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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화가 윤송아 "'괜찮아, 미래는 밝아', 낙타의 꿈이에요"
서양의 재료로 한국화 특징 '선' 살려, 미디어파사드, 향수와의 콜라보 등 다양한 시도로 호평
2017년 07월 03일 (월) 20:17:11 임동현 기자 press@sctoday.co.kr

서울 을지로 명보아트홀 건물 외벽에 펼쳐진 낙타 그림을 본 적이 있는지? 조인성과 송혜교가 출연했던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조인성이 설명해주던 낙타 그림을 혹시 기억하는지? 국회의사당 앞에서 손가방을 들고 마당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한복 입은 여인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지? 만약 셋 중 하나라도 '있다'라고 답한다면 당신은 이미 배우 겸 화가 윤송아를 만난 것이다. 

지난해 KBS 일일드라마 <여자의 비밀>에 출연했던 윤송아는 최근 영화 <게이트>, <포에버-홀리데이 인 발리> 등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배우다.

그러면서 그는 2013년 프랑스에서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며 루브르박물관에 그림을 전시하고 지난해 대한민국 미술대전 비구상부문 특선의 영광과 함께 지난 5월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초대에 이어 6월부터 지난 2일까지 초대 개인전을 열며 화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 <자화상> 앞에서 포즈를 취한 윤송아 (사진제공=티밥미디어)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은 3년째 참여하고 있는데 대중에게 다가가면서 미술을 알릴 수 있는 전시이기에 제가 가려는 길과 맞아요. 처음에는 거장들이 계시는 페스티벌에 '끼여든다'는 생각이 들었고 두번째는 익숙해지는 단계였고 세번째는 사명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고, 알릴 것은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오프닝 때 사회도 보고 무료 강의도 했어요. 이번 개인전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작품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고요".

원래 그는 미술학도였다. 미술과 연기를 같이 하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다. 하지만 외국과 한국 생활을 번갈아가며 해야했던 그였기에 힘든 일도 겪어야했던 시절, 그를 위로해주고 힘이 되어줬던 것은 바로 그림이었다.

윤송아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자화상>. 그림 속 윤송아의 표정은 어둡고 슬퍼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때 그린 그림이에요. 그림이라는 게 혼자하는 작업이잖아요. 사람들이 우울할 때 혼자 술을 먹거나 차를 마시거나 하면서 혼자 무엇인가를 하는데 제가 슬플 때, 기댈 곳이 필요할 때 그림에게 기댄 것 같아요. 그림으로 의지하고 있을 때 나온 작품이죠".

"인물은 흑백이고 꽃은 칼라풀한데 겉으로는 화려할 수 있지만 속은 공허한, 이중적인 모습을 표현했어요. 마치 술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힘들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림에게 위로받는 생각으로 한 거죠".

윤송아의 최근 회화작에 등장하는 '낙타'.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조인성은 윤송아의 낙타 그림을 보며 이런 대사를 한다. "사막 유목민들은 밤에 낙타를 이렇게 나무에 묶어둔다. 근데 아침에는 끈을 푼다. 그래도 낙타는 도망가지 않는다. 나무에 묶인 이 밤을 기억하거든. 우리가 지나간 상처를 기억하듯 과거 상처가 현재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는 얘기야"

"낙타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 현대인의 상징이에요. 낙타의 혹은 우리가 지고 있는 짐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사는 이유이기도 해요. 고단한 삶이지만 그래도 늘 꿈을 꾸자는 생각을 담았어요. <달콤한 낙타의 꿈>을 보면 해는 목표, 그림자는 현실을 의미하는데 목표와 현실이 반대로 가고 있어도, 넘어지고 다치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괜찮아, 미래는 밝아'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 윤송아 <달콤한 낙타의 꿈>

그가 그렸던 꽃이나 야채, 최근의 낙타 그림 등을 보면 하나의 특징이 보인다. 바로 한국화의 특징인 '선'을 살린다는 것. 윤송아 그림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서양의 재료로 한국화의 특징인 선을 살리며 한국화와 서양화의 만남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물론 연기도 그렇지만 미술도 누군가를 따라하기보다는 나로부터, 우리 것부터 시작해서 변형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어요. 꽃이나 야채도 한국화 형식으로 시작했고 낙타 그림도 선으로 표시하면서 우리의 전통인 오방색으로 꾸몄죠. 서양의 재료로 한국화를 선보이니까 해외에서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사실 그들이 동양작가에게 바라는 점이 이런 부분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그의 그림은 캔버스와 전시장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의 낙타 그림은 '미디어파사드'(건물 외벽 등에 LED 조명을 설치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방법)로 서울 을지로 명보아트홀 건물 외벽에 상영된다. 지난해 처음으로 미디어파사드를 선보인 윤송아는 호평이 잇달아 나오자 지난 6월부터 다시 상영을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미술이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어요.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도심 속에서 작품을 볼 수 있게 한 거죠.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 재상영하게 됐어요(웃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그는 자신의 작품 속 '선'의 이미지를 담아낸 한복 패션쇼를 열었다. 역시 자신의 그림이 디자인된 손가방을 들고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마당에 앉아 책을 읽는 한복 입은 윤송아의 사진은 파격적으로 보였지만 그 파격이 오히려 새로운 '격'으로 보여졌다. 향수와의 콜라보, 주얼리 브랜드 '민스톤'에 이르기까지 윤송아의 활동은 끝이 없었다.

   
▲ 명보아트홀 건물 외벽에서 미디어파사드를 선보인 윤송아 (사진제공=아톰포토)

하지만 배우와 화가를 겸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름 값'이라는 따가운 눈총도 있을 수 있다. 그도 역시 알고 있었다.

"바쁜 건 사실이죠. 연기하고 쉬는 시간에 그림 그리는 게 아니니까요. 취미가 일이 되고 일이 취미가 된 거죠. 시간도 빠듯하고 바쁘게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게 되는 건 그림은 미리 그렸다가 천천히 작업해도 되잖아요. 충분히 같이 할 수 있어요. 오히려 연기에서 모자른 것을 그림에서 찾고 그림에서 모자른 것을 연기에서 찾고, 서로 보완해가는거죠".

"편견을 가지실 수 있는데...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는 것 같아요. 모든 사람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잖아요. 안티도 자연스럽게 생기는 거에요.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좋아하는 일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좋은 일하면서 살고 싶어요".

그의 작품의 큰 주제, 바로 '마음 치유 프로젝트'다. "어릴 때 많은 상처가 있었는데 그림이 제 친구가 되어줬어요. 그렇게 상처를 치유하고 새롭게 꿈을 가지게 됐는데 그 느낌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미술치료사 자격증도 가졌고 한국아동미술치료협회 홍보대사도 했죠. 연기도 미술도 다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하는 것이에요".

문득 지난 5월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의 슬로건이 생각났다. '무엇이 삶을 예술로 만드는가' 윤송아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미술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예술이 있어야 우리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죠. 사소한 아름다움, 감정들, 배려, 사랑, 그리움, 이런 것들이 예술인 것 같고 그것을 형상화시키는 사람이 아티스트라고 봐요. 지저분한 것이 있으면 털어내고 앞으로도 어려운 일이 있을텐데 상처를 치료하면서 가야죠.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살아숨쉬었으면 좋겠어요".

유명한 브랜드인 코코 샤넬. 하지만 유명 디자이너가 되기 전 그는 캬바레에서 노래를 부르던 가수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곧 윤송아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배우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꼭 명작을 남겨서 세상을 떠난 후에도 '화가 윤송아'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활동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 윤송아는 대중에게 미술을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티밥미디어)

"낙타가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 아마도 다음 작품들은 낙타의 끝없는 여행이 될 것 같아요. 끝없는 도전, 한계에 부딪히는 도전이 계속될 것 같아요". 그럼에도 활짝 웃던 윤송아. 대중들이 미술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미술을 통해 위로를 얻고 다친 마음을 치유하기를 바라는 '꿈꾸는 낙타'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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