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낯설게 하기] 자연스러움이 주는 대중적 공감대
[대중문화 낯설게 하기] 자연스러움이 주는 대중적 공감대
  •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 승인 2017.07.1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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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민 대중문화칼럼니스트/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연예인들의 일상생활을 다루는 방송프로그램, 개인 sns, 파파라치에서 신문기사까지. 쏟아지는 연예인의 일상은 대중들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안겨준다. 미디어의 대중 영향력이 커지면서 연예인의 일상이 평범한 대중들의 삶과는 모종의 괴리감을 안겨주는 것이다. 알 권리인지, 아니면 정보 공해인지 미디어효과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닌 듯하다.  

최근 신비주의 연기자 김사랑의 일상이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었다. 그동안 그녀의 일상을 접할 수 없었던 대중들의 관심은 집중되었다. 방송 출연 이후 김사랑 차, 김사랑 마사지볼, 김사랑 일식 등이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며 뜨거운 이슈를 몰고왔다. 하지만 신드롬이 예상되었던 2회 분량의 <나 혼자산다> 김사랑 편은 의외로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렸다.

김사랑편 자체는 볼만했지만, 그날 방송 프로그램의 결정적 재미는 이시언, 전현무가 안겨주었다. 김사랑이 주는 짜여진 듯한 일상보다는 이시언, 전현무가 주는 편안함이 오히려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연예인 일상의 미디어 노출이 많아지면서 훔쳐볼만한 연예인 삶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자연스러운 공감대가 오히려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4년만에 컴백한 이효리의 변함없는 인기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정상급 섹시 디바시절의 삶을 청산(?)한 이효리는 제주생활, 결혼의 바뀐 일상을 소개하며 대중 속으로 들어왔다. 트렌디한 이효리 삶을 조명할 것 같았던 jtbc <효리네 민박>은 차분함을 넘어 느슨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톱스타 이효리의 일상이 오히려 더 큰 호감으로 다가온 것이다.

특히 제주도의 삶을 억지로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다가온 그녀의 삶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까지 제안하는 모양새이다. 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일상이 오히려 대중들에게는 힐링 포인트가 되며 큰 즐거움을 주고있다.  

휴식을 위해 시청하는 TV 속에서 쏟아지는 연예인의 일상은 재미보다 피로감으로 바뀐지 오래이다. 일상의 즐거움보다는 현실적 팍팍함에 익숙한 대중들에게 조금은 유별나 보이는 연예인들의 일상이 언제까지 “훔쳐보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까? 그러한 의미에서 조금은 얼간이같은 이시언, 전현무의 일상. 재미없어 보이지만 소소함이 있는 이효리의 제주 라이프가  더 큰 공감과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이다.  

자극성을 동반한 누군가의 일상 훔쳐보기가 아닌, 느슨하고 차분한 일상을 통해 누구나 꿈꿀 수 있는 삶을 살펴보는 일. 이것저것 꺼내놓기 급급한 것이 아니라 여백이 많은 연예인의 삶은 또 다른 호기심과 로망을 불러일으키는 매력 요소가 되고 있다.

더 이상 ppl로 점철된 어색한 연예인의 일상이 아닌 나도 꿈꿀 수 있는 현실감 있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은 또 다른 버전의 관찰 예능을 가능케 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