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ook's-신간]「세월호 이후의 한국연극」블랙리스트에서 블랙텐트까지
[Book&book's-신간]「세월호 이후의 한국연극」블랙리스트에서 블랙텐트까지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7.07.05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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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본래 정치적이고 불온하다!블랙리스트에 맞선 예술적 저항의 연대기, 그 생생한 기록
▲신간 「세월호 이후의 한국연극」(도서출판 연극과인간,국판,420쪽,20,000원)

'블랙리스트에서 블랙텐트까지' 2014년 '세월호' 발발 이후 수난의 역사를 담은 「세월호 이후의 한국연극」(도서출판 연극과인간,국판,420쪽,20,000원)이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펴냈다.

한국현대사에서 블랙리스트 사태는 군부독재 종식 이후, 가장 참혹한 문화예술계 탄압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험난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책 제목에 ‘세월호 이후’라는 표현을 넣은 것은 바로 세월호 참사 이후에 블랙리스트의 실행과 작동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에서 ‘세월호’는 가장 강력한 금기어였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예술가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세월호를 추모하는 공연은 지원에서 배제되었으며, 작품에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단어들만 포함되어도 공연이 저지되었다.

이 책은 2014년 11월 ‘서울연극제’가 대관 심사에서 탈락되며 검열 문제가 수면에 드러나기 시작한 이후, 2017년 3월 광화문 광장에 임시극장인 블랙텐트가 세워지기까지, 무대∙거리∙광장∙토론회 등에서 퍼포먼스와 토론을 벌였던 연극인들의 저항의 기록이자, 한국연극의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기 위한 연극인∙시민들의 뜨거운 연대기이다.

현재 한국연극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극작가, 연출가, 연극평론가뿐 아니라, 블랙리스트 규명에 앞장섰던 언론사 기자 등 21명의 필자들이 한데 모인 이 책은 촛불광장의 중심에서 시민들과의 연대로 일궈낸 승리의 역사적 현장을 면면히 기록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검열의 실체

1부 “블랙리스트로 검열하다”에서는 문화예술계에 자행된 검열과 블랙리스트의 실행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블랙리스트의 존재 가능성은 2015년 9월 9일, JTBC가 ‘2015창작산실’ 심의과정에서 일어난 검열을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박근형 연출가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창작산실지원사업에서 탈락된 후, 그해 겨울에는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한국공연예술센터가 특정 연출가들의 공연을 방해한 ‘팝업씨어터’ 사태가 벌어졌고, 음악극 <소월산천>에 대한 국립국악원의 검열 사태가 터지자, 연극인들은 칼바람 부는 길거리로 나가 검열 반대 시위에 나섰다.

2016년 6월, 21개 극단, 22개 작품이 참여하는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가 기획되면서, 연극인들은 5개월에 걸쳐 검열 이슈와 논쟁을 이어나갔다. 그해 10월 12일, 한국일보를 통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 9,743명의 명단이 보도되었다.

2017년 1월, 특검은 블랙리스트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한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고위공무원들을 비롯하여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이 구속되었으며, 3월 10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깊이 관여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1부에 실린 총 12편의 글은 신문기사, 언론보도, 성명서, 국정감사회의록 등의 자료를 취합해 검열의 만행과 블랙리스트 작동과정을 소상히 파헤친다.

세월호 이후의 연극 그리고 극장
“우리는 마치 순례자의 지팡이처럼 예술을 대하게 될 것이다.”

2부 “블랙리스트에 맞선 예술적 저항”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연극인으로서의 책임감과 반성, 연극의 방향과 역할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공연배제라는 문화정책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젊은 연극인들의 움직임 속에서 탄생한 기획공연들을 조명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약 1년 뒤, 2015년 5월에 공연된 <안산순례길>은 수백 명의 참여자들이 안산역에서 출발하여 물류유통상가, 다문화거리, 분향소, 단원고를 순례하며 안산이라는 도시를 통해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사회적 문제를 체험하게 한다. (2015년 이후 <안산순례길>은 올해로 3회째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는 2016년 6월부터 21개 극단이 참여하여 144일 동안 22개 작품을 공연한 축제이다. 국가 주도로 관료화된 중대형극장이 동시대와 동떨어진 화려한 무대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예술계 전반에 자행된 검열 사태에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 젊은 연극인들은 그 반대편에서 가난하고 서툰 연극을 만들어 대안적 희망을 찾고자 했다.

한편 같은 해 8월 극단 혜화동1번지는 기획초청공연 ‘세월호’를 통해 8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이들 작품들은 각 극단만의 관점과 개성으로 내밀한 고백 형식을 취하거나, 청문회 증언, 인터뷰 발췌와 재구성 형식을 취하면서 참사가 일으킨 혼란스러운 현실과 원인과 진실이 규명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었다.

극장의 잃어버린 공공성을 찾아서–광화문 광장극장블랙텐트

2016년 10월 한국일보에 블랙리스트에 오른 9,743명의 예술인 명단이 폭로되면서 광화문 광장에서는 전국 288개의 문화예술단체와 예술가 7,449명이 참여하는 시국선언이 발표되었다. 세월호 천막만 있던 광장에 예술가들이 천막을 치고 장기간 투쟁에 돌입하여 ‘광화문 캠핑촌’이 형성되었다.

다음해인 2017년 1월, 급기야 ‘광장극장 블랙텐트’가 기습적으로 세워졌다. 이 책의 3부 “광장극장 블랙텐트, 새로운 공공성을 찾아서”는 한겨울의 광장에서 한파를 뚫고 공연된 연극, 무용, 퍼포먼스를 다룬다. 블랙텐트에 참여한 400여 명의 예술가, 세월호유가족, 해고노동자, 시민의 모습을 글과 사진을 통해 생생히 담았다.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박근혜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극장에서 배제된 ‘세월호’, ‘위안부’ 등을 소재로 민간극장에서 제작된 공연들을 주로 무대에 올렸다. 위안부를 다룬 <빨간시>,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엄마들이 직접 무대에 오른 <그와 그녀의 옷장>은 국공립극장이 무대를 내어주길 거절한 세계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블랙텐트에서 <씻금>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진혼굿을 벌였던 연출가 이윤택은 “젊은 연극인들은 그들에게 덧씌워진 블랙리스트의 멍에에서 벗어나 싱싱한 저항의 불꽃으로 터져올라  연극의 정치성, 그 불온한 상상력의 힘을 보여주었다”고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직후 3월까지 공연을 올린 광장극장블랙텐트는 예술가와 노동자와 시민이 만나 그 연대의 힘으로 사회를 변화시킨 역사적 현장이 되었다.

이 책은 한 편의 연극에서 감동을 느꼈던 관객들, 연극인들이 무대로 돌아와 자유롭게 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예술가의 자유를 지지하는 시민들, 이 시대 우리들의 이야기가 곧 연극임을 믿는 독자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목차

[머리말] 김미도 「세월호 이후의 한국연극」을 출간하며

1부  블랙리스트로 검열하다
최윤우 2015 서울연극제 대관 심의 탈락으로 촉발된 검열에의 의혹
이양구 한국공연예술센터 2015년도 정기대관공모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공공성 훼손에 대하여
노이정 문화예술위원회는 어떻게 검열기관이 되었나-2015년 문예위의 맨얼굴
김방옥 검열, 혹은 사육되는 연극
고연옥 예술은 당신을 불편하게 합니다
김소연 사회적 논란과 예술의 공공성
이동연 검열에 저항하는 새로운 상상력
김미도 블랙리스트의 존재 처음 드러낸 2015년 창작산실 사태 
김미도 블랙리스트, 네버엔딩 스토리
김미도 블랙리스트의 실행과 작동
김미도 김기춘과 아이히만
이양구 국가범죄로서 블랙리스트 사태와 검열에 대한 인식들

2부  블랙리스트에 맞선 예술적 저항
이경미 세월호 참사 1주기 <안살순례길>과 <웃는 동안>
김수희 이슈에 대한 연극적 대응-‘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노이정 예술가들 스스로 아곤의 장을 지켜내다-‘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박상현 연극, 정치를 하다-‘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김명화 당신들의 고통 앞에서 우리는 행복해지고 싶지 않다-‘권리장전 2016_검열각하’와 <그러므로 포르노>
김미도 검열철폐를 위한 예술적 투쟁의 서막-<검열언어의 정치학: 두 개의 국민>
김소연 ‘풍자’가 달라졌다-<해야 된다>
김소연 감각의 윤리-<비포 애프터>
김소연 인터뷰 <비포 애프터> 성수연 
김소연 비극에서 사건으로 혜화동1번지 기획 초청 ‘세월호’
이경미 사이다처럼 시원한 냉소와 조롱, 디오게네스의 방귀 뀌기-<Commercial, definitely> <그러므로 포르노>
이경미 우리 모두가 불쌍하다-<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3부  광장극장 블랙텐트, 새로운 공공성을 찾아서
[광장극장 블랙텐트 선언문] 이곳은 임시 공공극장입니다
임인자 빼앗긴 극장, 여기 다시 세우다-‘대학로X포럼’에서 ‘광장극장블랙텐트’까지
송경동 새로운 연극은 시작되었다
이양구 광장극장 블랙텐트와 새로운 공공성의 모색
김방옥 촛불시위와 ‘삶의 연극화’
김옥란 두 개의 국민, 두 개의 언어, 두 개의 광장-<검열언어의 정치학: 두 개의 국민>
이경미 세월호 엄마들 광장극장에 서다-<그와 그녀의 옷장>
문학수 기꺼이 이 아름다운 광장의 졸병이 되겠다-블랙텐트로 가는 이윤택 
이윤택 연극과 현실이 맞닿은 그 지점, 블랙텐트에서의 ‘씻금’ 
김채현  춤, 시민 사회와 동행하다-몸, 외치다!
박성혜  Post Black Tent Theater 
손준현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춤판 ‘오롯’이 섰다
이해성 블랙텐트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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