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24] 포항 오어사(吾漁寺)와 원효대사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24] 포항 오어사(吾漁寺)와 원효대사
  •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17.08.2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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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경복궁 옆 법련사에서 삼국유사를 공부하고 있는 팀들과 함께 포항 오어사를 방문하였다. 신라 진평왕 시절 항사사(恒沙寺)로 창건되었으나 오어사로 이름이 바뀐데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래되고 있다.

신라 고승 원효와 혜공이 항사사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아먹고는 배설된 똥을 물고기로 되살리는 시합을 벌렸는데 한 마리만 살아 헤엄쳐 나가자 두 스님은 서로 “내(吾) 고기(漁)”라고 우긴 것이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때 오어사에는 신라를 대표하는 원효, 헤공, 자장, 의상대사가 각자 인근에 암자를 짓고 살면서 함께 도를 즐기고 현담을 나누었다는데, 원효암, 자장암은 아직도 남아있다. 오어사에는 원효대사의 초상화와 원효가 쓰고 다녔다는 갓도 전시되어 있다.

오어사 답사에 이어 원효대사가 머물면서 불교의 경전인 ‘화엄경’의 주석서를 저술한 경주의 분황사도 둘러보았다. 원효와 요석공주의 러브스토리가 시작되는   월정교는 분황사와 요석궁의 중간에 있는데  복원작업 진행중이었다.

원효대사의 흔적을 보면서 어린 시절 눈물 흘리며 읽었던 이광수의 소설 ‘이차돈의사’, ‘원효대사’의 스토리가 떠올랐다. 또한 6.25전쟁 당시 어머니가 피난을 다니면서도 내 손을 잡고 절에 가서는 부처님께 합장하고 큰절을 시켰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앞으로 열심히 사찰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사진들을 찍어 보자는 결심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