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콜렉티브 예술가들의 현 상황을 보는 시선 '적절한 반응'
로드콜렉티브 예술가들의 현 상황을 보는 시선 '적절한 반응'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8.1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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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 이슈와 수집가의 수집품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하고 살펴봐

시각문화예술 전반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 예술가들의 모임인 로드콜렉티브(ROADcollective)의 '적절한 반응(An Appropriate Response)'展이 오는 29일까지 서울 비디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현 시점의 문제들을 영국, 홍콩, 프랑스, 서울 등 다양한 지역을 오가며 거주하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로드콜렉티브 예술가들 나름의 방식으로 분석하고 해석한 작품들이 선을 보인다.

▲ Peter Sutton_적절한 반응(An Appropriate Response)_38x32cm_digital collage_2017

피터 써튼은 <인터넷 가이드>라는 주제로 인터넷과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전 세계의 뉴스와 사건들이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어떻게 보도되고 있는지, 그리고 사람들은 온라인 상에서 어떻게 이러한 상황에 반응하는지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본다. 

브렉시트, 도널드 트럼프 이슈, 빈부격차, 난민 문제, 인종차별 등 예측불허의 이슈가 나오는 상황, 작가는 현실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모인 사람들의 모임에 집중한다. 이들의 분노와 갈등은 인터넷 상에서 고립된 듯 하지만 이들의 행보는 오히려 더 자극적이고 흥미로우며 그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듯하다.

▲ 주하영_어느 수집가의 이야기(A Collector’s Story)_29x21cm_사진_2017

주하영과 수니 마코소브는 <어느 수집가의 이야기> 란 주제로 알려지지 않은 수집가 KW씨의 수집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하는 풍자적 작업을 한다. 이태원 사무실 창고에서 우연히 발견한 KW씨의 수집품 상자와 남겨진 메모는 이들 작업의 출발점이었으며, 사물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또 다른 세계를 구축하려는 수집가의 욕망은 두 예술가의 흥미를 유발시키기에 충분했다. 

두 예술가의 작업은 KW씨가 남긴 '실재하는(tangible)' 물건에 대한 적절한 반응이자 대응으로,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다시 심리학적, 미학적 관점으로 재분석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관찰과 분석일지는 때로는 사진과 드로잉으로 보여지기도 하고 포스터와 엽서로 제시되기도 한다. 비록 누군가에겐 쓸모 없는 물건일지라도 수집가에게는 쉽게 버릴 수 없는 집착적 자기애의 산물이자 절박한 존재의 이유이기에, 두 예술가의 협업으로 보여지는 <어느 수집가의 이야기>에는 진실과 허구 사이의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

▲ 심주현_위빙산수: 정원 (Weaving Landscape: Garden)_100x100cm each_각종 실_2016-2017

심주현은 <직조된 산수>를 통해 현재의 사건과 상황과는 의도적인 거리 두기를 하며 시간의 흐름과 경험, 기억과 같이 개별적이고 사적인 영역에 초점을 맞춘다. 

작가는 복잡한 사건과 소음을 뒤로하고 ‘기본에 충실한 자연스러움’을 모토로 하여, 단순한 그리기와 꿰매기, 반복적인 직조의 과정을 통해 느린 시간의 흐름을 오롯이 감내하며 응축된 경험을 결과물로 보여주고자 하며 기후의 변화, 자연, 감정, 표정, 재료와 색채의 미묘한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이러한 사소함을 보다 넓은 의미의 자연으로 받아들인다.
 
문의:02)3789-3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