이음센터 2층에서 개최되었다.

박경묵-한병욱 2인전은 “놀이(遊)”라는 주제로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서 ‘놀이라는 것은 내가 사물을 어떤 의미로 받아 들여야 할까?’에 대한 표현으로, 우리일상생활도 놀이가 될 수 있다는 즐거움을 찾아가면서 ‘긍정’과 ‘부정’ 사이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방향을 콘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만든 환경과 삶의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에 따라 미래를 지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전시는 의미가 있다.

▲ 한병욱작품 놀이 53cm x 42.5 종이에 수채화 (사진제공- 김곤선기획자)

또한 2015년부터 시작된 장애인예술총연합회에서 제2차 문화 컨텐츠의 활성화 목적으로 추진한 ‘장애와 비장애’가 벽을 넘어 하나가 되는 함께하는 사회라는 ‘偕’이다.

이번전시를 기획한 김곤선씨는 “정작 우리가 사회에서 심하게 앓고 있는 것은 마음의 장애인 '마음의 앓이'라고 본다. 돈보다 자신의 목표와 성취를 즐길 줄 아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가정의 달을 맞아 가장 제1원소인 가정의 행복을 위해, 모든 일을 즐김으로 시작하면 어려웠던 일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 한병욱작품 놀이 53cm x 42.5 종이에 수채화 (사진제공 - 김곤선)

박경묵작가는 한쪽팔을 사고로 잃었으나 동양화를 전공한 동양화 유망주 10인에 드는 작가이며, 한병욱작가는 가정의 어려움으로 3가지 직업을 가지며 생활하면서도 어떤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

한병욱작가의 일화다. “어느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학교 선생님이 ‘너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느냐?’고 물어 ‘내 미래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공부 한다’고 말했는데, 그렇게 말한 학생이 저 혼자였어요” 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 전시를 기획한 의도도 “과연 나는 누구를 위한 미래를 준비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어린이들에게 묻고 싶었다는 것이다.

▲ 한병욱작가 (사진제공 - 김곤선기획자)

이 전시는 어린이날을 맞아 마로니에공원을 찾는 어린이에게, 현재의 모습과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전시작가가 직접 한 장에 스케치하여 선물하는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전시날짜가 변경되어 진행을 못했다며 전시기획자인 김곤선씨가 아쉬워했다.

초등학교 5학년때 “미래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공부 한다”고 했던 한병욱은 웹툰작가가 되어 ‘놀이’라는 그림을 선보인다. 까페에서의 즐거움을 수채화로 표현한 그의 그림 속에는 커피 잔에 얼굴을 묻고 있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아이스크림에 얼굴을 숨기는 등 아이들과 아이스크림의 관계망을 붓의 터치에 따라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 박경묵작품 놀이 45.5cm x 53 먹과 과슈 (사진제공 - 김곤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웹툰은 한 컷 안에서 다양한 스토리를 표현해야 한다. 깊이 있는 스토리와 탄탄한 그림실력을 갖춘 한병욱작가는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경쟁에서 밀려난 이들을 위로해주는 젊은 작가의 마음이 느껴지는 그림을 보면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퍼진다.

간편한 먹거리처럼 짬짬히 즐긴다는 의미에서 ‘스낵 컬쳐(snack culture)’로 불리는 웹툰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글과 그림으로 감성을 표현하고 연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일상화되어가고 있다.

▲ 박경묵작품 놀이 27.2cm x 27.2 종이에 먹과 과슈 (사진제공 - 김곤선)

지혜의 상징으로 기술을 주관하는 신으로 숭배되는 부엉이그림을 그린 박경묵작가는 과슈로 캔버스나 종이에 작업된 여러 가지 표정을 선보이고 있다. 날개를 펼치며 꿈을 품고 날아가고 싶은 젊은이의 초상이 박제되어 멈춰 있는 그림 앞에서 오늘의 현실이 읽혀진다. 마치 우리현실의 부정적인 것을 지켜내려는 듯, 그의 그림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누군가를 응시하고 있다.

▲ 박경묵작가 (사진제공 -김곤선기획자)

박경묵작가는 “고정된 형태와 색상에 구애받지 않고, 옛 법을 배우되 머물지 않은 질서를 그린다”고 스스로 밝혔듯이 ‘멈추지 않는 것’이 작가의 힘이라고 했다.

박경묵-한병욱 2인전 “놀이(遊)”는 장애인예술원 이음센터 2층에서 오는 20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