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리지웨이 "지구가 건강하지 않으면 자원도, 시장도 없다"
릭 리지웨이 "지구가 건강하지 않으면 자원도, 시장도 없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9.2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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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세계산악문화상 수상 "케이블카 설치, 야생인 산을 파괴하는 행위"

"우리는 환경에 대해서는 절벽으로 가고 있다. 절벽에 다다를 때 어떻게 해야할까? 그냥 떨어질 것인가? 아니면 방향을 바꿀 것인가? 반대로 돌아선다는 것은 정녕 퇴보인가?"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에 맞추어 한국에 온 '지구의 아들' 릭 리지웨이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릭 리지웨이는 22일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구가 건강하지 않으면 건강한 자원이 없고 결국 건강한 시장을 만들 수 없다"면서 젊은이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릭 리지웨이는 1978년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인 K2를 무산소 등정한 최초의 미국인이며 1985년 7대륙 최고봉을 세계 최초로 등정한 탐험가이자 1998년 뉴욕 타임스 선정 '10대 베스트셀러'에 오른 <킬리만자로의 그늘>의 저자이자 20여편의 산악 다큐멘터리를 직접 연출 제작해 에미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감독이며 환경보전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파타고니아' 부사장으로 활동 중인 환경운동가다.

▲ 핸드프린팅을 한 릭 리지웨이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릴 때는 산을 정복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나이가 들면서 환경이 어떻게 파괴되는지 느꼈다. 산은 정말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야생의 장소이기에 개발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숲이 사라지고 초원이 사막화되고 빙하가 줄고 새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느꼈다"면서 환경운동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야생을 보호해야한다는 사명감으로 젊은이들에게 환경 문제를 교육시키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위로는 정부의 변화를 추구하고 아랴로는 젊은이들을 교육시키면서 나중에는 환경보호를 하는 사람들을 만들려한다. 한국도 같은 일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릭 리지웨이는 "자연과 진정으로 공존하려면 모든 인류가 함께해야한다. 이번 생뿐 아니라 다음 생까지도 야생 동식물을 보호해야한다. 한국에는 보호구역이 많은데 제가 본 것들은 다 산이었다. 평지는 이미 농토가 되거나 도시가 됐다. 야생동물이 멸종되지 않으려면 평지도 보존되어야하는데 문제는 평지가 개발하기 가장 좋은 곳이라는 것"이라고 말한 뒤 "결국 일부 몇몇이 부를 축적하는 것이 좋은가, 우리가 아름다운 동물을 보는 것이 중요한가, 그것이 우리가 내려야하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케이블카는 즐기려하는 산을 파괴하려할 것이다. 산은 최대한 야생 그대로를 유지해야하고 두 발로 직접 방문하도록 해야한다. 야생이 주는 마법을 느끼고 자연으로부터 위로를 받으면서 인간이 되는 것이다. 차타고 케이블카 타고 커피 마시고 다시 케이블카 타고 차타고 하는 것은 훌륭한 인간의 모습이 아니다. 자연의 영감을 얻어야한다"면서 케이블카 설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 박재동 추진위원장이 릭 리지웨이에게 자신이 그린 릭 리지웨이 그림을 선물하고 있다.

한편 릭 리지웨이는 "한국에 두 번 온 적이 있는데 모두 서울에만 있었다. 이번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는 기회였고 울주에 있는 산을 타보고 싶다. 경치가 참 아름답다"면서 울주에 온 소감을 전하면서 "북미의 산악영화제의 경우 매년 핵심적인 주제를 정해 전문가를 초빙하면서 환경보전과 관련된 문제를 이해시키고 있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도 매년 주제를 정해 환경보전 인식을 발전시켰으면 한다"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번에 울주세계산악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단순한 등반이 아닌 환경보존과 함께 하려했다, 이 상은 그런 저를 인정해준 것이기 때문에 정말 영광이다. 그보다 더 큰 영광은 '지구의 아들'이라는 별명이다. 나이들고 있지만 아직 활동할 시간이 많이 있다. 새로 받은 이름에 걸맞는 생활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릭 리지웨이는 오는 23일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특별강연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