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곡 세계화의 가능성 열어준 밀레니엄합창단 투어 콘서트
한국 가곡 세계화의 가능성 열어준 밀레니엄합창단 투어 콘서트
  • 탁계석 평론가
  • 승인 2017.09.09 0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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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 마다 청중 기립 박수, 가곡 불씨 살아나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이 지난 달 30일 한국을 떠났다. 13회의 투어 콘서트를 마친 그들이 남긴 것은 청중의 뜨거운 박수와 함께 우리 노래가 세계인들에게 불려질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다.

그 옛날 우리 노래가 없던 시절 우리는 외국 노래들을 빌려서 썼다. 포스터의 ‘스와니강’, ‘올드 블랙죠’ 금발의 제니, 영국 민요 ‘아, 목동아’. 이태리 민요 ‘산타루치아’, 오 솔레미오.... 이런 노래를 부르면서 가보지도 못한 나라의 이국정서가 떠올랐고  동경도 했다.

▲ 예술의전당 야외무대에서 노래하는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

그러나 이같은 노래들도 시절 따라 불려지고 철지난 노래들이 된다. 너무 많은 노래들이 우리 곁에 왔다가  떠난다. 지금은 강력한 댄스뮤직이, 몸을 흔드는 감각의 세태로 변했다.그렇다고 완전히 노래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가곡이 불려지는 빈도는 크게 줄었고 그래서 위기라는 말을 한다.

스페인 합창단은  잊혀진 가곡 정서에 불씨를 살려냈다. 우리 말을 우리 보다 더 잘하는 듯한 이들의 땀과 노력이 무대 연출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면서 관객의 흥미를 최고로 끌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연출과 각색, 한복을 입은 것에서 뿐만아니라 합창단의 생동감있는 무대 언어가 살아나 톡특한 맛을 선사했다. 스페인 노래의 경쾌한 풍경과 한국가곡의 서정성, 우리 정서를 깊이캐어내는 이들의 기술력에 관객들은 연신 '브라보!' 를 외쳤다.

이는 스페인합창단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합창단도 우리 가곡을 부를 수 있음에 자신감을 준 것이다. 그러니까 대중한류에 이어 한국의 전통과 현대음악들이 어떻게 서양무대에서 위치를 잡을 수 있을까에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다. 

임재식 지휘자의 세계에 우리나라 노래를 알리겠다는 집념과 투지가 분명한 결실을 얻고 있는 것 같다. 때문에 이들이 한류문화 전도사로 유럽 등을 투어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한다면우리 문화를 보는 외국인의 시각도 달라질 것이고 꺼져버린 가곡의 내수 시장도 살려내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말한 '착한 한류'에 탑승을 시도하는 정책 변화의 주문이다.  자기 것을 자기가 자랑하는 것 보다 남이 인정하고 칭찬할 때 효과가 더 한 법이니까. 

유럽 클래식 역시 늘 먹던  바흐 , 모차르트, 베토벤에 물린 입맛에 비빔밥, 불고기, 김치를 통해 고객의 시선을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엊그제 필자는 호주에서 '송 오브 아리랑'의 현지 공연을 보면서 동포뿐만 아니라  현지 관객들이 우리 음악에 감동하는 것을 보고 새로운 감회에 빠졌다. 이민을 가서 소수민족으로 생존에 급급하던 동포사회가 어느듯 커뮤니티의 중심에 설수 있다는 자신감을 현지 최고의 극장의 공연을 통해 확인시켜준 것이다. 

밖에서 안을 보는 시각(視角)의 변화

밀레니엄합창단, 이들은 방한 공연마다 컨셉을 잡고 매번 성공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들이 내건 올해의 테마는 ‘평화 합창’이다. 미사일과 북핵 위기의 상황에서 청중들에게 큰 위안을 주었다.

이제 우리의 시선과 고정관념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틀에 묶인 지원정책과 우리 것을 작품화하기를 꺼리는 현상에서 벗어날 때가 온 것이다. 밀레니엄합창단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것처럼 우리가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어떤 변화를 끌고 가야 하는가, 식어버린 가곡 식탁을 어떻게 새롭게 꾸밀 것인가의 과제를 남겼다.

노래의 힘, 합창의 매력이 무엇인가를 심어준  밀레니엄합창단이 우리 합창의 변화, 우리 문화의 세계화에 대한 시각의 변화를 준 것 같다. 내년이 기다려지는 청중이 있다는 것은 행복합창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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