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회 개념 깨트린 피아니스트 안인모의 美樂클(MiRACLE) 콘서트
독주회 개념 깨트린 피아니스트 안인모의 美樂클(MiRACLE) 콘서트
  • 탁계석 평론가
  • 승인 2017.07.04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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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랑 함께하는 음악이 좋아요 17일 서울 로얄아트홀에서

예술가들의 일자리 창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시장개척을 위한 아티스들의 다양한 모색이 시도되고 있다. 기존의 형식적인 틀을 깨고  인식을 달리함으로써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피아니스트가 화제를 모우고 있다.  변화의 트랜드를 찾고, 브랜드를 만든 독창성의 안인모 연주가를 탁계석 평론가가 만났다 <편집자 주>

바야흐로 말의 중심 밭에서 먹고 사는 탈 장르 시대

탁계석 평론가: 그러니까 ‘토크’, ‘말’이 프로그램의 중심이 된 사회입니다. 특정 직업에 갇혀있던 전문성이 서로가 만들어 놓은 장르의 벽을 허물고 누구나 장르 진입이 가능한 변화의 세상입니다. 격세지감이죠. 그 유연성이 절정을 향하는 것 같은 아티스트를 만났습니다.

▲피아니스트 안인모

안인모 피아니스트 : 그렇습니다. 바야흐로 ‘말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화가도 일반 관중 앞에 서서 ‘말’을 하고, 의사도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청자들을 상대로 ‘말’을 하고, 소방관도 책을 쓰고 , 교수나 정치인, 예능인처럼 본래 ‘말’이 필수인 직군 뿐 아니라 변호사부터, 요리사, 운동선수까지 누구든 ‘말로써’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게 대세가 됐죠.

얼마 전 시즌1을 성공리에 종영한 JTBC의 토크 버스킹쇼 <말하는대로> 라든가 tvN의 프리미엄 특강쇼 <어쩌다 어른>이 모두 강연을 컨셉으로 예능과 교양의 경계를 허물며 숱한 화제를 자아낸 것도 이 같은 트렌드를 입증하지 않습니까.

탁: 음악가들은 원래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대로 하는 것에 익숙해 새로운 것에 가장 두려움을 갖는 직업군으로 보입니다. 99%의 음악가들의 DNA에는 연습이란 ‘반복개념’이 강하게,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어서 변화나 파격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처음 보는 안인모피아니스트를 보는 순간 총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ㅎㅎ ~

안: 아네요, 선생님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난 2013년부터 ‘독주회’라는 고리타분한 타이틀을 과감히 버렸죠, 대신에 ‘피아노텔링(piano-telling)’ 콘서트라는 새로운 장르의 콘서트를 브랜드화 했습니다. 그러니까 ‘피아노(piano)’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결합한 겁니다. 이것은 삼성그룹과 IGM 세계경영연구원 등 각종 기업과 기관을 누비며 청중들과 대화하는 가운데서 감각을 익힌 자연스런 결과물입니다.

 현장 경험에서 묻어난 것들이 창의성을 타고 콘텐츠로 발전하는 것이군요.

탁: 경험의 소중함을 생각케 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발로 뛰어라 하지 않습니까. 현장은 갯펄처럼 예술이 살아가는 최적의 생태환경입니다. 누가 불러주기를 기다리다가 90%의 음악가들이 날개도 못펼치고 접는 것이거든요.

안: 네, 저는 그래서 서울 노원역 부근에 서점과 카페, 영화관, 갤러리 등을 결합한 복합 문화공간 ‘더 숲’에서 한 달에 두 번 진행되는 “MiRACLE”의 기획과 진행을 맡았습니다. “미락클(美樂클)”은 2016년 12월 11일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한 Piano-Telling 콘서트예요. ‘아름답고 즐거운 클래식’이란 의미로, ‘피아노텔링’에 이은 서브 브랜드로 보면 되죠.

‘더 숲’에서는 각계 인사들을 게스트로 초청해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선보이며 피아노텔링콘서트를 이끌었는데 핵심은 단지 음악가들만 초빙하는 게 아니라는 점. 문화예술인, 기업인, 교육인 등등 분야를 가리지 않으므로, 관객들은 음악을 매개로 매우 폭넓은 주제를 접하고 다방면의 전문가들을 만나게 하는 공동분모의 개발인 것이죠. 그 때 그 때 선곡에 맞는 감초 같은 게스트 뮤지션들이 별도로 섭외되어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작곡가 성용원과 함께 전국으로, 로얄 아트홀에서 7월 13일

탁: 성용원 작곡가의 열정이 대단하지요. 로열아트홀에서의 작은 콘서트를 통해 더욱 속도가 빨라지겠군요.

안: 성용원 작곡가님이 프로듀싱을 해주면서 혼자서는 하기 힘든 작업에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혼자서 하는 것은 바보란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습니다. 함께 할 때 서로시너지 효과도 나고 하는데 우리가 여기에 익숙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안인모의 美樂클”은 국내 피아니스트로서는 유일하게 개인 브랜딩을 한 결과로서, 작곡가 성용원의 프로듀싱에 힘입어 부산,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투어를 마쳤고, 마침 오는 7월 13일(목) 저녁 7시 30분, 서울 남부터미널역의 로얄 아트홀에서도 관객들과 만납니다.

여기는 소규모 살롱 콘서트에 최적의 장소로 새로 문을 연 로얄 아트홀은 관객과 연주자가 가까이에서 소통하기에 적합하며, 유럽의 살롱을 그대로 재현한 분위기로 그녀의 美樂클과 매우 잘 어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작곡가 성용원, 소프라노 류정례가 출연하여 성용원의 연가곡 “바람의 날개”시리즈와 클래식 명곡들을 스토리와 영상을 엮어서 선보일 것입니다.

탁: 나도 시간을 내어 가보겠습니다. 그 열기가 기대가 됩니다. 더욱 창의적인 아티스트로 새 방향을 열어가 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