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누가 도종환 장관의 눈과 귀가 되고, 막고 있는가?
[발행인칼럼]누가 도종환 장관의 눈과 귀가 되고, 막고 있는가?
  • 이은영 발행인 겸 대표기자
  • 승인 2017.08.24 20: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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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발행인 겸 대표기자

모든 것에는 원인이 있고 원인은 결과를 만든다. 그래서 사필귀정이라 하지 않던가. 문체부가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지휘자, 코리안심포니 수장 임명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이 없다보니  '카더라 뉴스'가 뜨기 시작했다. 그 뉴스의 한 자락에는 국립오페라 단장에 경기도 모 예술회관 대표가 인선됐다는 소문이 벌써 파다하다.

우연의 일치인지, 지난 3일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열렸던 도종환 장관과의 현장정책 포럼인 ‘모두와 함께 하는 문화청책 포럼’에 위에 언급한 P사장이 도장관에게 눈도장을 찍고 갔다는 전언이다.

본행사가 시작도 전에 그는 일부 인사들과 인사만 하고 떠났다. 단순히 행사장을 둘러보러 왔을 리는 없을 터이고 신임 도 장관에게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키려고 온 것은 너무나 분명해 보이는 상황인데, 누가 그를 그 자리에 불러 장관에게 소개하려 한 것일까? 이 자리에는 도 장관을 비롯, 김 모 문화예술정책실장과 두, 세명의 과장급 인사가 자리했다.

국립합창단 역시 예술의 전당 이사회에서 합창단 지휘자를 추천한다는 기이한(?) 뉴스마저 떠돌고 있다.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자 역시 누군가 점을 찍어 놓고 저울질을 한다는 것. 그렇다면 지금까지 공석인 산하단체장과 전 정권의 밀실에서 이뤄진 산하 기관장들에 대한 인사원칙과 공개 모집을 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해진다. 공개를 하지 않고 ‘그들만의 리그’의 자리 나눔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또 다시 밀거래가 이뤄지는 것일까? 심대한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산하 기관장 인사 원칙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특히 국립오페라단장 임명에 있어 문체부와  보이지 않는 거래 중이라면 본지<서울문화투데이>를 통해 제안한 공모니, 공개 프리젠테이션이니 하는 것이 공허한 독백으로 들릴 수 있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의 "말도 안되는 어불성설에 한계가 느껴진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합창, 오페라, 오케스트라 통합을 위한 공청회를 요구해도 마이동풍인 이유가 그런 이유라면 결과가 나올 것이 뻔하지 않은가. 과거에 하던 장난을 이제는 멈출 때도 되었다”고 한 비토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아무리 청와대가 혁신을 하고 있다지만 부처는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인사와 관련해 방침을 정해서 조속히 문체부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법조계와 검찰, 법원이 강한 적폐 청산에 나섰고 일부 낙하산 인사라는 반발에 부딪힌 인사도 있었지만 문 대통령의 인사는 대체로 잘 됐다는 평가다. 그런 가운데 취임 100일을 맞은 대통령 지지율이 90%대 가까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취임 이후 여러 자리를 통해 적폐 청산을 강조해 왔고, 현재 개혁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대통령이 관심을 가진 ‘블랙리스트’ 사건의 중심인 문체부는 인사문제에 그만큼 더 신중하고 문화계 전반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실행해야 한다.
그 첫 단추가 인사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시영 시인은 "도종환 장관이 때를 놓치치 말고 과거의 사람들을 정리할 것을 요구하면서 시인과 장관의 역할은 엄중하게 다른 것"이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예술위, 부적격자 기금 환수하라 지적했더니, 역으로 탄압 모드?

'나라다운 나라를 위한' 촛불혁명의 깃발을 들고 있던 올해 2월, 본지에서는 여러 차례 기사를 통해 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심사에서 특정인을 찍어내기 위한 심사의 문제, 부적격자인 댄스포럼에 대한 부당지원금 1억2천만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지적해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문체부는 묵묵부답이고, 예술위가 개정한 기금 지원 규정은 오히려 특정인과 단체를 ‘블랙리스트’화 하기 위해 ‘개악’한 것으로까지 보여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부적격자로 3년째 부당지원을 받은 댄스포럼에 대한 '화이트리스트'를 공고히 하기 위한 밑작업 성격마저 보인다.

이에 더해 지난 7월에 지적했던 주영 한국문화원의 ‘아방가르드 리허설’전시와 관련해 김구림 선생에 대한 편파적인 폄훼와 명예훼손에 대한 건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어떤 조치를 취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이 문제에 대해서 도 장관은 분명히 알고 있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어떤 리액션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중간에 누군가가 그의 판단을 좌우지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조치를 막고 조종(?)하고 있는 자는 누구일까?

현실 비판과 제언에 마이동풍은 큰 위기를 초래할 것, 더 이상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에게 좌절감 주지 말라.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지난 17일 대학로에서 "HOPE 취중진담(就中眞談) 새 문화정책 HOPE"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높였고, 앞으로 문체부의 정책과 병행해 시선을 집중하며 정책 개발의 추이를 살피면서 민간 베이스에서의 현장 대화와 정책개발을  확대해 나가자고 결의한 바 있다.

시간은 과거를 지나 새로운 것으로 항해하고 있지만 낡은 관습은 쉽게 앞을 향하지 못하고 과거로 회귀한다. 특히 문체부를 통한 국정농단 사태를 목도하고 새 정부가 태어났음에도 공직자들은 권력의 향수를 쉽게 털어내지 못하는 것 같다.

떠나야 할 사람들이 시간을 끌며 자리에 앉아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방어진지를 구축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문체부와 장관에게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걱정스러운 것이다. 도 장관은 우리 문화예술계가 걸었던 희망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면 공개를 통한 인사로 첫 단추를 명쾌하게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국민들이 "문체부가 달라졌어요!"라고 하는 메시지를 받는 시간이 하루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더 이상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에게 좌절감을 주지 말라.

 이은영 본지 발행인 및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