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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세상에서 제일 용감한 소녀"남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여자도 할 수 있어. 자신있게”
울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독수리 공주> 누르가이브/아이숄판 부녀
2017년 09월 28일 (목) 12:00:58 임동현 기자 press@sctoday.co.kr

지난 21일에 열린 제2회 울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은 오토 벨 감독의 <독수리 공주>였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독수리 사냥꾼이 되기로 한 13살 소녀 아이숄판. 하지만 보수적인 사냥꾼들은 여자는 사냥을 할 수 없다고 부정적으로 말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항상 아이슐판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며 그를 사냥꾼으로 만들어낸다.

개막작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아이숄판이 ‘독수리 축제’에서 기록을 세우는 모습들이 나오자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아마도 그것은 어른들의 편견을 깨는 어린 소녀의 용기를 향한 찬사였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개막식 상영이 마치자 작품을 향한 호평은 물론 영화에 출연한 아이숄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리고 그 다음날, 기자는 ‘독수리 공주’ 아이숄판과 그의 아버지이자 스승인 누르가이브를 만났다. 그들이 전하는 부드러운 이야기로 영화를 한 번 재연해볼까?

   
▲ <독수리 공주>의 누르가이브/아이숄판 부녀

개막작으로 울주를 찾았다. 울주에 온 느낌을 먼저 듣고 싶다

누르가이브(이하 누): 울주의 첫 인상이 참 좋다. 많은 나라를 방문해봤는데 도시가 깨끗하고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고 공기가 참 좋다. 온화하고 깨끗하고 친절하다.

내가 비록 몽골에서 왔지만 우리보다 더 깨끗한 것 같다(웃음). 몽골은 겨울에 난방을 석탄으로 때기 때문에 공기가 좋지 않다. 어제는 눈이 왔다고 들었다. 

아이숄판(이하 아): 한국 문화가 좋은 인상으로 다가온다. 친절하고 경관이 아름다운 것이 인상적이다. 몽골의 아름다운 모습이 떠오른다. 

영화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 어셔 스웨덴스키라는 사진작가가 몽골에서 사진을 찍다가 우리 가족의 사진을 찍었다. 작가가 지인에게 그 사진을 보여줬고 그 지인이 오토 벨 감독에게 보여줬다고 한다. 감독이 사진을 보고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해 우리 가족에게 왔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결정을 했다. 결정하고 3일 뒤에 바로 영화를 찍었다.

영화를 보면 학교 성적이 정말 뛰어나다. 의사가 꿈이었다가 독수리 사냥꾼의 길을 가게 되는데 꿈이 혹시 바뀐건지?

: 그렇지 않다. 꿈을 바꾼 적은 없다. 독수리 사냥은 삶의 일부이기 때문에 계속할 것이고 의사가 되려는 노력도 계속할 거다. 의사도 사냥꾼도 될 수 있다. 사냥은 주말이나 혹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독수리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이 궁금하다

: 둥지에 있는 독수리를 처음 봤을 때 눈이 정말 아름다웠다. 내 짝이 될 수 있고 내가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택을 참 잘했다는 것이 증명됐다(웃음).

독수리를 단련하는 7년의 과정이 궁금하다

: 독수리 사냥은 2천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이자 오래된 역사고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대로 사냥을 하는 사람들은 여가가 아니라 생계이자 삶이다. 7년간 가지고 있다가 놓아주는 것이 전통이다.

사냥하는 독수리는 암컷이다. 어릴 때 잡아서 성인이 될 때까지 데리고 있다가 자연에게 돌려보낸다. 자연으로 돌아가야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를 수 있다. 자연의 순환을 위해 돌려보내는 거다. 어릴 때 데려오기에 ‘아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게 4년은 아기처럼 키우고 3년은 사냥을 한다. 그리고 돌아간다.

사냥꾼 훈련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 독수리를 부를 때 독수리가 날아오는 속도가 높기에 독수리가 순간적으로 팔에 와서 앉을 때 정말 아프고 팔을 다치기도 했다. 그리고 말타는 훈련도 낙마의 위험이 있기에 어려웠다. 특히 겨울 사냥을 나갈 때는 바닥이 얼어붙어 미끄럽기 때문에 더더욱 위험했다.

   
▲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작 <독수리 공주> (사진제공=울주세계산악영화제)

독수리 축제에 처음 나왔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 첫 대회라 긴장도 엄청 많이 되고 이길 것이라는 건 상상도 못했다. 기대도 확신도 없었다. 일단 남자 사냥꾼들이 모두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었기에 그 안에서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당연히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전 대회까지 기록을 가지고 있는 분이 바로 우리 아버지였다. 아버지의 기록을 제가 깨니 모인 사람들이 모두 하나하나씩 축하와 격려의 말을 해줬던 게 기억난다.

영화에 등장하는 나이든 사냥꾼들은 ‘여자는 사냥을 할 수가 없어’라며 아이숄판을 부정적으로 본다. 심지어 독수리 축제에서 아이숄판이 우승해도 ‘겨울 사냥을 해야 진정한 사냥꾼’이라며 폄하하기도 한다. 사냥꾼들의 이런 말을 아이숄판도 들었을 것 같은데 기분이 어땠는지?

: 부정적인 말을 들었을 때 굉장히 속상했다. 그럴 때 아버지께서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해주셨고 털고 극복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그런 부정적인 말이 저를 더 강하게 만든 것 같다. 최초의 여성 사냥꾼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굳게 만들었다.

: 2천년이 넘는 동안 여성 사냥꾼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남녀는 동등해야하고 같은 권리를 가져야한다는 생각이 있다.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여자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딸에게 사냥꾼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지금 정말 훌륭하게 그 생각이 맞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라면 ‘독수리 축제’, 그리고 ‘겨울 사냥’이다. 굉장히 중요한 일 년 행사로 겨울 사냥이 나오는데 어떤 의미인지?

: 첫눈이 내린 이후부터 본격적인 사냥이 시작된다. 날씨가 추워져야 여우나 다른 동물들의 털의 질이 좋아져 그 때 잡아야 만든 물건이 질이 좋다. 또 눈이 오면 발자국 등으로 여우가 가는 길을 알아낼 수 있다. 

몽골의 겨울 날씨는 정말 혹독하다. 영하 40도가 넘는 혹독한 추위다. 촬영팀들이 엄청 고생을 했다. 배터리가 얼어 바로 장비를 사용할 수 없어 배터리를 스탭들 몸에 지니고 다녀야했고. 그래서 사냥 분량이 많이 나오지 못했다.

여우를 잡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여우라는 동물이 참 똑똑하고 영리하다. 생명을 보존하는 법을 안다. 그래서 바위 밑에도 숨고 풀숲에도 숨고 어떨 때는 잡으려는 독수리를 공격하기도 한다. 여우를 잡으려면 운도 좋아야한다. 운이 좋으면 하루 한 마리 이상 잡는 날도 있지만 한 마리도 못잡는 날도 있다. 컨디션이나 운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다.

그럼 언제 사냥을 끝내게 되나?

: 독수리 하기 나름이다(웃음). 독수리가 능력 좋고 컨디션도 좋으면 한 시즌에 30마리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게 떨어지면(웃음) 아무래도 잘 못 잡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사냥꾼과 몰이꾼, 독수리가 혼연일체가 될 때 최선의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느꼈다 

: 사냥꾼과 몰이꾼, 독수리, 그리고 말의 역할도 중요하다. 말이 지형에 익숙해야 여우가 있는 곳을 찾아서 갈 수 있다. 

정말 질문한 대로 하나라도 제 역할을 못하면 사냥을 할 수도 없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팀워크가 정말 중요하다. 몰이꾼도 제 역할 못하면 놓치고 독수리나 말도 해메거나 엉뚱한 곳으로 가면 안 된다. 넷 중 하나라도 자기 역할을 못하면 정말 할 수 없는 것이 여우사냥이다.

   
▲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여자도 할 수 있다'는 아버지의 믿음이 아이숄판을 최초의 여성 독수리 사냥꾼으로 만들었다.

두 분을 보면 아버지와 딸이지만 스승이자 제자, 사냥꾼이자 몰이꾼이기도 하다. 정말 영향을 많이 받을텐데 이 자리를 빌어 서로의 마음을 한 번 털어내볼까(웃음).

: 아이숄판에게 처음 독수리를 접하게 하고 돌보라고 한 것이 원래는 아들에게 사냥을 가르쳤는데 아들이 군대를 가면서 독수리를 돌볼 사람이 있었다. 딸이 비록 어리지만 힘이 있고 또래보다 강한 아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믿고 맡겼다. 그리고 지금 충분히 그 믿음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다.

: 태어나면서 독수리와 함께했기에 독수리가 두렵지 않았고 오빠가 군대를 갔을 때 내가 돌봐야겠다고 했고 부모님께 그 생각을 말씀드렸는데 전혀 놀라지 않으셨다. 흔쾌히 허락하시고 제게 맡겼다. 지금 오빠의 독수리는 자연으로 돌아갔고 제가 독수리를 잡았다.

아버지는 정말 슈퍼맨이다. 언제나 든든하게 지원해주고 도와주신 아버지다. 아버지가 안 계셨다면 사냥꾼이 못됐을 것이다.

아이숄판의 ‘10년 후 모습’을 상상한다면?

:(잠시 생각하다가 웃음) 그때에는 아마 의사가 됐을 것이다. 그래서 오빠와 동생들 교육 잘 받도록 서포터를 하고 건강 때문에 힘들어하는 많은 분들을 도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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