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국악담론]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 비친 전국 국악경연대회
[김승국의 국악담론]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 비친 전국 국악경연대회
  • 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 승인 2017.09.2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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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지난 4월 12일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이 김승수 전주시장과 함께 전주대사습놀이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취임했다는 보도가 문화계의 화제 거리가 되었다.

전주대사습놀이는 전라북도 전주에서 행하여져 온 민속 대회로서, 조선 21대 영조 때부터 시작하여 궁술ㆍ판소리 따위를 겨루던 대회였다. 1975년에 복원되어 판소리가 주 종목이나 국악 전반을 경연 종목으로 하는 전국 규모의 경연 대회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때 전주대사습놀이는 전국규모의 국악경연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경연대회로서 그 위상을 자랑하였으나 최근 들어 거듭된 심사 비리와 이사장 선출 등을 둘러싼 내홍으로 위상이 크게 실추되었다.

국악계는 물론 전주 시민들 사이에서 혁신을 통하여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의 위상과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여론에 부응하여 김승수 전주 시장이 직접 나서서 전주대사습놀이를 개혁을 통하여 명예회복을 해 줄 인사로 김명곤 전 장관을 낙점하고 삼고초려 하여 영입했다는 것이다.

그간 대사습놀이는 ‘돈 없으면 대회에 나갈 수 없다’, ‘계보나 파벌이 심해 실력이 있어도 안 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각종 의혹에 휩싸여 그 위상이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김명곤 위원장은 취임하면서 “올해를 전주대사습놀이가 새롭게 태어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혁신적인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며칠 전 김명곤 위원장은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판소리 명창부에 한해 청중평가단 제도를 도입하고 점차 무용, 풍물, 민요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청중평가단 이외에 심사위원 선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심사위원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분야별로 심사위원 후보자 5배수 이상을 확보한 후에, 또 다시 덕망 있는 지도자급으로 심사위원 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심사위원 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된 심사위원 후보자 리스트를 가지고 3배수 이상으로 순위를 매기도록 하고, 조직위원회 사무국에서 이 순위대로 후보자들에게 연락을 돌려 심사위원을 선정하여, 누가 심사위원이 될지 누구도 모르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하루에 예선과 본선을 치르는 4종목(판소리 일반부·시조·명고수부·어린이 판소리)을 제외하고 예선과 본선 심사위원을 분리·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하여 얼마나 의혹이 많았는가에 대한 반증이 아닐 수 없어 씁쓸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국악경연대회의 공정성 문제는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만의 일이 아니다. 아직도 국악경연대회에 경연자와 심사위원 간의 뒷거래가 여전하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참가자들과 참가자들을 지도한 선생님들이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심사 과정에 뒷거래가 있었느니, 특정 학교 출신 혹은 특정 선생님 문하생인 경연 참가자들에게 특혜가 있었느니, 심사 과정의 공정성에 대하여 수군거리는 소리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심지어 대회가 끝나면 수상 상금을 경연대회 주관처나 심사 위원에게 돌려주기도 한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한다.

몇 해 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이상 정부시상이 지원되는 공연․전통예술분야 경연대회에 대하여 해당 분야 전문가들을 위촉하여 경연대회 평가를 실시한 이래 경연대회의 경연심사 및 대회운영의 공정성 시비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그러한 의혹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철저한 관리를 해나가는 경연대회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모든 경연대회가 정화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아직도 의혹의 시비는 여전하다.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의 셀프 개혁 선언이 그 반증이다.

나는 그간 여러 차례 모든 경연대회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지원제도가 폐지되어야 하며 경연대회 자체의 권위와 공정성으로 그 품격이 결정되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내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동아콩쿠르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퀸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쇼팽 콩쿠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등이 좋은 예이다.

나는 이번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의 성패에 대해 관심이 많다.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거듭 태어날 경우 전국의 모든 전국규모의 국악경연대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김명곤 전주대사습놀이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