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5색'의 아리랑 "아리랑은 살아있는 지금 우리의 노래"
'5인 5색'의 아리랑 "아리랑은 살아있는 지금 우리의 노래"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9.0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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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컨템퍼러리 시리즈 아리랑X5' 이춘희 안은미 양방언 함춘호 오은이 선사하는 '아리랑의 정서'

우리의 대표적인 노래 '아리랑'이 5인의 아티스트들이 저마다의 색깔과 생각을 입혀 새롭게 관객들을 찾아간다.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아리랑 컨템퍼러리 시리즈 <아리랑X5>'는 전통민요, 현대무용, 월드뮤직, 대중음악, 문학 장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5명의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아리랑을 선보인다.

이춘희 명창, 안은미 무용가, 양방언 작곡가, 함춘호 기타리스트, 오은 시인은 '아리랑'이라는 동일한 주제 안에서 서로 다른 감성과 정서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손혜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 안은미 무용가, 이춘희 명창, 함춘호 기타리스트, 오은 시인(왼쪽부터)

이번 공연을 주관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손혜리 이사장은 지난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아리랑대축제'라는 이름으로 서울의 한 공간에서 행사가 열렸지만 대축제로는 아리랑의 의미와 우리 삶과의 관계성을 깊이 조명하기가 어려웠다"면서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정서와 마음으로 다가가는지, 아리랑이라는 전통 민요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지를 선생님들의 삶의 방식과 예술적 방향을 통해 공유하려 한다"고 밝혔다.

전통 아리랑의 대명사인 이춘희 명창은 '춘희 춘희 이춘희 그리고 아리랑'을 통해 그의 삶과 아리랑을 대비시킨다. 명창이 보존하는 전통의 에너지와 이를 전수받은 후배 소리꾼들의 현대화된 민요와 아리랑이 입체적으로 조명되는 무대로 이희문과 창작음악연주단 불세출, 경기소리그룹 앵비가 함께 하며 안은미 무용가가 연출을 담당했다.

이춘희 명창은 "유네스코 지정 전부터 매 공연마다 '아리랑'을 불렀는데 처음으로 아리랑 공연을 만들려니 더 아름답고 재미있게 꾸미려면 제 재능으로는 안 될 것 같아 안은미 무용가에게 연출을 부탁했다"면서 "일반인들이 노래 못한다고 사양하면 '하다못해 아리랑도 못하냐'라고 하는데 아리랑이 듣기에는 쉽고 편하지만 부르는 사람은 소리로 남의 가슴을 울려야하기에 굉장히 까다로운 것이 아리랑이다. 아리랑은 국악계의 쌀 같은 존재"라며 아리랑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안은미 무용가는 '너무나 시리고 느린 춤 쓰리쓰리랑'으로 아리랑의 한의 정서를 표현한다. 군 피해자 어머니 5명이 함께 무대에 올라 춤을 추고 북을 치면서 가슴 속의 슬픔을 풀게 된다.

안은미 무용가는 "이분들처럼 아리랑이 필요한 사람이 없다. 어머니들과 함께 춤추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아리랑하면 떠오르는 감정의 정서가 있다.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공유하며 함께 치유하는 것이 아리랑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군대에서 목숨을 잃은 이뿐만 아니라 제대 후에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군대도 못 견디고 나온 바보'라는 시선으로 정신이 황폐해진 친구들도 군 피해자"면서 "제대 후에도 국가가 책임지는 모습이 보여져야한다"고 말했다.

작곡가 양방언은 '컬러 오브 아리랑'을 통해 국적과 경계를 넘나드는 아리랑을 선보이게 된다. 수많은 작업을 통해 아리랑과 함께한 양방언 특유의 음악적 개성이 녹아있는 다양한 색깔의 아리랑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함춘호 기타리스트의 '아리랑 스케이프'는 대중음악과 가장 대중적인 악기인 기타를 통해 '대중가요로서의 아리랑'을 시도한다. 국악기 사용을 배제하고 밴드 형식으로 함춘호 기타리스트와 SAZA 최우준, 임헌일 등 젊은 음악가들이 어쿠스틱 기타, 일렉트릭 기타 등으로 새로운 아리랑을 창조해낸다.

함춘호 기타리스트는 "아리랑은 우리의 슬픔과 한, 기쁨 등 늘상 해왔던 간략한 언어들의 멜로디화라는 생각이 있다"면서 "제가 풀어온 음악을 아리랑과 함께하면서 아리랑은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은 시인은 앞선 공연의 하이라이트와 아티스트들이 모두 참여하는 갈라 공연 '아리랑의 마음들'에 함께 한다. 앞서 펼쳐진 각각의 공연들이 오은 시인에 의해 서로 엮이며 선보이고 현재 활동 중인 시인들이 아리랑을 재해석해 쓴 시를 무대 위에서 낭독하는 행사도 진행하면서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오은 시인은 "아리랑의 매력은 확실하지 않다는 것에 있다. 아리랑의 정서가 어떻게 각 영역에 녹아들어 하나로 합쳐지는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아리랑이 옛날의 슬픈 음악이 아니라 현재 살아있는 곡이라는 걸 보여주려한다"고 밝혔다.

9월 16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열리는 이춘희 명창의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날인 17일에는 안은미 무용가의 무대가 펼쳐지며 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양방언의 무대가 열린다.

이어 11월 16일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함춘호 기타리스트의 공연이 펼쳐지며 마지막 공연 '아리랑의 마음들'은 오는 12월 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아리랑X5>는 전 공연 무료로 진행되며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