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민 국립오페라단장 사의 표명 "지금 물러나는 것이 적기"
김학민 국립오페라단장 사의 표명 "지금 물러나는 것이 적기"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7.07.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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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1년, 공연 한 달 앞두고 돌연 사의, 석연찮은 반응 나와
▲ 김학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겸 단장

김학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겸 단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국립오페라단에 따르면 김 단장은 지난 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 부임 이후 국립예술단체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단장은 지난 2015년 7월 3일에 제11대 예술감독 겸 단장에 취임했고 임기를 딱 1년 앞두고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화 정책과 예술 정책이 바뀌는 시점에 물러나는 것이 적기라고 판단했고 휴직계를 낸 2년 동안 경희대 연극영화학과 교수 자리를 비우다보니 다른 교수와 학생들의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사임 이유를 밝혔다.

김 단장은 내정 당시 일부 성악가와 민간 오페라단 관계자들로부터 '전문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시즌 레퍼터리제 도입, 오디션 정례화, 데이터 베이스 시스템 구축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작품에 비전문가인 자신의 부인을 드라마투르그(연출가에게 문학적, 예술적 조언을 하는 사람)로 참여시키며 구설수에 올랐고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김종덕 전 장관과의 연관 관계 또한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로 인해 지난 5월초 일부 언론에서 김 단장이 문체부와 조기사퇴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에 국립오페라단은 "사실무근이며 정정보도 청구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학민 단장이 '물러날 적기'와 '교수로서의 책임감'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다고 하지만 당장 다음달 26~27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대형 야외 오페라 <동백꽃아가씨> 공연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점이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 단장은 "이미 세팅이 끝났기에 예술감독이 더 할 것이 없다. 잘 마무리될 것"이라면서 자신의 부재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공연의 책임을 뒤로 하고 나간다는 점은 여전히 석연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문체부가 김 단장의 사표를 바로 수리하지 않고 공연 때까지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