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광 ‘호스피탤리티’로 감동
서울관광 ‘호스피탤리티’로 감동
  • 이의진 기자
  • 승인 2008.12.1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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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다한 친절, 정(情)으로 다시 찾게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08년 여행관광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국 130개 국가 중에서 여행관광 친화성’에서 112위,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태도 수준’ 111위 등 매우 낙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는 친절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와 서울시관광협회(회장 남상만)가 지난 3일 마포구 베스트웨스턴호텔(옛 서울가든호텔)에서 실제 관광객 유치로 이끌기 위해 ‘관광인 호스피탤리티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서울시와 서울시관광협회(회장 남상만)가 지난 3일 실제 관광객 유치를 이끌기위한 '관광인 호스피탤리티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남상만 서울시 관광협회장은 “정성을 다하는 친절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감동시켜 우리나라를 다시 찾게 해야 한다"며 “한국적 호스피탤리티인 정(情)을 관광 상품화 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회는 한국관광을 낙후시켜온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불친절한 태도를 정성을 다한 친절로 바꿔 감동을 주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서울에 대한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지난해 3월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2007 서울관광인대회’에 이어 오세훈 시장 부임 후 두 번째다.

‘호스피탤리티’(hospitality)는 호텔, 리조트, 여행, 외식, 면세점 등의 관광 관련 산업에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최고급 서비스를 일컫는 말로, 배려나 환대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이날 대회에는 지난해 10월부터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서울 호스피탤리티 아카데미’ 과정 수료자 350명 전원을 서울시 관광홍보대사로 임명하는 ‘호스피탤리티 실천인’ 배지 전달식이 함께 수여됐다.

아울러 배지 전달식에는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참여, 서울시의 외국인 맞이 친절도 제고에 동참할 뜻도 밝혔다. 이 자리에 참여한 외국인은 KBS ‘미인들의 수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미르야 말레츠키(독일인), 은동령(殷冬靈/ 중국)등이다. 미르야씨는 현재 서울시관광협회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서울시는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사람들이 불친절해서 무시당한 느낌이 든다’라는 의견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해 10월부터 호스피탤리티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대회에서는 호스피탤리티 교육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했거나 강연으로 이 운동을 확산시켜온 임종정 C&한강랜드 대표, 이종문 메이필드호텔 대표, 김성호 관광식당 천객가 대표, 조태숙 영풍항공여행사 대표 및 엄길청 경제평론가 겸 경기대 교수 등 5명이 서울시장상을 받았다.

관광업계는 이날 호스피탤리티 정신을 살려 서울시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하고 이를 오 시장에게 전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특별강연에서 “미래 도시는 관광으로 경쟁할 것”이라며 “외국관광객들의 언어불편을 해소하는 일과 관광 업소들의 서비스 수준향상이 서울관광의 견인차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벅스의 문화마케팅을 예로 들며 “이제는 제품과 서비스에 시대정신, 라이프스타일 등의 문화적 가치를 얹어 팔아야 성공할 수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같은 문화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서울시와 시민이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특히 “관광객들이 서울의 정을 느끼도록 하는 데는 호스피탤리티 운동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며 “서울시는 볼거리, 즐길거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니 시민들은 언어가 안 통하더라도 외국인들을 환한 표정으로 맞아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러한 운동이 서울시 공무원까지 확산돼 종로구청 및 중구청 공무원 2,000여 명이 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짧은 시간 안에 외국인 관광객을 대하는 관광종사자의 친절도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를 얻었다.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실시한 이 호스피탤리티 교육이 성과를 얻자 정부는 오는 2010년부터 3년간 계속되는 ‘한국방문의 해’ 10대 실천과제에 이 교육을 도입키로 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호스피탤리티에 큰 관심을 가진 서울시와 이의 필요성에 동의한 관광업계의 환상적인 합작품으로 한국관광선진화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적 관광인프라의 개발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관과 민의 공통된 인식이 이런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런 성과를 이어가고자 서울시관광협회는 최근 새로운 시각의 관광보고서 ‘관광이 미래의 쌀이다’를 발간했다. 그리고 이를 기념해 이번 결의대회와 세미나를 개최, 호스피탤리티 교육에 동참했던 관광 인들을 격려하고 그동안의 성과를 점검해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지혜를 모으고자 한 것.

‘관광이 미래의 쌀이다’는 서울시관광협회가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과 손을 잡고 국내관광산업의 선진화를 고민한 편린들이다. 지난 5월부터 두 기관이 힘을 합쳐 ‘한선관광포럼’을 만들어 민(民), 관(官),학(學)이 머리를 맞대고 우리 관광산업 선진화를 위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관광산업 선진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는 우리의 관광분야가 어떤 것인가를 찾고 이를 중심으로 세계와 경쟁해 이길 수 있는 전략들을 세워본 것으로 관광산업은 이제 미래의 새로운 쌀로 우리 경제를 살찌울 참으로 중요한 분야가 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날 세미나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됐는데 1부에서는 (주)남이섬의 강우현 대표가 ‘기분을 개발한 남이섬 사례’란 주제로 역발상 전략을 발표했다.

2000년 쓰레기가 많고 시끄러운 싸구려 유원지였던 남이섬에 ‘유원지를 관광지로, 경치를 운치로, 소음을 리듬으로’라는 슬로건을 적용해 쓰레기를 예술 조형물로 만드는 등 변화를 꾀했다.
그 결과 2000년 입장객 수가 27만 명이었던 것이 지난해 175만 명을 기록하며 남이섬은 이제 명실상부한 성공적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2부에서는 ‘관광산업에서 호스피탤리티 교육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엄길청 경제평론가는 “자본주의의 한계가 드러나고 세계경제가 새로운 구조로 변화하면서 앞으로 몇 년간 경기침체를 면할 수 없다”고 말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관광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그는 “관광산업과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영혼의 서비스’ 개념의 호스피탤리티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한국외식정보(주) 박형희 대표는 “선진국은 10여년전부터 외식업소에서 ‘이제는 서비스가 아닌 호스피탤리티로 모시겠다’는 구호를 내걸었다”며 “국내 외식업계에서도 호스피탤리티 정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선진화재단 이용환 사무청장은 “음식점, 관광지에서 단순히 손님을 끌기 위한 웃음이 아니라 창의성을 동반한 진정한 웃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의진 기자 luckyuj@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