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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용석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대표“현실사회 다루는 진일보한 판소리 해보고 싶었다”
공평하게 지원 혜택이 밑바닥까지 전달됐으면, 배정하고 집행하는 사람을 잘 뽑아야
2017년 07월 28일 (금) 14:40:42 이은영 편집국장 press@sctoday.co.kr

판소리로 세상을 풍자하는 이가 있다. 사실 판소리의 본질은 풍자와 해학으로 사회를 비꼬는 장르였다. 하지만 그 본질은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고 판소리는 심청과 춘향, 흥부놀부를 전하는 이야기로만 알거나 '한(恨)의 소리' 정도로 여겨지고 이나마도 관심도가 낮아지는 상황이었다. 그런 판소리의 본질을 살리려는 이가 여기에 있었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통해 '쥐왕의 몰락기'를 선보이고 촛불집회에서 울려퍼진 '순실가', '촛불가'를 만든 최용석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대표. 그는 "당장 거창한 판소리를 만들기보다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면서 국악계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수요집회에 참여하고 길거리 공연을 했다. 그의 생각은 <닭들의 꿈 날다>라는 무대 공연극으로 표현됐고 각종 풍자 판소리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제 그는 어린이를 위한 판소리극, 그리고 '바닥소리극 페스티벌'로 계속 그의 생각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그의 공연은 이제 연속 매진을 기록하며 부담없이 판소리를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가 일으킨 '판소리 바람'은 올초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젊은예술가상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새로운 판소리의 부흥을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있는 최용석 대표. 그가 생각하는 '판소리'는 무엇인지 들어볼 때다.

   
▲ 최용석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대표

올해 초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젊은예술가상을 수상했다. 수상을 축하드린다. 그때 최대표의 해외 공연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인터뷰 시기가 한참 늦었지만(웃음) 수상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면

젊은 예술가상 받은 것이 뜻밖이었다. 내가 젊게 활동하고 있다고 봐주셔서 저에게 이렇게 상을 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이번에 상을 받으면서 생물학적 나이는 들고 있지만 작품 활동은 젊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어떤 상이든 힘이 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달 구로문화재단과 '판소리공장 바닥소리'가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제2회 바닥소리극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재작년에 처음 시작했는데 행사를 통해서 한 언론사의 문화대상을 받기도 했다. 작년에는 여력이 안돼서 개최하지 못하고 올해 2회째 행사를 마쳤다. 3주 동안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편의 1인 판소리 극을 무대에 올렸다. 행사에 관심을 갖는 관객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행사의 경우에는 3주 내내 매진되었다. 

판소리 공장 ‘바닥소리’는 어떻게 해서 만들게 됐는지 궁금하다. ‘바닥소리’에 대한 간단하게 소개를 해달라. 

처음에는 성우향 선생님의 제자들 중에서 창작 판소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2002년에 만들었다. 처음에는 내가 살던 반지하 자취방에서 1주일에 1번씩 모임을 갖고, 성우향 선생님 연습실에서 1주일에 1번씩 연습을 했다. 그러면서 판소리도 만들었다.

그때는 나눔의 집을 방문하고, 수요집회에 참여하기도 하면서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당장의 거창한 판소리를 만드는 것보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서 동료들과 그렇게 어울려 다녔다. 그래서 한때는 국악계에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2008년부터 무대 공연극을 만들기 시작했고, 처음 무대에 올린 작품이 ‘닭들의 꿈 날다’ 였다. 창작 판소리 활동, 소리 극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바닥소리 출신 배우들이 많다. 현재는 충성도 높은 단원들이 15명 정도 되고, 단원들 개개인의 성향에 맞게 작품을 연결해준다. 이런 식으로 해서 단원들 별로 1년에 2~3개의 작품을 하게 된다. 

바닥소리 출신 소리꾼들은 누가 있는가? 

국악인 박애리, 국립창극단의 최호성, 조유아, 민은경 등이 있다. 

이명박 정권 하에서 ‘쥐왕의 몰락기’란 판소리를 만들어 광우병과 4대강 등에 대한 비판을 했었는데 공연의 반응은 어떠했고,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 때문에 정부에서 외압은 없었는지 

‘쥐왕의 몰락기’는 제가 당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 ‘깨알같은 시사 판소리(이하 깨시판)’ 프로그램에 음원을 올리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권 말기 지방선거, 대선 때는 전국 5개 도시(서울, 부산, 광주, 전주, 포항) 소극장에서 순회공연을 했었는데 매 공연때마다 관객들이 가득 찰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포항에서 공연을 할 때는 포항이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이라 그런지 난동을 부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대놓고 공연을 못했고, 신분 확인을 거친 뒤에 공연을 하기도 했다. 부산에서 공연을 할 때는 공연장 뒤 담벼락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면서 우리를 째려 보며 가는 사람이 있기도 했다.

또 한번은 선관위 직원 분이 오셔서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행패를 부리신 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아이러니하게도)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기에 정부 지원을 많이 받았었다. 

   
▲ 최용석 대표는 현실을 풍자하는 판소리로 주목받고 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이야기를 판소리로 풀어낸 작품 '방탄철가방, 배달의 신이 된 사나이' 로 제2회 창작국악극 대상 남자 창우상을 받기도 했는데. 이 상은 어떤 상인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 직접 지원을 받아서 주는 상인데 2015년에 수상하였다. 2014년에 ‘닭들의 꿈 날다‘로 최우수 작품상, 음악상을 받았다. 정부에서 주는 상 임에도 전문가들이 좋아하시고, 정부에서도 정부 비판적인 내용을 보지 않아서 상을 준 것 같다. 역설적으로 국악에 이전 정부가 그만큼 국악에 관심이 없었다는 증거일수도 있다(웃음)

지난해 촛불 집회에서 <촛불가>, <순실가>를 제작 발표했고, 이명박 정권을 풍자한 “쥐왕의 몰락기” 등으로  만들었고, 평택 미군기지에서 게릴라 공연 등을 하면서 굵직한 이슈를 다루는 사회 참여 예술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 소리꾼이 사회문제 참여하는 일은 그리 보기 쉽지 않다. 어떤 것이 소리꾼 최용석을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에 나서게 했는지 궁금하다

최근에 보수화 되긴 했지만 판소리가 본질적으로는 풍자와 해학을 통해 사회를 비꼬는 장르였다. 특별히 사회 문제에 참여해야 한다는 사명감은 없었고, 다만 판소리를 처음 시작하면서 내가 살아가는 현실과 사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국악인 선배님들 중에서도 사회 참여에 나선 선배님들이 많았다. 먼 선배이신 고 박동진 선배님이나 일제 강점기 때 일제에 저항했던 선배 국악인들이 있으셨고, 가깝게는 임진택 선배님의 ‘5월 광주’, ‘똥바다’ 등에서 영감을 얻어서 진일보한 판소리를 해보고 싶었다. 

국악인들 중에 세상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작품활동에만 몰두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악인이라고 해서 의무감이나 사명감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을 위한 판소리도 많이 했는데 아이들과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지

‘닭들의 꿈 날다’가 바닥소리의 어린이들을 위한 대표 작품이다. 그 밖에도 ‘제비씨의 크리스마스’, ‘일곱 빛깔 까마귀’ 등이 있다. 세 작품 모두 제가 원작을 만들었는데 딸에게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었다. 

뮤지컬과 콜라보를 한 판소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콜라보라기 보다는 뮤지컬 양식을 수용한 극을 만든 것이었다. 뮤지컬 양식을 수용하게 된 것은 당시 극을 제작할 때 음악 감독들이 뮤지컬 출신 감독들이었고, 극의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양식이 뮤지컬이라 그렇게 하였다. 음악극 자체가 본래 다른 형식들을 접목하면서 진화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닥소리’를 이끌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순간은?

창작을 하면서 판소리꾼들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느낄 때다. 소리꾼들이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이 이 시대에 왜 필요한가를 깨닫게 하고, 자신들이 어떤 작품을 할 수 있는 지를 알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갈 때 보람을 느낀다.

최근에 광주시립창극단 작품으로 광주학생운동을 배경으로 한 ‘솔의 노래’를 제작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작품을 만들면서 극작가로서 나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 

   
▲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의 어린이 국악 뮤지컬 <제비씨의 크리스마스> (사진제공=판소리공장 바닥소리)

민간에서 창작 판소리극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그래도 꾸준히 하는 몇 팀이 있다

민간 창작 판소리극은 바닥소리와 국악뮤지컬단 타루가 주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 말까지는 이자람 씨가 활동을 하기도 했다. 대부분 단체들이 2001~2002년에 만들어져서 10년 넘게 활동하다 보니 판소리계에서는 기반이 다져졌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그래도 민간 부문에서 창작 판소리를 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악이 요즘 그래도 주목을 많이 받고 있지 않은가?

국악인 개인 중심으로 유명해지고 있는 것 같긴 하다. 이번에 ‘아리랑‘에 출연하는 이소연, 박애리 등 스타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작년 10월, 국악방송의 ’예술가의 백스테이지‘라는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오면서 느낀게 국악 공연을 보러오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았다. 이번 페스티벌에도 홍보가 부족했음에도 3주 내내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도 많았다. 이런 걸 보면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전통예술을 하는 분들 중 인간문화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많았다. 요사이 젊은 소리꾼들이나 최대표의 생각은 어떤가

인간문화재 제도가 필요선이면서 필요악이라고 생각한다. 판소리를 보존하는데 기여했지만, 인간문화재가 된 판소리를 교조화 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저도 판소리 이수자이지만 만약 제가 이수한 판소리 전통을 보존하는 데 해가 된다면 이수자를 박탈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내 소리를 사랑하고 있고, 기존 판소리에 갇혀 있기는 싫기 때문이다.

인간문화재가 되는 것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요즘에는 인간문화재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본인 스스로가 유명해지기를 원하는 것 같다.    

‘사회 참여’ 예술인으로서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은       

간섭 없는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상주 단체들을 보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기관장의 정치적 성향으로 상주 단체가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런 것을 볼 때면 법으로 이런 것을 막았으면 좋겠다.

정권마다 문화예술 정책의 방향이 있겠지만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한다. 창작의 자유 속에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이지 억지로 육성한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국악인이니 국악에 대해서 많이 지원해주면 좋겠다. 특히 젊은 예술가들이나 지역 예술가들에게 공평하게 지원을 해서 혜택이 밑바닥까지 전달됐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심사위원으로 배정하고 집행하는 사람을 잘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악계는 한번 기득권을 잡은 세력들이 계속 기득권을 유지해왔다. 정책 집행자들이 예술계의 인적 구성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 음악을 기반으로 하여 작품을 계속 만드는 것이고, 올해 바닥소리극 페스티벌을 하면서 결심한 것은 준비를 잘해서 내년부터 매년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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